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92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최근 3개월 동안 회사생활 가운데 가장 화가나는 순간으로 꼽힌 것을 보면, 1위가 ‘입으로 일하는 동료를 볼때’(24.3%)가 꼽혔다. 또한 ‘내 기획서, 내 성과가 상사 이름으로 올라갈 때’(18.4%)와 "회식 가서 가장 싼 메뉴를 시키는 상사를 볼 때’(6.9%)도 직장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와 있다.
말로 일하는 동료의 문제는 이 개인에게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스토리가 서로 어긋나 있고 자신이 자신이 파놓은 개인동굴에 갇혀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하의 성과를 빼앗는 상사는 부하를 존재론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출세의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회식가서 싼 메뉴만 고집하는 상사는 자신 혼자 먹을 때는 비싸고 몸에 좋은 것만 고집하기 때문에 가장 이기적인 상사의 징표다. 상사던 동료던 구성원들이 회사의 여유자원을 이용해 자신의 이기심을 먼저 챙기는 경우이다. 이런 개인들로 회사가 구성되어 있다면 회사는 모래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는 회사가 공짜로 제공해주는 식사, 헬스클럽, 의료혜택, 휴양시설, 유아원 등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최고의 복지는 동료와 상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회사의 분위기이다. 회사를 이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직면담을 연구해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지가 아무리 뛰어나도 자신들이 회사를 이직하는 이유는 복지혜택이보다는 상사나 동료들과의 관계를 거론한다. 회사의 본질은 개인이 일하는 곳이 아니라 동료 상사와 같이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음 편하게 놀 수 있는 놀이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회사란 친목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놀이터로 만든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제대로 된 회사란 구성원들이 회사가 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협업하는 분위기가 작동하는 곳을 의미한다. 협동은 회사의 필요조건이지만 협업은 제대로 된 회사의 충분조건이다. 협동은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거래를 의미하지만 협업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가 가진 장점을 기여하는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한다. 협업이 사라진 협동만을 강조한다면 조직은 자신의 이해를 교환하기 위해 힘쎈 사람 중심으로 끼리끼리만 뭉치는 정치집단으로 변모한다. 협동을 넘어 협업을 의해서는 개인을 넘어 서로를 묶어주는 목적이 필수적이다. 이런 협업의 성공을 통해 동료애를 축척하고 이 동료애가 강해질수록 자신의 전문성도 높아질 수 있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회사이다. 이 높아진 전문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직을 해도 시장에서 더 높은 몸값으로 다시 채용될 수 있다면 사실 최고의 복지혜택을 받은 셈이다.
#협동이_아니라_협업
#목적이_구심점이_되는_회사
#협동은_조직을_정치화한다
이런 개념이 바로 그냥 놀이터가 아닌 <전문가들의 놀이터>이다. 전문가들의 놀이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조직이 실현시키려는 목적이 분명해서 이것을 구심점으로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결국 전문가의 놀이터를 제공해 최고의 동료들과 일하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이다. 전문가들의 놀이터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협업하게 만들 수 있는 중개자이자 구심점인 회사의 목적이다.
목적에 대한 헌신이 없는 회사는 복지를 채우기 위해 반드시 비싼 돈을 들여 복지혜택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비싸게 회사를 운영하는 회사가 이 비용을 감당해가며 최고가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다. 최고는 차지하고 회사를 목적을 잃어버린 공무원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