
사)이태석 재단 구수환 이사장
진성리더 탐구
(사)이태석 재단 구수환 이사장을 찾아뵙고 고 이태석 신부와 구 이사장의 진성리더십에 대해 탐구했다. 구수환 이사장은 KBS 탐사보도 <추적 60분>과 <세계는 지금> 등 제작 피디로 국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분이다.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영화 '울지마 톤즈'와 '부활'을 직접 감독했고 최근에는 <우리는 이태석입니다 (2022)>를 저술했다.
구수환 이사장은 <추적 60분>으로 20년 넘게 세상에 어두운 현실을 고발해도 변하지 않던 세상이 실제 변화하는 기적을 목격한다. 이태석 신부를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와 '부활'을 보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됐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결국 “변화를 위해서는 고발을 통한 외과적 수술보다는 사랑과 헌신의 힘이 더 크다 ”라는 사실을 다시 각성하는 계기였다.
바울은 살아 생전 예수를 실제 만나지 못했지만 예루살렘으로 가던 중 다마스커스에서 비몽사몽 간 예수가 나타나 왜 제자들을 박해해야 하는지를 묻는 심문을 당한다. 예수의 심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율법이 시키는 대로 살아온 나약한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심하기로 작정한다.
구수환 이사장도 비슷한 각성을 체험한다. 생전에는 이태석 신부를 만나지 못했지만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큐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내전으로 황폐화된 남수단에서 꽃 피우던 이태석 신부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한 사랑을 목격한다.
취재는 2010년에 국민에게 큰 각성체험을 전달했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탄생한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자체가 큰 각성체험이었다. 구수환 PD도 이태석 신부의 전도사가 되기로 회심한다.
이태석 재단과 만남은 이태석 신부의 형, 이태영 신부를 통해서다. 울지마 톤즈를 계기로 이태석 재단이 설립되었다. 이태석 재단 초대 이사장 이태영신부가 돌아가시기 전에 구수환 PD를 불러 유언 비슷한 부탁 말씀을 전했다.이태석 재단을 맡아달라는 것과 선종 10주기에는 <울지마 톤즈>의 후속편으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시 정리해 주면 좋겠다는 유언이다. 이태영 신부의 유지에 따라 재단을 맡게 되고 선종 10주년이 되던 2020년에는 이태석 신부가 씨앗을 뿌렸던 톤즈가 그후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다규멘터리 <부활>을 제작한다.
구수환 이사장은 <세계는 지금>에서 보인 모습대로 종군 기자로 주로 전쟁 지역을 취재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의 힘에 의해서 세상은 다시 사랑으로 피어난다는 깨닫는다. 죽음을 무릅쓰고 취재하는 종군기자의 삶과 이태석 신부의 삶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늦게 나마 깨달았다.
이태석 신부의 부활을 몸으로 체험하자 세상 각처에 이태석 신부가 부활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3년간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은 엘란데스 전 총리 같은 정치가도 눈에 들어왔다. 엘란데르 전 총리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 안 된다는 철학으로 임대 아파트에 살며, 옷 한 벌, 구두 한 켤레까지도 아끼며 오직 국민을 온 몸으로 사랑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했다. 구수환 이사장은 스웨덴이 지금과 같은 행복국가가 만들어진 이유로 엘란데스 총리와 같이 사랑으로 헌신하는 정치가의 모습이 규범으로 받아 들여지는 국가의 일상에 주목했다. 이태석 신부의 모습을 닮은 정치가들이 사랑과 헌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모습에서 정치의 희망을 발견한다.
대한민국이 먹고 사는 것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북유럽 국가 수준의 행복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도 정치가들 중에 이태석 신부와 같은 섬김의 자세로 어둠과 전쟁 속에서도 묵묵히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구수환 이사장의 점점 사막화되어 행복의 오아시스가 사라진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한 진단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이태석 재단은 최근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기숙학교를 설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쟁 터는 고통의 극한을 경험하는 현장이다. 구수환 이사장은 사랑은 극단의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시급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구수환 이사장은 불교신자다. 불교 신자가 카톨릭 신부인 이태석 부활에 나서는 이유는 불교의 자비심도 기독교의 긍휼도 모두 진실된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면 카톨릭인지, 불교도인지, 이스람인지가 본질이 아니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속에 진정한 사랑의 불씨가 자라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는지가 본질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인이 진실한 사랑을 실천하면 자신의 몸으로 예수를 부활시킨 것이고, 불교도로 사랑을 실천하면 스스로가 부처가 되는 것이라는 믿음이다. 사랑이 없는 사제와 자비가 없는 스님이 교단과 종단에 높은 직책을 차지하고 있다면 이들은 연기하는 스님이고 연기하는 사제이다. 결국 종교 간 소통하지 못하는 높은 장벽도 이들의 탐욕이 세운 것이다.
이태석 재단은 종교를 초월해 세상에 부처를 탄생시키고 예수를 부활 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구수환 이사장의 사명은 이태석 신부와 같은 서번트 리더를 육성해 이들을 통해 산성화된 세상에 사랑과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고 이 씨앗을 길러내 행복의 열매가 자라는 행복 과수원의 숲을 여기 저기에 만드는 것이다. 구수환 이사장은 이런 사명을 위해 자신이 먼저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큰 것 한 방에 욕심 내지 않고 가능한 곳에서 다양한 조그만 실험을 벌이는 실험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실험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이태석 신부는 수단이란 오지 나라에 의대생 열풍을 만든 분이다. 수단의 의대 열풍은 우리 나라의 의대 열풍과는 기원이 다르다. 남수단의 의대 열풍은 사막에 오와시스를 만드는 열망이지만 한국의 의대 열풍은 그나마 있는 오와시스를 모래바람으로 메우는 열풍이다.
고 이태석 신부가 부활해 학교도 없던 시골 마을에 57명의 의대생이 탄생했다. 의사였던 이태석이 부활한 것이다. 이태석 학교에서 양육된 학생들이 수단 곳곳에서 의사로서 공무원으로 아픈 사람들에게 사랑과 헌신을 나눠주고 있다.
이태석 신부의 삶에 영감을 받아 의사가 된 학생들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 오면 먼지 환자의 손을 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이태석 신부님이 했던 방식이라고 답한다.
(사)이태석 재단과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가 청소년 리더를 육성하는 일에 협업하기로 하고 장장 세 시간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구수환 이사장의 동생이신 구진성 대표가 옆에서 큰 힘을 주고 있었다. 구이사장의 가계 자체가 진성 가족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했다. 구수환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태석 신부님이 부활해 만들어진 공의로운 세상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이태석 재단을 통해 실현되는 기적은 기도와 열망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절실하게 깨닫았다.
구수환 이사장은 천국에서 이태석 신부를 만나면 신부님이 했던대로 먼저 신부님의 손을 잡아드리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태석 신부를 만나고서야 진실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태석재단 #구수환 #구진성 #Armen_Melik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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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첫째 사진 이태석 신부 동상 옆에 계신 분이 우크라이나 신들러로 알려진 Armen Melikyan씨다. 아르멘은 전쟁이 발발하자 우크라이타 사람들을 북유럽으로 대피시키는 일을 처음 시작했다. 지금은 이태석 재단의 우크라이나 지부장으로 전쟁으로 고통 받는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이태석 청소년 리더십 학교의 강연을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잠시 빠져나왔다. 강연을 마치자마다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다. 사명에 진실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만 보여줄 수 있는 행보였다. 아르멘은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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