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매된 <CEO 탁월성>이라는 책이 있어서 리뷰해보았다. 리뷰를 해가며 우리나라 CEO들에게도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맥캔지에서 오랫동안 CEO와 관련된 코칭과 경영 컨설팅을 해왔던 Scott Keller, Carolyn Dewar, Vikram Malhotra이 공동집필에 참여했다. 20여년간 70개국가, 24개 산업, 3500개의 회사에서 7800명의 CEO중 67명의 CEO를 추려내서 인터뷰와 이들에 관한 재무적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 자료분석을 통해 추출해낸 사실은 40%의 CEO가 18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해고된 반면 샘플에 추출된 CEO들은 나머지 CEO들에 비해 평균 30배가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일자리 창출, GDP 성장, 연금 등에 기여한 사회적 가치를 추정하면 67명이 매년 기여한 가치는 일본의 매년 창출하는 GDP와 맞먹을 정도다.

이들 탁월성을 보인 CEO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저자들은 어떤 리더십 통찰을 얻었을까? 이들은 탁월성을 보인 CEO들의 6가지 마인드 셋에 주목했다.

1. 행운은 항상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들 편에 서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과감하고 지속적 모험

이들은 시장에서 경쟁자를 어떻게 이길 것인지에 집착하기 보다는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더 탁월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을 변혁시킬 것인지를 위해 고민하고 이를 위해 과감한 모험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금을 쌓아놓는 것을 경영자가 가진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CEO의 역할은 3만이 넘는 종업원을 실고 300억불이 넘는 가치를 가진 배를 험난한 파도를 헤쳐가며 정해진 목적지까지 성공적으로 항해하는 것에 비유했다.

지금과 같은 풍랑이 거듭하는 시절에 이 배의 선장이 안전만 강조하고 현금만 축적해 놓는 것은 배를 운행하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한 마디로 CEO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선장이라면 목적지가 어디인지, 풍랑이 있을 때는 어떻게 피해야하고, 풍랑이 없을 때는 어떻게 속도를 내서 목적지까지 최단거리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모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탁월한 CEO들은 여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지속적이고 모험적으로 실험하여 약속한 목적지까지 한 발이라도 더 도달하도록 혁신하는 것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이들은 회사를 무너트릴 정도로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지는 않지만 회사가 감당할 재정적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과감하게 실험하고 시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런 감당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파도를 넘어서는 훈련이 목적지에 도달하는 리더십의 근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는 최고의 경쟁자인 비자카드를 이기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시장에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을 찾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현금을 없애는 시도를 했다 (Ajay Banga at MasterCard)."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선두에 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은 아니었다. 고객의 모빌러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어떻게 우리를 혁신적으로 변혁시켜야하는지를 더 고민했다 (Mary Barra at GM)."

2. 소프트한 것이 하드한 것을 이끌게 하라:

소프트한 것과 하드한 것의 직조능력

일반 CEO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개선할 수 없다"는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가면서 소프트한 것을 은근히 차별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탁월한 CEO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이 항해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들을 앞세우는 전략을 사용했다.

사람과 관련한 소프트한 가치를 씨줄로 삼고 재무적 지표나 운영상 효율성 지표를 날줄로 삼아서 경영을 직조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들은 소프트한 가치(문화, 인재, 가치, 철학, 사명)를 경영 전략의 드라이버로 삼아서 앞에서 끌게하고 재무적 운영적 성과가 따라오게하는 방식에 능수능란한 사람들이다.

3. 세멘트 없는 벽돌은 집을 짓지 못한다:

팀웍의 심리학을 동원하는 능력

일반 CEO들은 항상 올바른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올바른 방식, 올바른 시점, 올바른 사람, 올바른 전략, 올바른 자원, 등등을 통해 올바른 것의 매트릭스를 짜려고 노력하지만 책에 포함된 탁월한 CEO들은 이런 올바른 것에 대해 올인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들 올바른 것을 정해진 목적을 위해 동원하는 팀워크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올바른 것은 벽돌이지만 이 벽돌을 집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세맨트이고 팀워크가 가동되지 못한다면 세맨트 없이 집을 만드는 것으로 비유했다.

4. 관련된 사람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 성공한다:

이해관계자들 통해 회전 그네 돌리기

이들 탁월한 리더들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넘어서 회사를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돌리는 플랫폼이라는 회전그네로 생각했다. 회전그네는 이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회전그네의 무게 때문에 가속도가 붙는 시점까지 돌려서 지속가능한 성공을 얻어낼 수 있다. CEO는 이 회전그네라는 플랫폼의 설계자이고 이 플랫폼을 회전그네로 삼아서 그위에서 이해관계자를 독려하는 사람이다. 이들 이해관계자 성공하는 모습을 그려내서 이들을 독려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냥 CEO일 뿐이다.

플랫폼을 회전그네로 삼아 여기서 이해관계자의 성공을 독려하려면 CEO가 이들에게 제공하는 경영의 내역이나 장부나 의도가 최대한 투명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경영전략과 경영자의 의도에 진정성이 소구되지 못한다면 절대로 이해관계자들이 협업해서 회전그네를 돌리게 하지 못한다.

5. Why에 대한 시각을 잃지 말라:

속력과 속도

선장으로 아무리 빠른 시간에 구간을 돌파해도 이것이 가야할 진실된 방향이 아니라면 CEO로서 실패한 것이다. 선장으로서 외부의 압력에 못이겨 단순히 빠르게 진행하는 속력(speed)을 추구하다보면 방향을 잃는 우를 범한다. 탁월한 CEO는 속력(speed)에 방향이 더해진 속도(velocity)를 관장하는 사람이다. 방향을 결정하는 Why는 비지니스를 왜 자신들이 통해 실행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이런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CEO는 속력으로 승부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철로에서 탈로해서 회사를 무너트린다.

6. 마라톤과 100M 달리기 중 하나를 선택하지 말라:

경영은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계주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100m 단기적 달리기의 시각도 마라톤 경기의 시각도 적절한 묘사가 아니다. 계주 달리기이다. 계주 달리기는 앞서서 달린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결과가 다음 주자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영향들이 축적되어 마지막 성공을 만들어낸다. 경영의 게임은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단기적 게임을 모아서 평균을 낸 것이 아니라 매년 앞의 게임의 결과가 다음의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을 영속해가는 게임이다. CEO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계주달리기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을 믿고 이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낮고 겸손한 자세로 위임해줄 필요가 있다.

리더는 변화 때문에 생기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가며 구성원에게 약속한 목적지까지 가야하는 책무를 가진 사람들이다. 새로운 것에 집착해 목적지를 잃거나 목적지에 집착해서 새로운 것들의 파도를 넘지 못해 좌초된다면 모두 실패한 리더들이다. 초뷰카시대의 탁월한 CEO는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내는 싱크홀에 좌초하는 문제와 목적지에 도달하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리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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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표본에 포함된 CEO들 중 일반에게 잘 알려진 CEO들:

Mary Barra (GM), Peter Brabeck-Letmathe (Nestlé), Ken Chenault (American Express), Jamie Dimon (JPMorgan Chase), Herbert Hainer (Adidas), Reed Hastings (Netflix), Marillyn Hewson (Lockheed Martin), Kaz Hirai (Sony), Satya Nadella (Microsoft), and Peter Voser (Sh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