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창업자의 건강성(Wellness)
세 가지 척도
국제웰니스협회(International Wellness Association)의 최고과정 입학식에 초대 받아 참석했다가 사회의 각 영역에서 구성원들이 아파서 쓰러져 있지만 아픈 것을 외면하거나 아픈 사람들을 전쟁터로 다시 내모는 비참한 현실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제웰니스협회(회장 정의정, 이사장 이수미)는 이런 아픈 대한민국을 그대로 방치해 상처에 구더기가 생겼고 이 구더기가 무서워 거적을 덮어놓고 마치 아프지 않은 것처럼 연기하고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협회다. 이런 문제 제기에 공감한 힐러(Healer)들이 한 마음으로 연대했다. 온전한 건강성의 회복을 사명으로 내걸고 다양한 영역이 연대했다.
치유를 위해서는 무섭지만 거적을 들춰내고 구더기가 생긴 아픈 상처를 직시할 수 있는 누군가의 용기가 필요했다. 온전한 치유의 여정은 이런 상처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을 때 시작할 수 있다. 상처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와 치유의 희망과 치유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결기를 가지고 모였다.
본인도 신자유주의 성장기조에 대한 신화가 무너지자 대한민국 기업 구성원들이 단기적 성과와 생존의 문제를 풀지 못해 지치고 쓰러져 경계성 정신질환과 학습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조직이 이런 사실을 숨겨가며 쉬쉬하는 동안 회사의 구성원은 가정과 공동체와 자녀를 통해 학교를 전염시키는 숙주로 전락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문제의 시발점은 나라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 아픈 구성원에게 치유할 기회를 주지 않고 생존을 위한 전쟁터로 내몰고 있기 때문에 생겼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야전병원 내지는 한방병원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어서 본인도 협회가 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참석하신 분들 중 벤처생태계의 대부로 알려진 이금룡 회장께 벤처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온전한 건강성(Wholesome Wellness)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다. 이금룡 회장이 말씀하시는 벤처 경영자의 건강성이란 육체, 정신, 마음이 모두 온전하게 건강한 상태(Wholesomeness)를 이야기한다. 온전하게 건강한 사람들이 엄혹한 벤처 생태계에서 끝까지 살아남고 결국은 성공까지 할 수 있다는 간증이었다.
이금룡 회장은 1999년 옥션을 창업해 코스닥 상장과 이베이 매각을 성사시켰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를 키우는 청년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계신다.
이금룡 회장께서 벤처를 창업해 성공시키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온전한 건강성에 관해서도 말씀을 주셨다. 본인 말씀이 아니라 박준성 레전드 캐피탈 전무가 청년 벤처아카데미에 와서 특강을 할 때 들으셨는데 당신도 참석자들도 모두가 너무 공감했던 이야기여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전한다는 것이다. 본인에게도 전해주셨다.
박준성 전무의 레전드 케피탈은 유니콘 서식지인 중국 벤처투자 전문회사다. 레전드캐피탈은 30개 중국 유니콘 기업에 초기 단계 투자를 해, 그중 14개 기업을 상장시킨 VC다.
레전드 캐피탈이 벤처투자를 결정할 때 그 기업의 비즈니스 모형도 평가하지만 최종적 방점은 경영진이 벤처 생태계의 리더가 될 잠재력을 평가한다고 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리더가 될 잠재력은 떨어진다. 몸의 건강은 절대적이니 논외로 치고 마음과 정신의 건강성에 대한 기준을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해주셨다.
첫 번째는 인간관계의 건강성이다. 성공은 사람을 통해서 찾아오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건강성은 성공의 가장 중요한 잣대다. 인간관계의 건강성은 경영진이 구축한 네트워크 다양성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네트워크 다양성이란 다양한 사람들과 사업 목적을 넘어 필요할 경우 서로 도울 수 있는 느즌한 연대의 정도다. 사업이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부침이 있게 마련이고 이런 경우 네트워크 다양성이 버퍼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다양성이라는 인간관계의 건강성을 가진 사람들은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영역에 포진한 사람들이 나서서 도와주고 좋은 기회가 생겨도 혼자 독식하지 않고 이들과 연대해서 성공을 공유한다.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라면 평소에 인간관계에서 좋은 영향력의 잔고를 가진 사람들이다. 건강성이 입증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둘째, 정신의 건강성이다. 사업을 하는 목적과 사명이 분명하고 이것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지의 문제다. 목적과 사명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목적과 사명 때문에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 목적에 대한 건강한 믿음이 마음 건강성의 상태인 회복 탄력성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벤처 경영자의 야욕이나 개인적 성공의 욕망은 이런 온전한 건강성을 해치는 최악의 바이러스다. 당연히 성공하겠다는 개인적 욕망도 필요하지만 건강한 벤처 창업자들은 이런 욕망을 넘어 건강한 사명과 목적을 기반으로 그에 맞는 회복탄력성를 구축한 사람이다. 네트워크 있고 자신만의 건강한 목적 스토리가 없는 사람은 리더라기보다는 그냥 마당발일 뿐이다.
셋째,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학습하고 대응한다는 것은 건강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벤처는 변화가 상수인 세상에서 기업을 인큐베이팅 시키는 일이라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경영진이 민첩하게 학습하고 대응하지 못하다는 것은 뿌린 씨앗조차도 잃어버리는 상황을 초래한다. 벤처가 학습하지 못한다는 것은 건강은 고사하고 실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학습할 수 있음이 건강성의 중요한 척도라는 맥락에서 대학교수가 벤처기업의 CEO일 경우 투자를 조심해야 하지만 반대로 교수의 학생이 CEO이고 교수가 CTO인 경우는 투자를 권고한다는 말씀도 주셨다. 벤처가 최소한 학습하는 벤처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 이 세 가지 자질은 지속가능한 성공을 염원하는 일반 사람의 건강성에도 적용되는 기준이다. 평소에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 꾸준하게 성공해 자신의 성공을 염원하는 우호적인 네트워크 다양성을 구축하고 있고, 이들에게 소구해온 자신이 리더로 세워져야 하는 분명한 사명과 이유가 있고 이 사명에 대한 이야기를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변주해가며 재즈를 같이 협연할 수 있는 근력이 있다면 아마 신도 이 사람의 성공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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