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모형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해나가는데 도움을 주게되는 마음속의 내비게이션이다. 이 내비게이션은 우리가 불확실한 세상에 직면하여 세상을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어서 엉성하고 결점으로 가득 차있다. 세상에 대한 개인적 가정을 세우고 이를 구먹구구식으로 검증해서 만들어진 모형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이 정신모형을 보다 완벽하게 고쳐나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공부나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이 모형을 수정해 나간다.
정신모형은 우리 머릿속에 세상을 이해하고 인도해주는 지도인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내비게이션은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 내비게이션이 충분히 업데이트가 되어 있을 경우는 이 내비게이션 때문에 모르는 길도 찾아서 여행을 할 수가 있다.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해 주는 역할이다. 그러나 평소 공부를 게을리 해서 이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이 내비게이션은 우리를 가두는 감옥으로 변화한다. 10년 전에 만들어진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서울거리를 찾아 나섰다고 가정해보자. 나가는 족족 사고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몇 번의 사고를 경험하면 우리는 우리의 내비게이션을 손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세상을 탓하기 시작한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어서 밖으로 자주 나돌면 사고를 당하게 되니 안전한 내비게이션 속에 머물러야 한다고 경고한다. 내비게이션이 맞아 떨어지는 길만을 찾아다니고 사고가 났던 길은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차츰 차츰 내비게이션의 감옥 속에 숨어들게 되지만 자신은 이 감옥에 갇혀서 지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 간수가 되어 내비게이션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니까 비록 감옥이라 할지라도 안전하게 안에 머무는 것이 낫다고 다짐한다. 세상과의 소통이 점점 단절되고 세상으로부터 잊히게 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SBS SOS에서 방영되던 노예시리즈의 사람으로 잊혀져가지만 사람들도 내가 갇혀져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더 이상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다. 우리의 정신모형은 내비게이션이 되어서 우리가 이를 충분히 업데이트 해 줄 경우 할 수 없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는 반면 오랫동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을 경우 우리를 감옥에 가두는 일을 하게 된다.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감옥에 갇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위험한 세상을 탓하고 오히려 자신의 정신모형을 보호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게 된다. 자신의 정신모형을 방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방호기제라고 한다. 정신모형 속에 갇혀가는 자신의 모습은 여러 가지 징후를 통해 드러난다. 첫째가 공 테이프 도는 현상이다. 우리가 술에 만취해서 정신을 놓을 경우 했던 말을 반복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와 비슷한 공 테이프 현상이 실생활에서도 일어나게 된다. 꼭 치매 걸린 노인처럼 방금했던 말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말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정작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같은 말의 반복이다. 특히 반복되는 내용은 현재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사에 대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왕년에 한창 잘 나갈 때는 어땠다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뒷담화가 늘어나는 현상이 생긴다. 이는 세상과의 피드백이 끊어졌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정신모형의 충분히 업데이트 되어 있을 경우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게 된다. 심지어는 본인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의 눈이 반짝일 정도이다. 그러나 정신모형의 유용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지루해진다.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힌 사람이 상사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결국 부하들은 끊어진 피드백을 한탄해가며 자기들끼리 모여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결국 뒷담화는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힌 사람이 자신이 갇히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생긴 파생물이다. 셋째,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상대가 친구나 동료가 잘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극도로 불안을 느껴 상대의 성공을 본인도 모르게 폄하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전에 자신은 친구가 좋은 일이 있을 경우는 먼저 나서서 축하도 해주고 점심도 사고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친구의 성공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폄하한다. 상대는 계속 변화하여 성공하고 있는데 본인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결국 이와 같은 현상은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성공과 변화에 대해서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으로까지 변화한다. 넷째로 정신모형이 오랫동안 업데이트 되지 못했을 경우 실수가 생기게 된다. 세상의 모든 실수는 정신모형이 세상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정신모형과 세상과의 틈새는 극단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것에서부터 점점 큰 실수로 번져간다. 정신모형의 문제는 안하던 작은 소소한 실수를 만들어 낸다. 2-3년 전에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던 작지만 황당한 실수가 늘어가게 된다. 정신모형의 유용성이 떨어지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생기 필연적 현상이다.
이와 같은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혀가는 징후들에 대해서 장본인은 절대로 자신의 정신모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신모형을 적극적으로 방호하고 심지어 자신의 정신모형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적할 경우 문제의 원인을 이 사람에게 전가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이 변명이나 구실로 나타난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변명이나 구실이나 이유가 늘어난다면 이는 장본인이 정신모형의 감옥에 자신은 갇혀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방호하는 행동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정신모형을 방호하고 자신의 그 감옥 속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현상을 방호기제 defensive routine이라고 한다.
진성리더들은 이와 같은 정신모형 속에 갇혀가는 현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균형 잡힌 정보처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균형 잡힌 정보처리를 위해서 진성리더가 염두에 두고 있는 사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진성리더는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용하고 있다. 즉 인간은 과거를 통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주변상황을 둘러봐가며 배우기도하고 미래의 상태를 염두에 두고 배우기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를 통해서 배우기 위해서 모범적인 사례가 있은 지를 끊임없이 스캐닝하고, 미래를 통해서 배우기 위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모습을 설정하고 이 모습과 현재의 모습간의 간극을 통해서 배우기도 한다. 과거의 미천한 자신을 구하기 위한 영웅의 모습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정하고 배우기도 한다. 진성리더의 시간여행은 리더가 과거의 성공의 덫에 고착되어 갇히는 것을 막아준다.
둘째로, 진성리더들은 정신모형이 현재의 속성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에 대해서 현실적 낙관주의 자세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견지하고 있다. 현실적 낙관론의 반대는 맹목적 낙관론이다. 맹목적 낙관론자들은 근거 없는 낙관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다. 자신은 재수가 엄청 좋은 사람이어서 세상의 모든 불행은 다른 사람을 거치고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정신모형이 자신의 능력을 과장해서 포장하는 속성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반면 진성리더들은 현실적 낙관주의자의 자세로 정보를 균형 잡히게 처리한다. 어떤 사람이 문제를 덮어 버리기 위해서 구더기 위에 바위를 덮어 놓았다 하더라도 현실적 낙관론자들은 이 바위를 들춰내 구더기를 직시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문제에 대한 낙관적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현실을 긍정적으로 과장해서 문제를 감추기보다는 이를 직시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셋째로, 진성리더들은 주변에 주요한 구성원들을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로 생각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정신모형의 속성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가장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의 행동을 보고 들어온 주요한 주변 사람들이다. 이점을 들어 쿨리 Cooley는 주변 사람들은 자신의 가장 좋은 거울 looking class self이라는 사실을 주창했다. 진성리더들은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거울로 삼아 자신의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정신모형에 갇힐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피드백 받는다. 또한 이들은 평소에 주변사람들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해줌에 의해서 이들의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놓은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넷째, 진성리더들은 균형 잡힌 정보처리를 위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에 노출시킨다.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상황에 노출시킴에 의해서 자신을 옥죄고 있던 정신모형 밖으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한다. 정신모형 밖의 세상으로 탈출해서 밖에서 자신의 정신모형을 다시 뒤집어 반성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자신의 정신모형 밖으로 탈출해서 새로운 자극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대표적인 방법이 여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의 마술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을 경우 홀연히 여행을 하고 나면 심각히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상당부분 풀려있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고백한다. 정신모형의 밖에서 벗어나서 정신모형의 문제점을 관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아인슈타인은 모든 문제는 문제가 야기된 같은 수준에서는 풀 수 없다고 천명한다. 결국 정신모형에서 자유롭게 벗어나서 다른 수준에서 정신모형을 관조할 수 있게 된 것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