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우위와 존재우위의 직조
카피 불가능한 차별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이를 구현해야 한다. 경영전략에서 가르치는 차이는 가격의 차이나 품질의 차이를 통해 구현되는 것으로 가르친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차이를 보이는 가성비가 지금까지 경영전략에 최종적으로 도달한 차이이다.
하지만 백년기업을 달성한 기업들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이들은 경영전략에서 가르치는 가격과 품질에 대한 차이만으로 번성을 유지해오지는 않았다. 가격과 품질을 넘어서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특별하게 느끼는 차별적 체험을 제공함을 통해 100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유한 것이다. 가격과 품질의 차이를 넘어서 이 제품과 이 서비스를 통해서 느끼는 특별하게 환대 받았다는 차별적 체험이 이들 백년기업 차별화의 본질이다. 특별하게 환대받았다는 차별적 가치 체험은 가격이나 품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신성한 차이를 만들었다. 결국 백년기업이 지속가능성의 비밀은 품질과 가격을 넘어서 차별적 체험을 통해서 전달된 거룩한 차이이다.
가격과 품질로 초격차를 누리자는 전략은 경쟁우위 전략이라고 칭하는 반면 가격과 품질은 기본이고 이 기본을 넘어서 거룩한 체험을 전달할 수 있는지의 차이는 <존재우위>라고 칭한다. 백년기업들이 사용한 전략은 경쟁우위를 날줄로 존재우위를 씨줄로 자신들만의 태피스트리를 만들어내는 차이를 통해서다. 이들은 경쟁우위는 기업의 기본으로 달성하고 여기에 자신만의 존재우위라는 차별적 체험을 만들어낸 회사들이다.
경쟁우위란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분석하고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서 나의 강점을 통해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가는 전략이다. 경쟁우위란 나의 존재의미를 실현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모두 경쟁자로 취급하는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길이 없다. 이런 문제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역량이 작동되는 조건 하에서만 남들에 비해 자신감을 느낄 것이다.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개인이던 기업이던 조건적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변화가 상수가 된 세상에서 경쟁우위의 시효는 짧아지는 것을 넘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경쟁우위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누구든 모래수렁을 헤어나지 못한다. 경쟁우위에 승부를 걸어서 1등이 되거나 2등이 되어도 이들의 영광은 세상의 토양을 산성화 시킨 주범으로 몰려 유지되지 못한다.
경쟁우위와 대비되는 존재우위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공동체의 번성을 위해 어떻게 차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의 거룩함의 문제이다. 내가 이 세상이나 이 조직을 다녀갔기 때문에 이 세상이나 조직이 더 좋고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남들과 다른 차별적 기여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존재우위이다. 존재우위는 나를 통해 세상에 더 나은 변화라는 차이를 생성해내는 거룩의 관점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 세상을 다녀갔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따뜻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바뀌었는지의 거룩함의 차이를 만들었는지가 존재우위이다.
존재우위 전략에서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굳이 자신의 몸으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이 이유를 실현시켜 더 나은 신성한 차이를 만드는 전략이다.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태어난 텅 빈 형식에 불과한 존재의 빈 배에 삶의 이유와 목적을 실현시켜 채워서 존재의 무게(존재감)를 온전하게 늘리는 전략이 존재우위 전략이다.
경쟁우위 수준에서의 초격차 차별화는 다른 추격자가 쉽게 카피해서 따라잡을 수 있는 대상이 되지만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차별화는 역설적으로 따라오는 사람들이 카피할 수록 격차가 더 벌어진다. 우리가 존재우위에 기반한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해야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