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360도 피드백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콜드 샷(얼음주사 cold shot) 현상 때문이다. 얼음주사란 36.5도로 뜨거운 몸에다가 누군가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차가운 얼름주사를 놓는다고 생각해보면 그 의미를 상상해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소식이라 하더라도 골드샷으로 제시되면 실제 좋은 소식이라는 결과를 알 때까지는 상대를 불안에 휩싸이게 한다. 하물며 360도 피드백같이 좋은 소식이 아닌 메시지가 일년에 한 두차례 피드백이라는 이름을 달고 얼음주사로 나에게 전달될 때 고쳐야 하는 것을 인정하지만 실제로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설사 결과가 좋게 나온 사람도 반기기보다는 나쁜 점수가 안 나온 것에 대해 안도할 따름이다.
360도 피드백을 통해 전달되는 얼음주사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360도 피드백의 효용성은 떨어질 것이다.
360도 피드백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가장 근원적 문제는 360도 피드백을 육성목적이 아니라 시점수처럼 평가목적으로 인식하기 떄문이다. 지금도 360도 <피드백>이라고 부르지 않고 360도 <평가>라고 부르는 회사도 많을 것이다. 평가가 아니라 육성이 목적이라면 이런 피드백을 수시로 제공하고 이 피드백을 반영해 스스로 개선함을 통해 마지막 피드백에서는 모두가 만점을 맞도록 해야한다. 육성목적으로 360도 피드백이 사용될 때는 실시간으로 피드백과 개선이 이뤄져서 마지막에 전달되는 피드백에서는 얼음주사를 맞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어야 한다. 얼음주사로 다가오는 360도 피드백은 실패한 피드백이다. 사람들이 육성을 위한 피드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평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피드백을 받은 상사들은 점수의 공정성에 의심을 품고 자신에게 누가 이런 점수를 주었는지 비밀리에 색출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다. 잘못된 360 피드백은 조직정치만 키운다. 최종성과에서는 점수차이가 나더라도 성과에 기여하는 요인인 리더십 피드백 점수에서 전 직원을 만점으로 만들지 못한 회사는 HR이 실패한 것이다.
육성을 위한 피드백은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받는 과정과 비슷하다. 박사학위 논문의 최종 디팬스를 마치려면 최소 5명의 커미티의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이 때 지도교수와는 평소 논문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 수시로 피드백을 받고 고쳐나갈 수 있으므로 마지막 디펜스에서 지도교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마지막 디펜스에서 지도교수가 질문을 던진다면 학생을 육성한 것이 아니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박사를 길러내는 목적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대부부의 학생들은 시간을 핑게대가며 그러지 않지만 다른 커미티 맴버에게도 자신의 논문에 대해서 평소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이를 고쳐나갔다면 마지막 디팬스는 평가가 아니라 육성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므로 콜드샷이 생길 수 없다. 하지만 지도교수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논문이 완성될 때까지 보여주지 않고 피드백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스스로가 논문 디펜스를 육성이 아니라 평가의 관점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회사가 수립하는 전략도 마찬가지다. 평가의 관점에서 벗어나면 보다 더 완벽하게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연초에 전략을 수립하고 연말에 성과를 통해 결과를 평가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기업에서는 이런 평가의 관점을 벗어난지 오래다. 환경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감안해 BASF CORNING 등에서는 전략을 3개월 단위로 피드백을 받아 바꾸는 것을 전재로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만약 바꾸지 않으려면 그에 상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설사 회사가 매분기마다 360도 평가를 공식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회사가 평가하는 리더십 평가 항목들을 이미 알려진 것이므로 리더라면 구성원들과 어떤 과제를 완수될 때마다 구성원에게 먼저 피드백을 요청해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연말에 360도 피드백은 받을 이유가 없는 상태로 만들 수 있어야 육성의 관점을 실현시킨 것이다. 회사가 코치를 붙여서 피드백을 요청할 때는 이미 때가 늦었을 수도 있다.
핫샷(hot shot, 떠오르는 리더)으로 성장하려면 스스로 콜드샷(cold shot)을 맞는 상황을 제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