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호수 위를 달리는 광인인가?
허수아비 프래임 전략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이 실체가 없는 경고였음 설득하기 위해 "마치 어두운 밤에 호수에 떠 있는 달을 실제 달이라고 믿고 잡으러 달려 나가다 물이 빠지는 미친 사람"이라는 일제 시대의 판결문을 인용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세력을 호수에 떠 있는 달 그림자처럼 실체가 없는 것을 찾아다니는 광인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 멋진 비유에 현혹되어 비유에 전제된 가정의 진실을 따져보지 않고 그냥 사실로 받아들이면 윤석열이 친 허수아비 프레임 전략(Strawman Strategy)의 먹잇감이 된다.
허수아비
프레임 전략이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상대를 가상의 허수아비로 비유해가며 악마화된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고 이 가짜 허수아비를 공격해서 무너트는데 세를 동원해 자신의 입지를 키우는 못된 정치가들이 쓰는 전형적 전략이다. 이런 공격을 피하기 이해 "누구를 허수아비로 아냐?"라는 질문을 일상적으로 던지지만 생각보다 허수아비 전략은 고도로 기획되어 실행되기 때문에 실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허수아비는 실체가 보이는 것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보다는 상대를 악마화 시키기 위해 비유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냥 멋진 비유에 속아서 비유의 전제가정을 따지지 않고 받아들여 가며 상대를 허수아비로 악마화하고 허수아비를 무너트리는 사람을 영웅시하는 고도의 가스라이팅의 희생자가 된다.
박정희 정권시절 대학교를 다녔던 본인은 매년마다 이런 허수아비 전략으로 육체적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 박정권은 군사쿠테타로 세운 허약한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한강변에서 생일잔치를 벌이는 김일성"을 허수아비로 세웠다. "올해는 김일성이 남침해서 한강 백사장에서 생일잔치를 벌린다"라는 소문을 퍼트렸다. 국민들의 관심을 외부의 허수아비 적을 만들어 돌렸다. 생일 파티를 하는 김일성이라는 허수아비를 공격하는데 동참하지 않는 모든 세력은 반공에 반대하는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이들은 김일성과 같은 급으로 악마화되어 옥고를 치뤄야했다. 매년 같은 거짓 루머가 돌았으나 국민들은 어느 시점부터 허수아비의 존재를 실제로 믿었다. 이 암울했던 시대의 반공 허수아비 망령이 21세기 대한민국 백주대낮에 다시 부활해 활개치고 있다.
전광훈이 주장하는 좌파 간첩도 박정희 정권이 사용했던 허수아비 전략의 일환이고 세계로 교회의 손현보가 주장하는 동성애도 허수아비다. 목적은 이런 대상을 허수아비로 세워 놓고 추종자들이 이런 허수아비를 악마화 가며 무너트리는 소영웅적 쾌감을 맛보게 함을 통해 자신들을 우상화시키고 정치적 세를 결집하는 전략이다. 약자와 더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긍휼과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목회자가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되는 사악한 정치적 행위다. 내가 전광훈과 손현보를 목사로 보지 않는 이유다.
실체 없는 호수 위 달 그림자를 쫓는 사람들은 윤석열이 세운 허수아비다. 자신이 먼저 비유를 시작했기 때문에 계엄반대자들을 달 그림자를 쫓는 사람들이라고 프래임에 가두어 놓고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이들 눈에 보이는 것일 뿐이고 계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신인도 상실을 계산하면 수백조에 달한다. 계엄은 무너지기 직전에 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결정타를 보낸 것이다.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화려한 말 잔치에 넘어가지 않는다. 실제 달 그림자를 쫓는 비현실적인 사람들이 윤석열과 계엄주동세력이라는 것을 안다. 심지어 이들은 계몽의 대상이 자신들임에도 국민들을 계몽시켜야 할 개 돼지로 삼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명태균 사태에 대해 조사를 맡고 있는 창원지검장은 명태균 사태를 솜사탕에 비유했다. 초록동색이다. 현실적 증거를 무시하고 이런 비유를 통해 사태를 희석시키는 시도는 마찬가지로 허수아비 전략이다. 검사들이 증거에 기반해 실체를 엄정하게 조사하지 않고 이런 비유를 내세운다는 것은 스스로가 호수 위의 달그림자를 쫓는 모습을 노출한 것이다. 약자에 대한 긍휼감과 공의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비유를 동원하는 행위는 모두 자신의 영달과 보신을 위한 정치적 전략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한 나라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이런 이원론에 근거한 허수아비 전략이나 프래임 전쟁을 통해 경쟁자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신들을 강하게 만드는 스파링 파트너로 생각하는 협치 정치가 절실하다. 이들이 진성리더의 근원적 변화전략인 급진거북이(잉걸북스 2024)의 스파링 파트너 전략을 학습할 수 있게 책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