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안 발전소 사고로 죽음으로 내몰린 김용균씨의 경우도 2인 1조로 누군가가 옆에서 지켜보다 콘베이어벨트를 멈춰주기만 했어도 생명을 구했다. 하청업체는 2인 1조를 제시하면 입찰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2인 1조를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또한 입찰시 사고경력이 있으면 불리하기 때문에 이전의 사고를 자신들이 몰래 처리하고 세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원청업체는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사고의 위험을 하청업체에게 외주화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을 외주화를 통해 생긴 여유를 자신들의 밥그릇을 더 채우는데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험의_외주화

죽음과 싸워야 하는 위험한 일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게되고 결국 이들은 비용의 합리화란 이름으로 고스란이 죽음에 노출된 상태로 근무한다. 노동이 비용으로 간주되는 동안 남들의 죽음을 재촉하는 사회가 제도화된 것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노동자의 개념 속에 이런 외주화된 비정규직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묻고 싶다. 최근 노조의 주장과 행태를 보면 이런 비정규직의 문제는 레토릭일 뿐이고 실제 관심사는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정치적 투쟁일 뿐이다. 기득권 노조는 자신의 동료들에 대한 긍휼감도 상실한 이미 존재이유가 의심되는 거대 괴물로 변한지 오래다.

#노조의_밥그릇

대통령도 문제다. 내 기억에도 구의동 참사가 발생했을 때 문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간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대통령의 궁휼감을 믿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대통령의 긍휼감을 보고 대통령을 뽑은 것이지 이분의 정치력을 보고 대통령을 뽑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약속은 공염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_긍휼감

구의동 사건 때 한 대통령의 약속은 그냥 국민들 감정을 무마하기 위한 레토릭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야당이 주장하듯이 대통령이 정말 연기하는 대통령으로 전락한 것일까? 이번에도 우리의 판단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대통령도, 노조도, 기득권도, 세상이 온통 긍휼감을 잃었다.쥬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