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물 분류 및 제목 :  뉴욕 2013 Summer 1
   ▒  글작성인 : jkyoon    작성일자 : 13-08-15 05:47
조회 : 595  

1. 뉴욕시에 있는 학회에 참석한 대학원 후배들과 저녁을 먹고 한 잔했다. 가장 공부를 많이 할 때인 대학원 공부할 때 만난 친구들이어서 만나면 어렵게 공부했던 때 이야기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다. 옛날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보면 다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이 친구들도 학교를 졸업한지가 20년이 넘었고 이미 각 대학에서 다 저명교수가 되었다. 왼쪽부터 USC의 세인 티 교수, 매릴리랜드 대학의 제프 루카스교수, 이화대학의 나, University of Masseuses 리프 영교수.

2. 하루 저녁은 뉴욕에 나와있는 아주대학교 졸업생들과 그러말디스 피자 (Grimaldi's Pizza) 집에 들렀다. 뉴욕시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피자집은 아마도 롬바르디스 피자(Lombardi's Pizza)일 것이다. 미국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충분히 2위정도에 해당되는 피자집이다. 오바마 대통령 부인이 뉴욕시에 들르면 반드시 이 피자를 사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슨 이유인지 한국사람들은 롬바르디스보다 그러말디를 더 좋아 하는 것 같았다. 시카고 스타일의 피자와는 달리 정통 이태리 피자로 도우가 페이퍼 처럼 얋았다. 주인은 웬만하면 토핑을 많이 하지 않도록 추천했다. 자신이 하는 피자의 도우와 치즈에 무한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실제 맛도 도핑을 많이 하지 않은 것이 훨씬 담백하고 은근하게 지속되는 맛이 있었다. 미국 친구들에게 이 자랑을 했더니 한국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피자 맛을 귀신 같이 구별해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자신들은 그냥 피자는 피자일뿐이지 맛차이를 잘 모르고 먹는다는 고백을 들었다.

3. 4. 뉴욕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Peter Luger Steak House):

친구들과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지역에 있는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에 들렀다. 피터 루거 브루클린은 1887년에 처음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Zagat Survey에 의해서 28년간 연속으로 뉴욕시티의 최고 스테이크 하우스로 평점을 받았고, 2002년에는가장 미국적인 것을 평가해서 리스트를 작성하는 James Beard Foundation의 "American Classics" 리스트에도 올라와 있다.

한달전에 예약을 했는데 토요일이어서인지 8:30분 타임밖에 시간이 없었다. 좀 일찍 도착해서 바에서 맥주를 마셔가며 기다렸다.

우리가 시킨 전식은 이상하게 들릴런지 모르지만 햄과 토마토와 곁들인 양파를 주문했다. 햄을 에퍼타이즈로 먹는다는 것이 나도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햄과 시금치로 만든 크림소스는 정말 식욕을 돋구는 최고의 맛이었다. 토마토와 양파도 그냥 토마토와 양파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신선한 양파와 토마토가 세상에 존재할까 할 정도로 신선한 맛이었다. 빵과 소스와 곁들여 먹고 있으니 우리가 주문한 스테이크가 배달되었다. 소스는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하도 유명해서 주문해서 먹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같다.

이 집은 기본 스테이크는 Porter House로 포터하우스는 안심 (sirloin)과 등심(rib)이 T자 뼈를 사이에 두고 같이 붙어 있는 부분이다. 한국분들이 좋아하는 T본 스테이크는 등심쪽만 남겨놓은 것을 말한다. T 본은 안심보다는 질기지만 질긴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안심이 없는 등심은 앙꼬 없는 찐방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왠만하면 T bone이 아니라 Porter House를 주문한다. 값도 안심이 같이 붙어 있기 때문에 T 본보다 조금 비싸다. 주문한 포트하우스는 중요한 부분이 이미 일정한 크기로 잘라져서 나왔다.

같이 먹을 수 있는 4인분을 주문했다. 평소에는 Medium rare 상태를 주문하나 여기에서는 그냥 Medium을 주문했다. 아니나 다를까 Medium이 Medium rare하고 비슷했다. 웨이터가 와서 안심부분을 먼저 시식하도록 안심만 골라서 각자의 접시에 나눠주었다. 고기는 중서부 지역에서 옥수수만 먹여서 길러낸 Black Angus 소를 사용하고 이 소들 중에서 USDA의 최고 등급인 Prime급만을 주방장이 직접 엄선해서 사오고 사온 후 레스토랑에서 일정 기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숙성시킨다는 설명을 들었다.

스테이크 맛은 평판에 맞게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최고의 스테이크였다.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마블링이라든지 육즙이 최선의 상태로 유지되어 있었다.

스테이크 메인디쉬를 마치자 웨이터가 Schlag로 불리는 선태 스타일의 후식을 추천해주었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너무 먹고 싶었지만 그냥 남들이 먹는 것을 구경만 했다.

웨이터가 Moon 뭐로 불리는 shot을 추천해줘서 마셨는데 내 친구 한명은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이 shot만 이야기 했다. 옥수수 고량주 스타일로 만든 보드카 같은데 먹었던 고기의 기름기를 다 깨끗이 씻어 뻥 뚫어주는 느낌이었다.

가격은 팀과 세금을 빼고 일인당 100정도가 나왔다. 현금만 받는 집이었다. 뉴욕 유명한 집은 현금만 받는 경우가 많아서 크레딧 카드에 익숙한 한국분들에게는 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뉴욕시를 여행하다보면 현금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다.

매일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가격대가 좀 있지만 친지들에게 뉴욕에 들르면 반드시 가볼 필요가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로 추천하고 싶다. 서빙하는 웨트터들도 유럽 이민자들의 액센트를 구사하며 서브하는데 다 지긋하게 나이드신 분들이었다. 아마도 아주 오랫동안 같이 알고 지내는 동네 분들 중에서 엄선한 종업원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쾌활하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유머가 넘쳤다.

한 마디로 아주 즐거운 저녁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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