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물 분류 및 제목 :  진짜 봄이 오는가?
   ▒  글작성인 : Administra…    작성일자 : 21-04-07 13:10
조회 : 18  
   ▒  관련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IQBOs73tOB8 [4]

진짜 봄이 오는가?
배일동 명창

고초를 당하고 있는 춘향을 구하기 위해 박색재를 넘어 봄을 몰고 오는 이몽룡 노래 잘 들었습니다. 이 엄동설한에 친히 가셔서 구경시켜준 덕유산 눈발도 이 시기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고요. 조만간 춘향의 사랑의 봄 타령을 넘어 코로나로 빼앗긴 들에서 고초를 받고 있는 우리를 위해 이상화 선생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도 희망가로 만들어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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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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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조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