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Management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디자인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애플, Herman-Miller, IBM, Intuit, P&G, SAP, Decker, Target 등등의 기업들이 그냥 전략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들과 비교해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주가가 211% 높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디자인 경영 기업들이 전략적 경영의 기법들을 배제한 것은 아니어서 주가를 전부 여기에 귀속시키기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5-6년간 디자인 경영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의 거두어들인 경쟁이 불가능한 재무성과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자인 사고는 전략적 사고와는 달리 중요한 요소들을 부각하고 나머지를 배제해서 보는 방법을 사용하기 보다는 타당해 보이는 요소들의 집합을 포함시켜가며 선후로 보거나, 전체와 부분을 같이 보거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패턴의 추이를 보거나, 밖에서 보고 다시 안에서 보는 것을 결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결국 보고 싶은대로 부각시켜서 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기 이해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만든 귀납법이나 연역법에 의해 선입관적 사전적 모형에 말려들어 현실을 왜곡해서 보지 않는 것이 디자인 사고의 핵심이다. 디자인의 목적은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더 정확한 이해에 기반해서 인간의 욕구 수준을 더 고차원적 진선미를 고양시켜주고 실현시켜 준다.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없어도 디자인 사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요즈음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컴퓨터가 다 해결해주기 때문에 어렵게 그리지 않아도 누구나 디자인 사고의 창의성을 아주 쉽게 체득할 수 있다.

디자인 사고의 창의적 힘을 맛보려면 현실을 왜곡해서 만들어 놓은 이원론의 양극단을 벗어버리고 보다 현실적 시각으로 문제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그림처럼 이원론적으로 나눠놓은 것들을 두 독립적 차원으로 구성하고 이 두 차원이 높은 현실은 어디인지를 찾아볼 수 있으면 된다. 이원론으로 보면 이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마이너스가 되어 현실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왜곡된 현실의 덫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일과 가정, 가격 대 품질, 성공 대 실패, 개인 대 집단 등등은 사람들이 현실을 왜곡해서 극단화 시켜놓은 것들이다. 우리가 창의적이지 못한 것은 이렇게 이원론으로 나눠놓을 것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여기에 쳐진 외줄을 타고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저글링해가며 힘든 줄타기를 할 때이다.

창의적이 되려면 그냥 두 차원을 독립적이라고 생각하고 이 둘이 다 높은 차원에 무엇이 있을지를 상상하고 이것을 잡아내면 된다. 이렇게 분리시킨 독립적 차원의 높은 수준과 높은 수준을 결합한 현상을 발견해서 찾아낸 것이 창의적 해결에 대한 맥락이다. 디자인 사고의 힘은 비 현실적 이원론을 벗어나 현실적 맥락을 복원하는 것에 있다. 이원론 속에 숨겨진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 창의성의 시작이다.

한 가지 실례를 들자면 김위찬 교수는 전략경영에서 가격우위와 품질우위라는 이원론이 서로 고차원에서 만나는 지점을 찾다가 상당기간 경쟁이 없는 영역인 블루오션이라는 개념을 찾아냈다.

학자들이 현실을 왜곡해서 나눠놓은 이원론의 한쪽을 택하기 보다는 이것을 높은 차원에서 브릿지 할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을 가진다. 학자들이 만들어낸 이원론이 많은 만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널려 있는 셈이다. 학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이원론 중 한쪽을 선택해서 사는 삶을 살기 때문에 학자들이 만든 솔루션은 가장 비현실적 솔루션이 된다. 주식투자로 망하고 싶으면 재무를 전공하는 경영학자에게 자문을 받으면 된다. 경제를 전공하는 학자들에게 나라를 맡기면 경제는 더 심하게 망가진다. 정치학자들에게 정치를 맡기면 정치는 엉망이 된다. 이론은 문제를 풀기위한 시작점을 제시해줄 뿐이지 솔루션이 될 수는 없다. 시작점을 솔루션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로 들어선다.

전문적으로 이론을 공부하지 않았어도 이 이원론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다면 누구든지 학자들보다 월등한 현실적이고 창의적 솔루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 사고에 대해서 우리의 기업들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