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1-13 16:38
[N.Learning] 변화 챔피언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5,128  
 

3. 변화 챔피언

     우리가 역할모형으로 삼고 있는 변화 챔피언은 어떤 사람인가? 과학자인가? 예술가인가? 혹은 관리자인가? 리더인가? 과학과 예술로써의 변화, 변화리더와 변화관리자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이번 장에서는 이들 간의 차이와 공통점을 생각해 보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모두가 지향하고 있는 변화챔피언의 역할모형을 도출해 보기로 한다.1)


종단적 변화의 유형


     변화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과학의 도움이 필요 더 필요한지 예술적 시각이 안목이 더 필요한 것인지 혹은 변화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관리자가 더 적절한 것인지는 시대에 따른 변화의 지배적인 속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아래 그림 <3-1>에서도 보이는 바와 같이 60년대 70년대의 변화의 유형은 『점진적 변화 (gradual change)』로 특징 지워질 수 있는데 이때의 변화는 변화의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고 또한 미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는 과거의 변화의 패턴을 기반으로 정확하게 예측가능한 선형적 변화의 시대였다. 굳이 과학의 힘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축적된 과거의 변화에 대한 경험을 종합해 보면 변화와 관련해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도 별로 없었다. 한 마디로 이 당시의 조직들이나 개인들은 별다른 변화에 대한 돌출변수가 없어서 자신들만 잘 열심히 한다면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 특별한 문제없이 어느 정도는 수준 있는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었다. 이 당시에는 행동과학으로 무장을 한 컨설턴트들이 환경에서 오는 변화의 근본적 문제보다는 조직의 일하는 기본적 터전인 팀과 관련한 다양한 내재적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조직개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80년대에서 90년대까지는 『급속한 변화 (rapid change)』의 시대로 점진적 변화와의 차이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변화의 양과 폭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점이다. 정보화 시대를 이끌고 있는 컴퓨터 사양의 진화속도와 더불어 정보처리 능력이 급격히 개선되기 시작했고 변화의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속도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래의 변화는 과거의 변화를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예측가능한 선형적 변화라는 점에서 점진적 변화와 쾌를 같이한다.

    이에 반해서 90년대 후반에서 21세기를 넘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는 『롤러코스트 변화』로 특징지어 질 수 있다.


기존의 변화와 다른 점은 전혀 변화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비선형적 변화라는 점이다. 롤러코스트 변화의 특징은 경기의 상승과 하강을 기점으로 꼭짓점과 계곡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기업이나 개인들이 경기가 하강하는 시점에서 죽음의 계곡을 성공적으로 건너지 못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지구상에서 소멸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급속한 변화나 점진적 변화의 시대에 변화담당자는 행동과학으로 무장하여 과거의 변화패턴을 잘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따라서 변화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이들에게 요구되던 모범적인 역할은 과학적 변화관리자였다. 이런 변화유형이 지배적 변화를 구성할 경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만의 고유한 변화모형을 만들어서 변화를 앞서서 주도하는 혁신적 변화리더는 사치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일반에게도 좋은 관행으로 정당화 될 수 없었다. 오히려 많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몇몇 선두주자가 새로운 프랙티스를 만들어서 성공시킬 때까지 기다렸다 이들을 채택함으로 선두주자가 써야하는 위험부담율과 실험비용을 절감하는 것들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규정하였다. 모범적 변화담당자는 변화를 실험하고 앞서서 이끄는 리더라기보다는 지금의 관행들을 잘 관리하여 예측가능하고 통제 가능하게 하는 관리자의 역할이 요구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의 베스트 프랙티스였던 『선두주자 따라 하기 전략』은 21세기 변화의 특징인 롤러코스트 변화 시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선두주자가 설정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일종의 유행을 따라 잡는 것인데 이 전략은 경기가 상승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경기가 하강곡선으로 치닫기 시작하면 문제가 된다. 평소 남들의 것을 따라만 하던 기업이나 개인은 평소 최소한의 기초체력을 유지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제일 먼저 계곡으로 추락하게 된다. 롤러코스트 변화시대에 살아남는 기업들은 경기가 상투를 잡기 직전 충분히 변화를 위한 재원과 자원이 여력이 있을 때 미래의 변화를 준비하고 앞으로 있을 계곡을 건널 다리를 마련하는 변화의 리더가 되도록 요구된다.2) 

    한 마디로 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 롤러코스트 변화기에는 경기곡선의 상투에 이르기 전에 변화를 시작한 리더들이 후발주자들에 비해서 살아남을 확률이 몇 배 높다 (Hirshman, 1980). 그 이유로는 우선 변화의 선두주자가 된 리더들은 재정적으로나 자원 면에서 변화를 실험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거칠 여유가 있다. 또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선두주자가 시장이나 기술동향의 모범을 세우고 뒤따라오는 경쟁자에게 자신의 변화의 방향이나 설정한 모범을 표준으로 강요할 수 있어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변화의 선두주자들은 앞으로 변화될 새로운 환경에 구성원들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반면 늦게 유행을 따라하는 기업이나 개인들은 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즉 시간, 자금. 인력, 명성 등을 확보하기가 힘들다.

    롤러코스트 변화 시대의 성공적 변화를 일궈낸 조직이나 개인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 역량들을 가지지 있다. 첫째 성공적 변화에 대한 모범답안이 되는 범례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 예측할 수 없으므로 누구든 먼저 나서서 불확실한 환경에 대해서 의미 있는 해석을 만들어 내고 이를 기반으로 불확실성의 망망대해에 자신 있게 속에 몸을 던져 성공적 범례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둘째는 자원과 재원이 풍부할 때 변화에 대한 실험을 시작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리더십 안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리더에게도 경기가 좋을 때 앞으로 있을 위기를 예측하고 이에 대해서 설파시키는 일은 쉬운 일도 나서서 하고 싶은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을 설득시켜 죽음의 계곡에 다리를 만드는 일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미래에 올 위기의 징후들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과학적 자료들을 기반으로 한 설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성공적으로 다리를 건넜을 경우 도달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들이 존재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설파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과학자의 역할이, 이들에게 미래에 도달할 목적지와 이에 이를 다리에 대해나 구체적이고 생생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예술가의 통찰이, 또한 이들의 마음을 사서 다리와 미래의 집을 같이 건설하는데 동참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리더의 열정이 요구되어진다. 한 마디로 롤러코스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과학자, 예술가, 리더의 역량 모두가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현재의 유행과 미래의 트렌드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유행을 따라가는 기업이나 개인은 불확실하고 무정형적인 롤러코스트의 라인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게 된다. 이들은 롤러코스트의 상승라인을 타고 있을 때는 경기를 최대한 만끽하고 경기가 어려울 때는 다 같이 망하는 것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인다. 트렌드를 읽는 사람들은 그림에서처럼 변화의 패턴을 포괄할 수 있는 두 개의 수평적 직선을 롤러코스의 라인의 상하에 넣어 밴드를 만들어 이 밴드의 변화추세를 해석한다. 이 같은 해석을 통해 이들은 기존의 무정형적 롤러코스트 변화를 두 평행선이 이끄는 선형적 변화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밴드를 구성하여 큰 변화의 줄기를 찾아내는 것이 유행과 대비되는 트렌드 읽기이다.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넓은 의미로 롤러코스트 변화도 선형적 변화로 계획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된다. 물론 유행만을 따라서 롤러코스트 위의 여행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추세를 읽을 수 있는 행운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횡단적 변화의 유형들


    앞에서는 변화의 속도와 범위, 예측가능성을 기반으로 변화의 유형을 분류했다면 이번에는 변화의 원인이 어디에서 생기는지 변화의 범위가 어느 정도나 근원적인지에 따라서 아래 표 <3-1>과 같이 네 가지 횡단적 변화의 유형을 구획해 보고 이것을 기반으로 바람직한 변화 챔피언의 역할에 대해서 고찰해 보기로 하자.


   

    <3-1> 표에서 내생적 변화는 변화를 주도하는 원인이 조직이나 개인 안에서 생기는 경우이고 외생적 변화는 변화의 원인이 환경에서 들어오는 경우이다. 변화의 정도가 변화 당사자의 DNA나 정체성까지도 바꾸어야 해결할 수 있는 변화는 이차적 변화이고 이와 같은 것을 건드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변화는 일차적 변화이다. 첫 번째 유형인 개선의 경우는 조직 내부나 팀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갈등 등의 문제가 생겼거나 적절한 팀워크가 형성되지 못해 내적과정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내적과정손실의 원인을 파악하여 조직을 보다 나은 상태로 개발하는 전통적 조직개발의 영역의 변화의 핵심적 영역에 해당한다. 진화적 변화는 업계의 기술적 추이나 고객의 요구의 패러다임이 변화했을 경우 이를 수용하는 변화이다. 이와 같은 수용이 기존 기술적 탬플레이트를 교체하거나 경영의 패러다임을 업그레이드 할 것을 요구할지언정 이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조직의 DNA를 바꿀 필요는 없는 변화이다. 기업들이 업계의 표준인 식스시그마를 하거나 TQM,  ERP, Web 2.0 등을 수용하여 조직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변화는 이 부류의 변화에 속한다. 혁명적 변화는 당사자에게 가장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변화이다. 상당기간 변화의 주도권을 놓쳐서 다른 회사에 합병될 운명에 처해 있거나 이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서 조만간 업계에서 사라져 버릴 상황에 처한 경우이다. 더 이상 혼자의 힘으로 기사회생이 불가능한 삶아 죽은 개구리의 운명을 예측해 주는 변화이다. 마지막의 변화유형이 변화챔피언이 가장 자랑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변혁적 변화이다. 변혁적 변화는 환경의 변화를 미리 예측해 자신의 DNA까지 스스로 바꾸어 가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경쟁자와 고객에게 자신만의 표준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는 변화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건축하는 일은 변화챔피언의 예술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고 이를 구성원에게 설파하여 이들과 같이 구현하는 능력은 리더십의 능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구성원 모두가 합심하여 변혁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은 어느 경쟁사도 쉽게 하루아침에 베낄 수 있는 역량은 아니다. 자부심과 자신감의 원천인 변화챔피언의 예술가와 리더로써의 능력은 조직을 넘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벌거숭이 임금님의 변화전략을 넘어서서


    우화에 등장하는 벌거숭이 임금님은 유행을 아주 좋아하는 임금님이다. 이 임금님의 유행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던 신하들은 임금님을 벌거벗겨놓고 최첨단 유행의 옷을 입고 있다고 사기를 친다. 이를 믿고 자랑스럽게 거리를 활보하던 임금님을 본 아이들이 임금님을 보고 놀라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소리치게 된다. 이 우화의 이야기는 유행을 쫒아서 변화를 치장하는 우리 내들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 많은 기업이나 개인들이 나름대로 변화에 대해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 스스로가 자신에 맞는 옷을 만들어 본 경험을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반대로 어떤 새로운 변화에 대한 묘안이나 대책을 찾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나 조직이 던지는 통상적 질문은 이런 혁신과 변화의 방법이 업계에서 다른 기업에 의해서 검증된 방법인지이다. 또한 Six Sigma던 TQM이던 ERP던, 팀이던지, 새롭게 유행을 타는 관행을 경쟁사가 도입했다면 이것이 이들에게 맞는 옷인지는 불문하고 일단 도입하고 본다.

    개인의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젊은이들이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소위 말하는 스팩 만들기에 몰입하기는 하지만 이 스팩이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전문성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신만의 경력이나 자신이 입사하기를 원하는 특정한 회사에 제대로 맞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이 이 스택을 기르기 위해서 노력하는지가 이 자신도 스팩 만들기에 몰입할 것인지의 잣대가 된다. 자신을 스스로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만드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벌거숭이 임금님 변화전략은 환경에서 오는 변화가 미미하고 미래의 변화의 추세가 예측가능한 시기인 점진적 변화 (gradual change)나 80년대 90년대의 급속한 변화 (rapid change) 시대에 맞는 전략이지 롤러코스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개인과 우리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변화 챔피언들이 택해야 할 전략은 아니다. 지금처럼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새로운 변화의 표준이 먼저 변화에 성공한 사람들에 의해서 설정되고 강요될 수 있을 때 단순이 이들 리더의 전략을 따라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영원한 이류로 몰아넣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설정한 프랙티스의 정당성을 다른 이류들이 얼마나 따라 하는 지에서 찾고 싶어 하는 일류들이 음모에 낚인 경우이다.

   변화챔피언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지금까지 자신의 변화전략이 벌거숭이 임금님인지 아니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자신도 모르게 벌거숭이 임금님 전략을 따르고 있었다면 유행을 따르는 것이 정당성의 기반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만의 변화 대본을 다시 쓰는 영웅적 여행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유행을 뛰어 넘어 변화의 큰 흐름인 트렌드 속에 자신만이 잘 할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재발견하여 자신에게는 빵의 역할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금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변화의 대본을 준비되어야 한다. 변화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유행을 따라다니는 이류가 아니라 유행을 창출하여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예술가와 리더의 자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변화 챔피언의 역할이 미래를 창출하는 예술가의 역할과 이를 현실로 구현하는 리더의 역할에 기반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변화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하는 데 뛰어난 역량을 소유한 변화 마스터의 역할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변화 마스터는 변화문제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이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이미 이루어진 변화를 관리하고 루틴으로 만들어 낼 수 변화관리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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