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요리사 같은 기업이 없다.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진단을 내린다. 어떤 사람은 문제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비난의 화살을 들이댄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진짜 위기는 초연결 디지털시대의 미래를 이끌어갈 따뜻한 요리사 기업과 이 요리사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대한민국에는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플랫폼과 개념있는 요리사 기업들이 하나도 없어서 미래를 선도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처한 가장 큰 위기이다. 철강과 조선 자동차 산업이 어려워지자 좀비기업들이 많아져도 구조조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 위기의 본질은 아니다. 기업이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는 것도 위기의 본질이 아니다. 여기에다 반도체도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현실이 되었음에도 아무도 미래의 먹거리에 대해 실험하지 않는다는 것이 위기의 본질이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위기는 글로벌 플랫폼도 없고 개념있는 요리사 기업도 보이지 않아서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난은 이런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에 대한 애꿋은 분풀이 일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면 대한민국의 위기가 저절로 해결되는가? 아닐 것이다. 이런 분풀이식의 비난은 대한민국의 뒷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치졸한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의_본질

디지털 혁명은 오프라인의 모쥴과 온라인의 ICT 데이터 산업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산업자체가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말한다. 기업들은 이 플랫폼을 이용해 고객에게 진정성과 독창성이 있는 체험들이 담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어 기술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대부분의 산업은 체험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다. 체험산업의 승부처는 플랫폼과 철학과 개념이 있는 요리사 기업의 육성에 달려 있다.

디지털 혁명이 성숙될 경우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을 따지고 보면 요리를 해서 고객에게 특별하고 따뜻하게 대접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를 이끄는 리더기업들은 철학하는 요리사 기업들이다. 요리사들은 플랫폼 식당에서 자신의 개성이 뜸뿍담긴 체험요리를 판다.

초연결 시대의 모든 연결된 기기와 사물과 연결된 사람을 통해서 축적된 데이터는 싱싱한 재료로 클라우드라는 냉장고에 저장된다. 클라우드 냉장고에 저장될 때 무작위적으로 저장되기보다는 분류가 되어 빅데이터로 저장될 것이다. 디지털 혁명 시대는 어떤 요리에 대한 레시피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 그때 마다 고객이 요구하는 요리의 개념을 듣고 즉석에서 요리를 맞춤형으로 만들어낸다. 설계도만 입력한다면 모든 것을 다 프린트해내는 프린트 기술의 발달 결과다.

요리사는 알파고의 인공지능에 의존할 것이다. 이 알파고 요리사는 요리에 대한 개념설명을 듣고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재료인 빅데이터들을 클라우드 냉장고에서 꺼내서 최적의 요리를 완성해낸다. 이 완성된 요리는 고객이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최적화 시킨 완전 맞춤형 요리이다. 고객은 이 맞춤형 요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나 상품를 통해 최고의 체험을 하게된다.

이 AI가 주도하는 요리과정에서 부가가치는 어떻게 창출되는 것일까?

첫째, 신선한 재료이다.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쓰레기인 경우는 아무리 인공지능이 최적의 상태로 돌려도 산출되는 것은 쓰레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공급받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가 신선도를 유지할수록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신선도가 있는 재료를 제공받는 기업은 클라우드 창고가 있어서 데이터를 잘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가 오염되거나 상하는 것을 방치할 수 있는 신뢰로운 기업이다.

둘째로 고객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잘 몰라서 요리의 정확한 개념을 제시하지 못하고 주문할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제공된 요리가 고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주는 요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결국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넘어서 고객이 알아차리지 못한 고통까지도 이해하고 해결해줄 수 있는 Compassion의 능력을 가진 요리사만이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개념화할 수 있다.

최고의 개인적 체험은 고객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요리나 확장시켜주는 요리를 제공했을 때만 얻어진다. 미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각종 아바타에 의해서 사람들은 정체성을 빼앗긴 상태에서 살아간다. 요리사가 고객의 정체성을 고객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면 이 요리사의 요리는 대박을 칠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주는 체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에 따라 초일류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일단 고객의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면 알파고가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냉장고에서 꺼내서 실제 요리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생산비용이나 이것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의한 거래비용도 거의 없다. 맞춤형에 대한 비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완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혁명이 성숙될 때 최고의 기업은 최고의 요리사 기업이다. 최고의 요리사 기업들의 경쟁력은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이 기업이 착한 사회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이 회사 냉장고에 신선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지, 또한 고객들이 마음을 빌려주어서 고객들 마음의 고통 속에 들어가서 마음을 읽어가며 제폼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초연결디지털시대_가치사슬

지금은 다소 지지부진해졌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런 모든 거래는 사이버 머니로 이뤄지며 거래는 거래내역을 담은 장부인 브록체인에 분산 저장되어 모두에게 공개된다. 기업이 어떤 장부를 소유하고 있는지가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를 결정해준다. 블록체인 장부는 분산되서 보관되어서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사라진다. 장부내역이 투명해서 지금처럼 기업광고나 포장이나 분식회계가 불가능하다. 그냥 모든 거래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이 신뢰와 명성을 축적해 초인류 기업이 된다.

결국 인공지능이 해주지 못하는 인간만의 영역을 철학적 깊이를 가지고 이해한 기업들만이 따뜻한 요리사로 명성을 쌓아 초일류기업이 될 것이고 결국 이런 분위기가 기업의 문화로 정착된 기업들만이 디지털혁명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L자 경기에서 디지털 혁명의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활주로를 닦아놓지 못한다면 정말 살아날 수 있는 한국기업은 극소수일 것이다. 지금도 제대로된 글로벌 플랫폼하나 성공시키지 못한 한국은 디지털 혁명에서 한참이 늦었다. 정부와 기업에서 근원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라도 준비를 서두르지 못한다면 한국은 영원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 디지털 혁명의 개발도상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조선도 철강도 반도체에서 온기가 사라지면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 위기는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