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개선의 공간은 어떻게 구별되나?

어떤 회사이든 목표가 없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동원한다. 여러 자원들이 동원되어야 하므로 자원의 최적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최적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개선의 공간에서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경영학이 가르쳐준 것은 목표가 정해졌을 때 자원을 최적화해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목표 최적화의 원리이다. 경영학은 말로는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다 개선에 관한 기술만 가르쳤다.

목표를 달성하고 목표의 사다리를 만들어가며 다음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목표의 사다리 끝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다. 목표의 사다리를 지속적으로 건설하는 이유는 이 목표의 사다리 종착역에 진정으로 가치있는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면 "I've arrived" 신드롬에 빠져 더 이상 다음 목표를 찾아나서지 않는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큰 대박을 터트리는 경험을 하게되는 사람들은 반드시 목표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을 포기한다. 이 목표의 사다리 끝에 목적이 존재한다. 목적은 목표의 사다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올라가게 하는 강력한 이유를 구성하기도 하고 사는 것 사업하는 궁극적 이유 등 존재이유를 설명한다.

개선의 공간은 목표을 달성하고 다음 목표를 설정했을 때 생기는 공간을 말하고 혁신의 공간은 달성한 목표와 목표의 궁극적 목적을 깨달았을 때 목표와 목적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이야기한다. 혁신의 공간은 목적을 찾은 사람들이나 기업들에게만 보이는 숨은 공간이다. 회사의 목적이 홈페이지에는 존재하는데 자신의 비즈니스에는 이것이 배태되지 않는 상태로 사업하는 회사는 대부분 혁신의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두 공간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첫째 혁신의 공간은 Why의 공간이라면 개선의 공간은 How의 공간이다. Why는 자신의 삶의 이유나 사업을 하는 이유인 자신만의 진북(true north)를 발견했을 때 이것을 기반으로 답을 찾아가는 기제라면 How는 답이 정해지고 알려졌을 때 이 답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다. Fast Follower들이나 초격차전략을 쓰는 사람들은 How의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고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원조(the only one)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Why의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다.How의 질문은 전략의 질문이고 Why의 질문은 사명에 대한 질문이다.

둘째, 목적 목표간의 갭을 줄이는 혁신의 공간은 가치의 영역인반면 목표와 목표의 갭을 줄이는 개선의 공간은 가격의 영역이다. 회사의 재무적 가치는 목표와 목표 사이의 큰 간극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달성되지만 진정한 미래의 가치는 목표와 목적 사이의 갭을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 줌에 의해서도 더 크게 달성된다. 미래가치는 목적과 목표의 갭을 줄이는 과정에 대한 확신에서 발생한다.

셋째, 가치의 영역은 구성의 영역인 반면 가격의 영역은 실증의 영역이다.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을 구성해내고 이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과 자원을 가진 사람들에게 규레이션해서 이들을 협업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주의에서 답은 목적을 실현시키려는 상상에서 시작되고 이것이 답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자원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답을 설득해 이들을 동원해서 이 상상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 때이다. 실증주의자들은 가격의 영역에서 답은 이미 실증적으로 정해졌다고 규정하고 이 답에 대답할 수 있는 것은 기술뿐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혁신의 영역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한 목적을 플롯으로 삼아 일인칭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반면 개선의 영역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해진 목표를 중심으로 삼인칭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혁신이 가능하기 위해서 참여자 모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만이 독특하게 기여할 수 있는 일인칭 방식을 찾아야 하는 반면 개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목표를 회사에서 정해준 똑 같은 삼인칭 방식으로 일사분란하게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은 자신의 가죽을 벗기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즉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근원적 변화(Deep Change)를 전제로 하는 반면 개선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점진적 변화를 함축한다. 혁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나침반이 필요하지만 개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언제던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지도가 필수적이다. 혁신의 영역에서 뛰는 전문가들은 지도가 없어도 나침반으로 자신의 좌표가 읽혀지면 이것을 기반으로 언제든지 상황에 맞는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자신의 삶이나 사업 목적에 대한 확장된 경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근원적 변화나 혁신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목적의 울타리가 발견되어질 때 목적과 목표의 갭을 줄일 수 있는 과제로 사명이 드러나고 이 사명을 달성하는 일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혁신의 숨은 공간은 바로 사명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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