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적_자본 #사회적_자본

관계적 자본이란 상대가 가진 자본을 필요에 따라 내가 가진 자본처럼 빌려쓸 수 있는지의 문제다. 예를 들어 가족 관계 사이는 식구들 사이에 서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자를 내지 않고 서로 빌려다 쓸 수 있다. 가족이 사회적 제도로 굳건하게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혈연적 관계를 기반으로 동원한 관계적 자본력이다. 가족 중 큰 재력이나 권력을 얻은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나머지 가족은 큰 관계적 자본을 얻는다. 전통시대는 혈연적 가족을 입신양명을 위한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대한민국에서 혈연, 지연, 학연 중심의 인싸를 중시하는 이유도 필요할 때 관계적 자본을 위한 저금통장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인싸에 포함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관계적 자본을 만들까?

빚지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한다. 빚 전략이란 자신이 여유가 있을 때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해줘서 상대가 나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도록 만드는 것이다. 평소에 점심도 사주고 저녁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고 하다가 빚이 충분히 쌓였다고 생각되는 순간 자신이 품고 있던 속내를 이야기하고 필요한 큰 부탁을 할 수 있다. 빚의 크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평소 충분히 빚을 져왔던 상대는 자본을 빌려달라는 나의 부탁을 박절하게 거절할 수 없다.

빚전략은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빚이 청산되면 쓸 수 없다. 특히 관계적 자본을 빌려준 결과가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참담한 해를 끼킨 경우라면 다시 요청하기 힘들다. 빚지게 해서 자본을 만드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진성리더라면 관계적 자본을 지속가능하게 동원하기 위해 무엇을 할까?

자신의 존재목적에 대한 진정성으로 상대의 마음과 나의 마음을 같은 뿌리로 엮어내는 전략을 사용한다.

진성리더라면 미래의 변화를 위해 약속한 존재목적에 대한 스토리에 대한 저자가 되고 주인공이 되어 목적 스토리를 자신의 마음 속에 뿌리내리게 할 것이다. 자신의 몸과 정신을 하나로 엮어낼 정도로 마음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한다면 다음은 자신의 목적 스토리 실현을 도와줄 사람들에게 목적의 진정성을 소구해서 이들 마음 속에도 목적이 뿌리를 내리게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목적의 진정성이 소구되어 목적이 내 마음에 준거적 뿌리를 획득했을 뿐 아니라 이 뿌리가 연결되어 나를 도와 줄 사람들 마음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성공한다면 목적을 매개로 뿌리와 뿌리가 연결되어 뿌리의 리좀 생태계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목적을 통해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리좀생태계를 구성할 경우 가장 강력한 관계적 자본이 실현된다. 이런 리좀 생태계가 일대일 관계를 넘어서 확산될 때 관계적 자본은 말그대로 사회적 자본이 된다.

목적을 매개로 하지 않은 관계적 자본은 일대일 관계나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서 큰 사회적 자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목적에 의해 매개되어 리좀 생태계를 만든 관계적 자본만 무궁무진하게 커질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된다.

목적 스토리에 진정성을 느끼고 이 스토리의 구현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나 이 목적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한 협업에 마음이 동할 것이다. 강요가 아닌 스토리가 마음에 심어져서 마음의 울림을 만들 때 관계적 자원은 <자발적>으로 동원되는 지속가능성을 구가한다. 진성리더가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은 진정성 있는 목적적 스토리를 자원을 가진 사람들 마음에 뿌리를 내려 리좀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자본과 기술과 역량을 가진 파트너를 협업으로 동원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목적이 마음과 마음에 뿌리를 내려 서로 연결된 리좀 생태계가 무에서 유라는 큰 성취를 만들어내는 진성리더의 비밀이다.

스티브 잡스도 셀폰을 통해 애플을 만들어낼 때 셀폰의 개념을 자신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셀폰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 자금이 있는 사람들 마음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해 관계적 자원을 협업에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셀폰으로 달라질 세상에 대한 목적으로 자신과 파트너를 엮어 목적의 리좀생태계를 만들지 못했다면 지금의 애플도 탄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