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총수에게 기대하는 리더십 전망
업의 개념을 공진화 시키다

2019년 황금 돼지해에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5대기업 총수들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2018년 기업 총수들에게는 시련의 한 해였다. 삼성의 이재용 회장과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사법처리를 받았고 정의선 부회장은 실적문제와 지배구조 문제로 내홍을 겪었다. 2018년은 SK를 제외한 모든 총수들은 그룹의 리더로서의 실질적 지위를 승계받은 첫 해였다. 2019년은 이들 리더십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검증받기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총수들_리더십

이들 총수들이 리더로서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아마도 한해의 실적이 아니라 그룹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내년은 현금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과 SK의 반도체 경기가 꺽일 것으로 예상된다. 뚜렸한 성장동력이 없는 다른 그룹들도 내년 실적이 아마도 더 하향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안의 직접적인 원인은 변곡점을 지나 내려가는 실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안의 실체는 단기적 실적이 아니라 이들 5대 그룹에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수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도 미래를 선도하고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라는 것이다.

#미래를_창출할_수_있나?

총수들은 다음과 같은 상상적 실험에 자신의 견해를 설파할 것이 요구된다. 화성인이 지구에 침공했다고 생각해보자. 침공한 화성인들이 지금 당장 삼성에서 반도체를 화성으로 탈취해가고, SK에서 반도체와 텔레콤을, 롯테에 롯테쇼핑과 백화점들을, LG에서 LG전자를, 현대차에게서는 차의 엔진부문을 생산하는 기능을 떼어 가져갔다고 상상했을 때 총수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런 총체적 난국이 당장 들이 닥쳤을 때 이에 대해 제대로된 청사진과 대응전략을 가진 총수는 누구인가?

미래의 먹거리는 R&D 투자를 통해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미래와 공진화할 수 있는 업의 개념을 다시 세우는 가치혁신을 통해서 물꼬를 마련하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이다. 미래는 모든 기업의 생태계가 디지털 혁신을 끌개로 초연결 플랫폼 생태계로 진화할 예정이다. 이런 생태계의 진화에 맞추어 그룹을 어떻게 플랫폼 기업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하고 이 플랫폼을 이끌 수 있는 캡스톤 플래그십들의 방향을 선도할 수 있는 업을 재정의할 수있는지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

내가 오대 그룹의 총수라면 다음과 같은 업의 개념에 대한 가치혁신을 제안할 것이다.

#업에_대한_가치제안

현대차의 경우라면 곧 자동차에서 엔진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업의 개념이 엔진이 전제되지 않은 전장사업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전장사업을 이끄는 두 플래그십은 수소차와 전기차이다. 지금은 수소차에 플래그십을 부여하는 형국으로 나가지만 전기차를 포기하고 수소차에 하나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다. 차에서는 수소차가 차별적 경쟁력이 있는지 모르지만 미래의 에너지와 연계한 전장사업이라는 업의 개념의 측면에서는 전기차가 더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둘을 같이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LG는 마곡에 만든 사이언스 파크를 미래의 플랫폼 기업을 향한 엔진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 사이언스 파크가 운영되는 방식은 플랫폼 방식이라기보다는 그냥 연구소를 한 곳에 모아놓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플랫폼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서는 화학의 뱃터리 사업과 전자의 가전사업을 플래그십으로 선정해서 이들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업의 개념이 필요해 보인다.

#LG

삼성은 반도체와 휴대폰의 두 모쥴을 연결해서 플랫폼화 하는 사업에 승부를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거래의 기본으로 등장할 블롯체인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금융을 장악하던지 지금 투자하고 있는 바이오와 연결시키는 더 포괄적인 플랫폼을 그룹의 플랫폼으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플랫폼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믿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기본인데 삼성이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플랫폼을 만들어도 지금의 정서로는 사람들이 믿고 이 플랫폼에 의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과제다. 삼성은 기술적 플랫폼 문제를 넘어서 이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성

유통의 강자인 롯테는 단순히 백화점이 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플랫폼의 구축을 넘어서 아마존 모형을 벤치마킹한 유통플랫폼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마존 정도의 유통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롯테가 신경써야 할 것은 온라인 창고인 클라우드 사업이다. 기존의 유통라인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창고에서 고객이 직접 물건을 사고 팔고 고를 수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의 유통의 개념을 진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유통에 대한 업의 개념을 세우지 못한다면 롯테의 미래는 5대 그룹 중 가장 암울하다. 플래그 쉽을 글라우드로 옮기고 자신의 경쟁력인 오프라인의 유통 플랫폼을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면 롯데도 승산이 있을 수 있다. 유통에서의 업의 개념을 새롭게 쓸 수 있는지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

#롯테

SK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선을 보이고 있는 사회적 혁신은 초연결시대의 좋은 모형으로 보인다. 기존 SK가 성공했던 방식대로 5G의 표준을 선점하는 방식은 이미 제도적 규제나 경쟁사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5G를 플랫폼화 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반의 다양한 체험사업들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업의 개념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G는 경제적, 시간적, 물리적, 공간적 제약으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가상현실 (VR)내지는 증강현실(AR)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공연이나 관광을 컨퍼런스를 위해 공간적 시간적 이동이 필요없는 체험세계가 만들어진다. 텔레프레즌스는 SK가 그룹차원에서 그렇게 꿈꿔왔지만 실패했던 현실세계의 글로벌러티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차원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어떤 선도적 체험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SK는 사회와 공진화하는 사회적 혁신을 주도하려는 노력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업의 개념을 세우고 이 업을 실현시키는 실험을 진화시는 뚝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

앞으로 총수의 리더십도 이런 미래의 업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 업을 구현하기 위해 각 계열사를 모쥴로 역어서 플랫폼을 디자인 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플랫폼으로 전환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재벌들의 후진적 지배구조다. 지금은 설사 지배구조가 지주회사로 전환되고 있다하더라도 이 형태가 총수의 의사결정과 이 결정이 그룹에 미친 영향이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선진적 지배구조란 회사의 지분을 넘어서 리더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리더십이 투명하게 평가하되고 이 평가 결과에 따라 리더의 등장과 퇴장이 유연하게 처리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 대한민국 대기업의 지배구조는 지분을 정리해 총수로 한 번 등장하면 경영을 잘하던 못다던 지분구조가 변동하지 않는 한 한번 총수는 영원한 총수가 되는 독재적인 형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