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자신이 고유한 인간으로 대접받기를 원한다. 고유한 인간으로 대접받는 방식으로 리더들이 택하는 두 가지 전략이 있다.

한 가지는 부모가 유전적으로 물려준 머리, 외모, 건강, 재능 등을 실현해서 강점과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받는 방식이다. 부모가 유전적으로 물려준 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노력을 가미해서 강점과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쉬운 방법이다. 사회적 엘리트라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자신에게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서 자신만의 근력을 쌓아나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모든 주권이 자신에게 달려 있어서 가장 어려운 방법이지만 이렇게 인정받은 자신은 온전한 자신이 된다. 자신이 자신의 삶의 온전한 주인공이고 진실된 작가가 되는 삶이다. 온전한 자신으로 사는 I am who I am 전략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닥친 고유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가며 성장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쌓여서 서로 꼬이기 시작하고 이런 꼬임들이 모여서 컴플랙스를 구성한다. Complex라는 것은 해결되지 못한 미제 문제들이 쌓여서 생긴 꼬임이란 의미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재능이 상당한 수준이어도 몸이라는 경계를 가진 인간은 모든 문제를 스스로 다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다 콤플랙스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인 문제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주는 헬리콥터 삶에 의존했던 아이는 100% 무서운 성인아이을 키우고 있다.

콤플랙스는 다른 사람과 비교라는 먹이를 먹고 자란다. 이렇게 자라서 만들어진 것이 성인아이다. 성인아이는 기형화된 자신의 숨겨진 모습이다. 성인아이는 자신에게 아픈 모습이다. 부모가 물려준 강점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은 강점으로 성인아이가 없는 것처럼 포장을 하지만 이런 포장 속에서 성인아이는 더 돌봐지지 않은 상태로 더 기형아로 자란다. 상처로 구더기가 생겼는데 무섭다고 거적을 덮어놓는다고 구더기와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 부모가 물려준 유전적 강점은 성인아이를 덮고 있는 거적일 뿐이다. 거적이 상당기간 치워지지 않으면 이 거적은 성인아이를 옥죄는 두꺼운 알껍질로 변한다. 알 속에서 성장이 멈춘 사람으로 전락한다.

성인아이기 커질수록 이 아이를 숨기기 위한 방호작전이 커진다. 크고 기형화된 성인아이를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학습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전락한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학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진성리더가 된다는 것은 유전적 강점으로 포장된 거적을 들춰서 거적 속에서 상처받아서 떨고 있는 자신의 성인아이를 인정하고 이 성인아이도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일으켜 세워서 온전한 인간으로 키우는 과정이다.

진성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르네 브라운의 <Dare to Lead 리더의 용기>로 표현한 상처받을 용기(vulnerability)다. 상처받을 용기는 자신에게도 성장이 멈춰진 성인아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이다. 강점으로 승승장구왔지만 더 이상 리더로서의 성장의 종착역에 도달한 사람들이 발휘하기는 힘든 용기다.

특히 한 집단에서 완벽한 사람이라고 모든 구성원들이 믿고 있는 리더가 스스로 자신도 상처받고 있고 구성원들 모르는 상처가 있음을 내보이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을 마지막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먼저 자신에게도 상처가 있음을 보여준다면 이 용기는 실제로 많은 상처를 가진 구성원들을 연합해서 조직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리더가 자신이 상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은 평소 보여준 강점과 결합해서 인간으로서의 전인적인 모습에 헌신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장점만을 전략적으로 부각하면서 산 삶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연기하는 삶이었는지를 인정한 것이다. 리더의 이런 모습은 약점 때문에 집단 밖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들을 집단 안으로 끌어 들여 조직 전체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온전한 더 완벽한 조직이 되기 위한 여정이다.

리더가 보여주는 용기 Courage에서 Cor의 원뜻은 심장이다. 자신의 심장이 어디를 향해 뛰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인정하는 것이 용기이다. 강점 뿐 아니라 이 약점도 자신의 심장을 거세게 뛰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용기이다. 또한 자신의 전체적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진정성의 기반이다. 약점이 자신 있게 노출되어질 때 사람들은 전인적 인간을 위해 학습할 수 있는 여정이 시작된다.

리더에 의해서 이런 용기가 발휘될 때 조직은 자기주도적 조직으로 탈바꿈 된다. 자기주도성이란 자신의 삶과 일에서 주인으로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삶에서 주도적이 될 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이다. 사랑하면 상대와 나를 두 사람의 삶의 주인공으로 세워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삶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만 자신 삶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문제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사랑의 편애인지 진정한 사랑인지이다. 부모가 물려준 유전적 머리와 재능 외모만 선택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의 편애이다. 온전한 사랑이 아니다. 온전한 사랑은 성장이 멈춰진 고통인 성인아이도 자신의 일부분임을 인정하고 이 성인아이를 허그해주고 받아들여주고 사랑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조직이 주도적이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가진 강점들만 편애해가며 자기자랑으로 포장된 사랑의 편식에 빠진 사람들로 조직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상처받을 용기가 공동의 학습과 주도성의 회복을 위해 중요하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없음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한다.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야 한다. 먼저 뛰어난 학습능력과 내려놓을 것이 충분한 리더가 먼저 이런 용기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작동하지 않는다. 산성화된 조직에서 구성원 중 누군가가 이런 용기를 보인다면 곧 바로 경쟁자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다. 바위에 던져진 계란으로 희생된 것이다. 따라서 진짜 학습능력이 있는 리더가 아닌 구성원이 먼저 나서서 행사할 수 있는 용기는 아니다.

둘째, 조직자체의 분위가가 신자유주의에 의해서 산성화된 조직에서는 리더도 이런 용기를 보인다는 것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리더 스스로 계란이 되어 소모될 개연성이 높다. 신자유주의 철학에 경도된 구성원들이 모두 연합해서 리더를 끌어내릴 것이다.

리더나 구성원 모두가 이런 자신의 상처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나 상처받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는 조직이 자신의 존재이유인 목적과 사명에 대한 든든한 울타리가 있는 경우에만 작동되는 룰이다. 자신의 약점을 찾아서 공격하기만을 기다리는 동료들로 가득한 정치적 집단에서 이런 상처받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이 이 집단의 먹잇감이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용기있는 리더와 구성원들이 많이 태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사명이 복원되어서 이들에게 사명의 울타리를 제공함을 통해 이런 실험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가가 먼저 형성된다.

리더는 상처받을 용기를 시도하기 전에 사명이 복원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 임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