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Authentic Leader)에게 실력은 필요조건이고 목적에 대한 철학이 삶으로 내재화되어 나타난 품성은 충분조건이다. 내면의 삶에 대한 철학과 밖으로 보여주는 삶의 철학이 같은 상태가 품성을 만든다. 리더의 품성이란 리더의 정신적 유산인 철학이 자신 마음의 밭에 씨앗으로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몸을 통해 나무로 자라나 꽃과 과일의 향기를 풍기는 과일나무로 자라난 상태이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와 L자 불경기가 양동작전을 펴고 있는 지금과 같은 초뷰카시대에는 리더의 필요조건인 실력은 기본이지만 안과 밖이 같은 품성이라는 충분조건도 갖춘 리더만 지속가능성을 누린다. 불확실성이 초극단화되는 지금과 같은 초뷰카시대에는 철학이 있어서 안과 밖이 같다는 진정성에 대한 확신만큼 리더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신뢰, 정직, 성실)을 만들어주는 요소는 없다.

미국 순방중 분란의 중심이 된 대통령에게 평소 우리가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수준의 품성이 발현되었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이런 품성이 작동했다면 카메라가 돌아가든 CCTV가 돌아가든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는 말이 이렇게 바뀌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우리 야당의원들께서 비토하시면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이 난처해질텐데 이 이슈를 야당의원님들께 어떻게 설득해야 할 지 걱정이네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구해야하고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글로벌 펀드에 1억불을 제공해서라도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고뇌를 반영해 번역한 것이다.

이런 품성과 격이 갖춰진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우려가 대통령 최 측근에게 한 은밀한 이야기로 지금처럼 우연하게 공개되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과 같은 분열과 갈등에 시달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들은 온 국민이 여의도 광장에 나서 야당을 압박해 대통령의 심려를 덜어주라고 촛불이라도 들고 일어섰을 것이다.

리더에게 실력은 필요조건이지만 품성은 리더의 충분조건이다. 시대를 통찰하는 전문적 역량으로 고유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은 실력이지만 이 솔루션을 국민들의 마음 속에 심어 국민들을 한 마음으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리더가 보유한 품성의 힘에 기인한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품성이 없고 전문성만 있다면 이 전문성을 중심으로 조직이 정치적으로 갈기갈기 찢어지는 사분오열의 분열을 경험한다. 요즈음은 작은 조직의 팀장급 리더들도 자신의 핵관에게 하는 말을 철저하게 가려서 한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소구하는 진실성과 진정성이 한 번 훼손되면 이를 복원하여 팀을 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더 큰 우려는 리더의 실력은 실력있는 사람을 주변에 두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일생을 통해 만들어지는 리더의 품성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한 번 만들어지면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실력은 AI나 로봇이 제공하는 애널리틱스 등으로 얼마든지 싸게 빌려쓰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품성은 주체의 문제여서 빌려쓰는 것자체가 불가능하다. 빌려쓰는데 성공했다면 스스로 다른 사람의 짝뚱임을 고백한 것이다.

윤대통령 사건처럼 우연한 기회에 품성의 잔고가 밝혀지기라도 하면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으로도 다시 채워넣기가 쉽지 않다. 특히 평소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자복하지 않는 리더들에게 우연한 기회에 잔고가 밝혀진다면 스스로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셈이다. 뻔히 사형선고가 우려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소위 핵관으로 불리는 측근들의 집단사고는 앞으로 더 큰 재앙을 예고할 수 있다.

야당대표도 한 때 자신의 가족에게 한 막말로 자신의 품성 잔고가 발칵되자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품성이 바뀌는 것은 쉽지 않지만 품성을 바꾸려는 리더십 여정에 사람들은 토를 달지 않고 열열한 응원을 보낸다. 품성 변화에는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여서 자신의 DNA를 완전히 환골탈퇴해내는 고통의 여정이 요구된다. 고통의 여정을 통해 새 사람으로 다시 온전하게 태어나겠다는 약속이다. 자신의 욕망만 생각하던 낡은 몸을 벗어버리고 남들의 고통도 품어 주는 새 사람이 되겠다는 약조다. 자신에 대한 근원적 변화를 위한 영웅의 여정을 가보겠다는 결기다. 이 여정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에 이런 고백을 한 리더가 포기하지 않도록 조건을 달지 않고 열열하게 응원하고 지지하고 지켜보는 것이다.

요즈음 진행되는 국회 국정감사를 보고 있자면 실력과 능력과 전문성도 있고 품성의 수준도 갖춘 진성리더급도 가끔 보이지만 대부분 국회의원의 국감언어를 지켜보고 있으면 아슬아슬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수준 낮은 전문성을 감추기 위해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을 서슴없이 퍼붓는다. 전문성도 떨어지고 품성도 없음을 전국민이 지켜보는 TV 앞에서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는 것임을 정작 본인만 깨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이고가 부풀려질대로 부풀려져서 터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국민들은 조마조마해가며 지켜보고 있다. 대부분이 언제든지 품성의 문제가 드러날 수 있는 가파른 비탈길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의 품격은 대통령이 대표하는 나라 시민들의 품격(신뢰, 정직, 성실)수준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다.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품격이 있는 민주시민이라는 것을 자신의 몸으로 지키고 증명해야 할 책무가 있다. 모든 개인이 국가를 대표해서 글로벌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에는 리더가 앞장서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품격의 수준을 높여주는 것만큼 더 큰 국익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