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지사가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박 대통령이)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한 발언에 대해 논란이 거세다.
진짜 선한의지가 있었다면 이 선한의지가 법과 제도에 의해서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켰어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유사리더들이 무서운 것은 탐욕스러운 짓을 하는 와중에 발칵될 경우 사람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해 선한의지를 가지고 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됬다고 발뺌해가며 선한의지 가면을 쓰고 끝까지 연기한다는 점이다.
선한의지가 인정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드를 내리는 사람들 뿐이다. 자신의 잘못을 허심탄회하게 인정할 때만 선한의지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한 가지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법과 변호사를 이용해 버티는 상황에서 선한의지는 자기변명이고 살아남기 위한 연기일 뿐이다.
이번 발언을 보면 안희정지사도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범행이 선한의지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는 것이라는 지속적 자기변명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결국 범인의 말에 동조하게 되는 인질효과에 걸려들었다는 느낌이다. 인질의 연기와 주장에 동조한다는 것은 안지사가 평범한 범부들처럼 착한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시그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시그널 이면에는 안지사가 옭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사리분별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의심케 한다.
안희정지사가 양심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의 선한의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칸트를 다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번 발언은 선한의지를 제대로 분별해낼 수 있는 안목이 없어 보이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발언으로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아니면 칸트는 알고 있는데 단지 표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한 유사정치가의 길로 들어선 것일까? 내가 보기에 지금의 안지사는 유사정치가는 아닌 것같고 철학은 공부했으나 철학을 모르는 유사철학자처럼 보인다.
제대로된 정치가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렵고 험난한 길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