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지속발전해법 네트워크(SDSN)의 지난 달 발표를 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54위이다. 매년 발표되는 자료를 추적해보면 세계 50위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 부동의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24위 대 54위 30위 정도의 격차는 왜 생기는 것일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떨어트리는 대표적 지표는 삶의 자유, 부정부패, 사회적 지지이다.

한국인들이 삶의 자유를 느끼는 정도는 세계 144위로 꼴찌수준이다. 한국은 그간 남을 나라를 빨리 따라잡는 벤치마킹인 Fast Follower 전략으로 먹고 살아왔다. 남들을 베끼고 따라하고 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모든 것이 1등하는 기업이나 사람들과 비슷해진다. 삶의 자유가 말살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집단주의적 성향보다는 남들 것 베끼고 따라하고 SKY 캐슬과 같은 스펙을 만들어 경쟁하는 동형화의 압력 때문이다. 한국은 한번도 남들이 써준 삼인칭 대본을 벗어나 자신이 주도적으로 1인칭의 대본을 쓰고 이 대본의 주인공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 따라하고 카피하는 것으로 경제적 생계를 유지했는지 모르나 이러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이 삶의 자유를 찾아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 느끼는 행복을 상실했다.

우리나라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수준도 100위로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리의식이 없는 장관 후보자들, 비리 검찰, 법조인, 무능하고 몰염치한 경찰, 재벌비리, 갑질, 전관예우, 신문재벌과 장자연, 김학의 등 사회지도층에 의한 여성착취 등을 보면 한국은 정의가 무너진 부패공화국이다. 부패는 땀흘려서 가치를 창출하려는 동기를 갈가먹는 거래비용을 늘린다. 모든 거래마다 요구되는 거래비용의 상승은 사람들이 열심히 땀흘려서 일해 성취하려는 성장체험에 대한 동기를 죽인다. 거래비용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써야하는 가외비용이다. 윤중천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학의에게 뇌물을 준다면 이 뇌물은 거래비용이다. 뇌물을 준 사람은 납품가 인하나 저가품질로 이 거래비용을 회수하게 되어 사회적 부실의 단초가 된다. 우리나라가 사고 공화국이란 오명을 쓰게 된 것도 다 감당할 수 없는 거래비용이 사회를 부실화 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혈연, 지연, 학연, 성별연이 이런 거래비용을 높히는 정치적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부패는 땀흘린 곳에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일에 대한 의욕과 일을 통해서 느끼는 성장체험을 갈가 먹었다. 연구에 따르면 성장체험이 행복의 가장 강력한 원인이다.

마지막이 사회적 지지이다. 한국의 사회적 지지 수준은 91위로 하위권이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경우 가족의 범위를 벗어나 친구나 지인, 종교, 사회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무엇이던 해보려면 사회의 안전망을 통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가족이외에는 어디를 가도 이런 안정감을 찾을 수 없다. 문제는 그렇게 믿었던 가족도 해체되는 추세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기본적인 심리적 안정감도 보장되지 않으니 사회생활 모든 곳에 불안과 불확실성이 내재해서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사회적 지지가 높은 사회의 특징은 혈연적 가족을 넘어선 범주에 속한 한 사람으로부터라도 진정한 긍휼감이 느껴지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고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족을 벗어난 범위에서 이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속 관계망 속에 중독되었다. SNS에서의 관계망은 사회적 정서를 고갈시켜 사람들을 영원히 고립무원의 세상으로 내몬다. 정서적 행복을 갈가먹을 뿐 아니라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삶에 갇히게 되는 위험한 도박이다.

대한민국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첫째, 삶의 자유도를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자신만의 삶의 스토리를 복원하고 이를 구현하는 일인칭 삶을 제안한다. 벤치마킹하고 남을 따라하는 것을 하지말라고 이야기하지는 않고 싶다. 학습의 차원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작점으로 이런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은 인정될 수 있으나 이것이 종착역이라는 생각은 재앙을 부른다. 항상 우리라는 맥락을 염두에두고 이 맥락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1인칭 주체로 자신을 표현하고 살아가는 진정성있는 삶의 복원이 시급하다.

둘째, 사회의 모든 감시망을 동원해 부패와의 전쟁에서 이겨내 콩심은 곳에 콩나고 팥심은 곳에 팥난다는 진리를 복원해야 한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이 다시 진실이 되는 사회는 차지하고 땀의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를 복원하지 못한다면 모든 국민들이 의욕을 잃고 무기력감에 빠져 살 수 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상황을 연출하는 부패를 통한 거래비용을 줄여가는데 국민 모두가 다같이 나서야 한다. 김용균씨 어머니 윤지호씨와 같이 난쏘공을 쏘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들을 격려하는 국민청원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거래비용 문제의 해결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땀을 통해서도 성장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개연성에 대한 믿음을 신장시켜 줄 것이다. 열심히 사는 사회적 분위기가 복원이되어 사회적 에너지의 잔고가 신장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물학적 유전자가 명령하는 가족의 범위를 넘어선 가족개념의 구현이다. 혈연, 지연, 학연, 성별연이 섞이지 않아도 사명이나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가족의 외연이 확대되어져야 한다. 혈연보다 더 진한 가족감정과 사회적 지지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장치가 가장 견고한 사회적 안전장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의 경계를 넘어서 남들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생각하고 같이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긍휼감이 요구된다. 우리 민족의 정서는 한의 정서다. 남들 슬픈 상황을 보면 슬퍼하고 이 슬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으로 뭉쳐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왔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는 이런 긍휼감자체가 실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