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종업원간의 심리적 계약이란 고용관계의 법적 문제를 넘어서 더 근원적이고 암묵적 관계를 규정하는 계약내용이다. 법적계약은 고용된 종업원이 회사를 위해서 하루에 얼마를 일하고 이 일한 댓가로 얼마를 받고 얼마의 주유수당을 받고 연차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용 계약서 상에 나타나는 계약이다. 심리적 계약은 이 법적 계약이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서 암묵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계약이다. 법적계약이 빙산의 일각이라면 심리적 계약은 빙산의 밑둥이다. 법적계약이 잘 지켜져도 심리적 계약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종업원들의 마음을 회사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법적계약도 마찬가지지만 심리적 계약도 쌍방적이고 상호 효혜적으로 작동해야한다. 회사가 종업원을 위해 지켜야 할 심리적 계약도 있지만 종업원도 회사를 위해서 지켜야 할 심리적 계약도 있다. 종업원들이 이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종업원을 향한 회사의 배려가 겉돌기 시작하고 종업원 유린으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종업원이 자신이 지켜야 할 계약내용을 지키지 못하면 회사가 종업원들에게 해줘야 할 최소한의 법적 내용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초연결디지털 혁명기를 살고 있는 현재 종업원과 회사는 <체험>을 중심으로 심리적 계약을 맺고 이것을 이행한다. 회사는 종업원에게 <종업원 체험>이라는 것을 제공하고 종업원은 회사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회사의 고객에게 <고객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회사는 종업원을 채용하고 훈련시키고 배치하고 유지하고 퇴직시키는 순간까지 종업원을 한 인격체로 배려하고 종업원 스스로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종업원 체험>을 달성한다. 가장 중요한 것인 이런 HR 사이클이 돌아갈 때마다 종업원에 대한 인격적 배려를 넘어 이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성장체험>을 제공할 것이 요구된다. 결국 <종업원 체험>의 이행되었는지의 문제는 종업원의 회사와 같이 지냄으로써 전문성과 인성이 신장되는 성장체험이 달성되었는지의 문제이다.
회사가 종업원에게 종업원 체험을 제공해주는 댓가로 종업원에게 더 이상 회사에 충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충성대신 종업원에게 요구되는 것이 회사의 최종고객 End User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 <고객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고객체험이 강조되는 이유는 종업원을 실제로 고용하는 것은 고객이라는 생각의 전환 때문이다. 고객이 회사의 서비스와 제품을 사주어야 종업원의 고용이 유지된다. 따라서 종업원을 해고시키고 고용을 유지시키는 당사자는 고객이다. 회사는 이 고용관계를 공정하게 집행하는 대리인일 뿐이다.
종업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해 고객에게 이 회사에서 특별하게 대우받았다는 체험인 <고객체험>을 제공할 것이 요구된다. 기술적 수준이 포화상태에 이른다면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로 차별화 할 수 없다. 고객은 회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할 때 다른 회사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하고 진정성이 있는 체험을 기대한다. 이런 체험도 따지고 보면 다른 회사에서 제공할 수 없는 고객의 성장체험을 신장시켜주는 내용이라면 금상첨화이다. 회사는 자신들을 대신해서 종업원들이 고객에게 이와 같은 제대로된 고객체험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결국 종업원 체험과 고객체험은 다른 곳에서 제공받을 수 없는 자신들에게 대한 성장체험이 핵심이다. 고객도 종업원으로부터 성장체험을 제공받고 종업원들도 회사로부터 성장체험을 제공받으면 최고수준의 심리적 계약이 완수되고 종업원과 고객의 회사에 대한 인게이지먼트는 자동적으로 따라온다.
성장체험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의 고통을 느낀다. 이 성장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줄 때 고객과 종업원들은 열정(Passion)을 느낀다. Passion의 어원은 고통이란 뜻이고 사람들은 이 고통을 해결해주고 이를 통해 성장체험까지 느낀다면 최고상태의 열정을 느낀다. 열정과 고통은 한 몸이다. 고객의 니즈나 종업원의 니즈는 립서비스이고 핵심은 이들이 인간으로 가진 내재적 고통이고 이 고통을 어떻게 해결해줌을 통해 삶의 열정을 복원하는지의 문제이다.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이 해결을 통해 성장체험까지 제공해준다는 것은 최고의 종업원과 최고의 회사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열정(Passion)의 기저에 숨어 있는 것이 긍휼감 (compassion)이다. 긍휼감이란 고통 Passion에 대해서 같이 com 체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같이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나 사회가 열정을 잃지 않고 에너지를 유지하는 이유는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다른 구성원에 대해서 긍휼감 compassion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내재화해서 이들과 같이 이 고통을 해결하려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긍휼감이다. 이런 긍휼감이 누군가의 기저에 깔려 있는 고통을 해결하고 이를 넘어 성장체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집단적이고 사회적 차원에서 열정을 경험한다. 모든 건강한 조직이나 사회의 원동력은 결국 고통을 찾아서 성장체험으로 연결시켜주는 긍휼감이다. 긍휼감이 넘치는 조직과 사회는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고 구성원들의 자신이 소속된 조직과 사회에 인게이지먼트가 복원된다.
결국 우리가 열정을 잃고 조직에 대한 인게이지먼트가 문제가 생긴 것은 긍휼감의 부족 때문이다. 특히 그 조직의 리더가 긍휼감에 문제를 보일 경우 그 조직의 쇠퇴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들의 문제는 능력이나 기술 수준은 뛰어난지 몰라도 종업원과 고객의 성장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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