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물 분류 및 제목 :  안한숙 밴드
   ▒  글작성인 : 윤정구    작성일자 : 18-12-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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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작곡한 교향곡입니다:
대학 밴드 이야기

어제는 모대학 심리학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초대 받았다.

30년 전 심리학과 설립당시 이 학과 설립자이자 나의 맨토이신 안한숙교수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나는 이 학과 설립당시 선생님의 조교로 일하고 있었다. 안한숙 선생님은 내 인생을 이끌어주신 많은 맨토 중 가장 중요한 맨토 중 한 분이시다. 내가 저술한 대부분 저서는 선생님을 비롯한 맨토 선생님들에게 헌정되었다.

안한숙 선생님은 뇌과학과 생리심리학 분야를 개척한 한국인 중 한분이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가지 않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여의도에서 미국 군용 수송기를 타고 미국에 오셨다는 말씀을 들려주셨다. 아이오와 대학에서 박사를 하시고 뉴욕대학 의대에 계시다 30여년 전 이 대학에 의대가 설립되자 의대설립을 위해 초청을 받으셔서 한국에 영구 귀국하셨다. 그 당시 조교를 하며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나도 여러 대학 중 아이오와 대학으로 유학을 가기로 결정한 것도 아이오와 대학에서 박사를 하신 안한숙선생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안한숙 선생님이 설립하신 심리학과에는 22년 전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내려오는 <안한숙 밴드>가 있다. 평소 학생들은 가르친 선생님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교향곡이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살려내기 위해 결성되었다고 들었다. 아무도 심리학의 가르침이 묵직한 관현악단이 아니라 밴드가 더 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밴드가 결성한지 22년이 흘러 요즈음에는 이 밴드에 들어오기 위해 일부러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거나 들어올 때도 심리학 전공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문도 돈다. 모란봉 삼지현 은하수처럼 누구를 우상화 시키기 위해 관제로 만든 악단이 아니라 학생들이 특정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해서 22년 동안 이어온 밴드라는 점이 특이했다.

이들의 공연을 보고 있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실제로 밴드는 결성하지 못했지만 내가 가르친 제자들도 내가 작곡한 교향곡이 되어서 세상에 자신만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