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1-26 08:28
[N.Learning] 책임과 책무는 어떻게 다른가? 표류하는 배 구하기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316  
책임과 책무는 어떻게 다른가?
표류하는 배 구하기
리더십에서 책임(Responsibility)은 리더에게 부과된 의무이고 책무(Accountability)는 구성원에게 부과된 의무이다. 책임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손해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런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혁신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책무는 구성원이 공유된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자신의 역할과 전문성으로 협업하고 있는지의 정도다. 구성원에게 목적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창안하고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문성을 갈고 닦고 있으며 다른 구성원의 역할과 전문성 수준과 레벨링 시키고 있는지를 질문했을 때 구성원의 응답이 책무다.
건강하게 돌아가는 조직에서는 설사 구성원이 책무를 다했음에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오는 고통을 구성원에게 전가하거나 꼬리자르기 하는대신 리더가 솔선수범해서 떠 맡는다. 리더는 이런 위험에 최종의 저지선이 되어 구성원이 책무를 다하다 추락할 때 감내해야 할 고통을 면제 시키고 구성원이 더욱 책무에 집중해가며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 리더가 책임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은 자신의 책무에 헌신한다. 번성하는 조직은 리더의 책임과 구성원의 책무 사이의 심리적 계약이 이행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저점 전략은 본인의 졸저 <100년 기업의 변화경영>에서 소개한 전략이다. 구성원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고통과 두려움을 리더가 나서서 솔선수범으로 감내하는 책임을 Bottom line strategy로 소개했다.
사람들이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포 때문이다. 변화하다가 실패할 경우 무한대로 추락해서 결국은 한 번 추락하면 절대로 다시 올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누구도 위험이 담보된 행동을 안 하게 되고 결국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지금 있는 것을 고육지책으로 지키다 큰 실패를 경험한다. 더 큰 것을 얻으려면 손을 펴야 함에도 손에 있는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다 기회를 놓친다. 이것이 바로 심리적 bottom line이 만들어내는 공포이다.
리더는 변화에서 실패할 경우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은 자신이 맡을 것이기 때문에 구성원은 책무에만 헌신하도록 격려한다. 책임에 솔선수범 희생하는 리더의 모습은 구성원이 맹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실패에 대한 심리적 추락저점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야기는 길을 가던 맹인이 겪는 고난에서 시작된다.
한 장님이 길을 가다 절벽으로 떨어졌다. 다행이 마지막 순간에 나무가지를 붙잡을 수 있어서 생명을 구했다. 다급한 마음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다급한 도움 요청에도 지나가던 행인들은 도와주기는 커녕 "손을 놓으세요"라고 외치고 그냥 지나간다. 또 다른 행인의 기척이 있어서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이 행인도 그냥 손을 놓으라고 소리치고 지나간다. 힘이 빠진 맹인은 그냥 손을 놓는다. 손을 놓으니 정말 기적같이 살아났다. 맹인이 천길 낭떨어지라고 믿었던 곳이 손만 놓으면 살 수 있는 땅 근처였다. 장님은 안도하는 마음에 "진작에 손을 놓으라고 하지"라고 자신에게 외친다. 앞이 보이지 않은 맹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손만 놓으면 살 수 있는 곳에 떨어질 것인 지를 알 방법이 없다. 떨어졌으면 다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하여 답이 보이지 않으면 모두가 심리적 맹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떨어지면 모두 낭떨어지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는 죽음 뿐이라고 단정한다. 떨어지는 기미가 점점 목을 조여오면 결국 죽음을 연상하고 공포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다 큰 사고를 당한다.
리더의 솔선수범하는 책임행동은 구성원에게 낭떨어지에 떨어져도 리더가 책임으로 그물망을 설치했기 때문에 저점으로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안전하다는 안정감을 제공한다. 리더가 책임으로 만들어낸 실제 저점은 심리적 저점으로 규정한 천길 낭떨어지보다는 훨씬 안전한 곳에 설정되어 있다. 책임지는 리더가 설정한 안전망의 그물이 있어서 구성원은 손을 놓으면 살 수 있는 실제 저점을 확인한다. 책임지는 리더가 설정한 안전망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하고 실제 손을 놓는 실험적인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리더의 저점전략이다. 공동체가 감내해야 하는 아픔을 솔선수범에 직시하고 감내할 수 있는 리더의 용기 때문에 생긴 기적이다. 책임은 도덕적 용기를 가진 리더만이 행사할 수 있다.
책임을 구성원에게 떠넘기고 꼬리짜르기 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어느 순간 난파선으로 전락한다. 조직이 난파선으로 전락하면 선원들은 각자도생으로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책임지지 않고 꼬리자르기 하거나 책임에 대해 동문서답하거나 두리뭉실 넘기는 리더가 주도하는 조직은 심리적 안정지대가 무너진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터 난파선이 되어 표류하고 있다. 국가의 리더가 해병대 채상병의 희생을 꼬리 자르기해 해병대를 각자도생을 위해 표류하는 난파선으로 만들었다. 난파선이 된 해병대에서는 어느 병사도 나라를 지키는 책무를 위해 절대로 자신을 무모하게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귀신잡는 무적해병이 당나라 군대가 된 셈이다. 국가의 리더는 해병대 뿐 아니라 자기 가족과 카르텔 세력을 지키기 위해 꼬리 자르기를 일상적으로 행사해 대한민국 호를 난파시키고 있다. 이들은 실제 배가 침물하면 세월호 선장처럼 먼저 배를 버리고 떠날 것이다.
공동체의 아픔에 대해 책임지는 도적적 용기를 가진 리더를 리더로 모시고 있는 조직은 구성원들이 가끔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겠지만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안다. 리더는 자신의 사명과 목적을 위해 책무에 최선을 다한다. 구성원은 실제로 떨어지는 저점은 심리적 낭떨어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믿는다. 역으로 책임을 꼬리자르기 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은 책무에 헌신하지 않는다. 책무에 헌신하다 실패하면 자신만 심리적 낭떨어지에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공포 때문에 모든 일에 최소한의 행동으로 계산기를 두드린다.
책임지는 리더의 존재는 조직이 번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Bottom Line이다. 책임지는 리더에 의해 공포를 유발하는 심리적 저점과 구별된 실제 저점에 쳐져 있는 그물을 확인하는 순간 사람들은 공포를 극복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만끽하면 손을 놓는 과감한 실험을 해서 문제를 극복한다. 이런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조직이 정한 공동선을 위한 목적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과 전문성으로 다른 구성원과 협업하는 책무에 모두가 헌신한다. 이런 조직이 임무형 조직으로 번성하는 이유는 책임지려는 리더의 용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것은 도덕적 용기가 있는 리더를 길러내는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다. 파이프라인에 구멍이 생기고 작동하지 않음을 간과하는 사이에 겉만 화려하고 책임질 용기조차 없는 유사 리더가 리더십의 자리들을 장악했다. 나라와 사회가 이들에 의해 각자도생의 혈투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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