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8-16 04:39
[N.Learning] 리더십이라는 이름으로 갑질하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960  

리더십이라는 이름으로 갑질을 행하다.
리더십 패러다임의 전환

고전적으로 교과서에서 가르친 리더십은 현대의 진성리더십 기준으로 보면 다 리더십을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갑질을 행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고전적 리더십에 경도된 리더들은 진성리더들처럼 괸계적 투명성을 가지고 부하를 살아 있는 인간 존재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것이 관행화 되었다. 이런 리더들은 상대가 도구의 지위를 벗어나 자신도 인간임을 주장할 때 상대를 도구의 지위로 되돌리려는 갑질을 시작된다. 그리고 본인은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했다고 믿는다.

올해 7월 15일부로 갑질 금지법이 시작되었음에도 리더가 리더십이란 이름으로 갑질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아마도 소통일 것이다. 전통적 리더의 소통노력이 요즈음의 밀레니얼들에게 어떻게 갑질을 변모하는지 살펴보자.

리더십의 본질에 충실한 진성리더(authentic leaders)라면 리더십의 모든 스킬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맥락(context)를 중시한다. 반면 전통적 리더들은 콘텐트(content) 즉 내용을 중시한다. 진실된 리더인 진성리더의 모든 리더십 스킬은 다 맥락에 기반을 둔 것이다.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래 그림은 언어철학자 비트겐스타인이 만들어낸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토끼라고 주장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오리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만 다음과 같이 상상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갑이라는 사람은 토끼나라에서 왔다고 가정해보자. 도끼나라에서 오리를 본 적이 없다. 대신 을이라는 사람은 오리나라에서 온 사람이다. 이 사람은 토끼를 본적이 없다.

이 두 사람이 지금 이 그림을 놓고 이게 무엇인지 상대에게 소통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고 상상해보자. 토끼나라에서 온 사람은 토끼라고 끝까지 주장할 것이고 오리나라에서 온 사람은 끝까지 오리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소통은 한 사람이 포기하지 않는 한 성공할 수 없다. 해결될 수 없음에도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 소통 장면에 개입되는 것이 파워이다. 힘이 썬 사람이 상대를 제압하고 상대를 자기가 주장하는 content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한다. 일상의 소통방식이나 일반 리더들이 소통하는 방식은 대부분이 힘이 쎈 사람이 자신의 내용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갑질이나 꼰데질의 소통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에게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다. 즉 이들에는 파워가 소통의 본질이다.

토끼나라에서 온 사람이 자신의 정신모형 속에 들어 있는 토끼라는 내용을 주장하고 오리나라에서 온 사람이 자신의 정신모형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인 오리라고 주장하면 이 둘의 토끼나 오리는 다 컨텐트 (content)인 것이다. 컨텐트란 것은 자신의 정신모형 컨테이너 container 혹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다. 원래 content의 어원은 내용물 contain이다. 전통리더들이 소통에 실패하는 이유는 content 중심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컨텐츠가 잘 안 받아들여지면 상대에게 힘의 우위를 이용해서 자신의 content를 받아들이게 꼰데질하는 것을 소통이라고 생각해왔다.

진성리더들은 자신의 content의 text를 상대의 content의 text 속에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context를 만들어냈을 때 성공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아무리 올바른 내용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구성원들 마음 속에 이 내용을 끼워넣어 이들이 자신의 text와 결합해 context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통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진성리더는 소통을 위해 먼저 상대의 text가 무엇인지를 물어보거나 관찰하고 여기에 자신의 text를 끼워넣는다. 끼워넣을 뿐 아니라 일정한 범위에서 리더 자신의 text를 구성원들의 text와 결합해서 수정해 자신들의 공동의 context를 만들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한다.

리더가 자신의 content를 강요해서 부하에게 받아들이라고 꼰데질을 했을 때 부하의 머리 속에는 자신의 content와 리더의 content가 충돌한다. 리더가 있을 때는 리더의 content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리더의 영향력이 보이지 않을 때는 여전히 자신의 content에 맞춰서 산다. 이런 부하에게 자신이 전달한 내용을 확인하면 당연히 부하의 머리 속에는 남아 있다.

진성리더는 모든 리더십 스킬에서 맥락을 진화시키는 것을 성공적 리더십의 핵심으로 생각한다. 맥락을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갈등을 괸리하면 변화를 만들어간다. 진성리더는 상대가 회사가 설정한 사명의 운동장 안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역할의 텍스트를 만들어 회사의 사명의 텍스트와 결합해 자신과 회사의 맥락을 진화시키도록 돕는다. 이 모든 것이 진성리더가 구성원을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기보다 관계적 투명성을 가지고 부하를 자기와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고 성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1세기 초연결디지털 시대의 리더십의 표준인 진성리더십을 통해 직장내 갑질의 문제와 리더십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지혜를 보여야할 시점이다. 리더들이 답안을 가르쳐주는 꼰데에서 탈피해 구성원과 같이 회사의 사명이라는 맥락을 공진화시키는 파트너로 역할을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리더는 리더십이란 이름으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을 구성원으로 둔 리더들에게는 이 문제는 조직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문제다. 회사의 HR에서는 고식적으로 갑질근절 대책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리더십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음을 가르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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