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ey라는 사회심리학자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의미로 Looking Glass Self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쿨리가 Looking Glass Self를 통해 주장하고 싶었던 핵심은 외모야 거울을 통해서 볼 수 있지만 나의 보이지 않는 모습들은 상대라는 거울에 비춰짐을 통해서 알게 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남들의 거울에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를 상상하고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갈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린이들의 경우다. 어린이들은 자신에게 절대적인 존재인 부모의 행동 말 태도를 자신에게 비춰진 그대로 반성없이 행동과 태도로 따라하기 때문이다. 동양 속담에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먹는다"라든지 "아이를 보면 부모를 알 수 있다"는 주장도 다 어린 자녀는 부모를 비춰주는 가장 선명한 거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숨겨진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말해주는 거울이다. 아이들은 역지사지가 어렵다. 그냥상대를 따라하며 상대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준다. 방정오는 자식을 잘못가르친 것을 사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잘못가르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부모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그 집 아이를 보면 된다.

문제가 된 사주일가 방정오씨의 아이에게 비춰진 부모의 모습은 상식적 국민의 눈 높이에서 보기에도 정상이 아니다.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객관적 조사보다도 더 정확하게 평소 방정오씨 일가가 일반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이들의 속마음을 비춰주는 세계관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집안이 가진 수도 없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세계관 중 가장 충격적인 세계관은 운전기사와 같은 소시민들은 돈이 없어서 치과치료도 못받을 뿐 아니라, 팔과 다리, 얼굴과 귀, 입이 없는 장애인이라고 규정한다는 점이다. 이 집 부모들이 평소 장애인을 비하해왔음을 읽을 수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소시민들에 대한 개념규정이다. 소시민들은 입이 없어서 말도 못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들어도 팔 다리가 없어서 저항도 못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짖밟아도 저항도 못하는 벌레와 같다고 생각하는 세계관이다. 프란트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벌레가 상상된다. 방정오씨가 아이를 괴물취급했다고 변호하는데 번지수를 잘못 집었다. 아이가 괴물이 아니라 아이의 모습 속에 비춰진 자신들의 모습이 괴물이었다.

조선일보 사주일가를 보면 친일행각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권력과 결탁해가며 우매한 소시민들을 펜으로 교화시켜서 살아 남은 것에 자신감이 넘쳐보인다. 이런 방식이 지금까지는 먹혔는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조선일보는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는 더 이상 조선일보 편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사주와 결별하는 방법 밖에는 길이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