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17 01:56
[N.Learning] 진성조직의 CEO: 구성원들의 마음에 열정의 발전소를 지어주는 건축사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3,172  

조직이든 사람이든 최고의 성장은 삼원학습의 성장이다. 삼원학습은 과거의 정신모형이 정신모형 1과 미래의 정신모형인 정신모형 2와의 의도적 충돌을 통해 둘 간의 갭을 줄이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정신모형은 조직과 인간이 상황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신적 내비게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나 조직의 내비게이션은 과거의 사건들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해서 현재를 읽는 맵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조직이나 인간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들은 시시각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과거에 만들어진 내비게이션은 그 유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비게이션이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상황을 예측해서 행동할 경우 실수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사람이나 조직이나 모든 실수는 내비게이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실수를 할 경우 이 내비게이션의 유용성을 탓하기 보다는 이 내비게이션에 대한 믿음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0년 전에 만들어진 과거의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서울거리를 찾아 나섰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은 얼마 가지 않아서 각종 사고를 당할 것을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사고를 당한 사람은 은연 중 자신의 내비게이션이 낡았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세상을 비난하는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위험하니까 함부로 나 다니면 안 된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검증결과 사고가 나지 않은 길로만 행보를 줄여나갈 것이다. 문제는 서울거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맞았다고 생각했던 길들도 점점 사라져 버린다. 이와 같은 형국이 되면 이 사람은 결국 자신의 내비게이션의 감옥에 갇혀서 살고 있음에도 자신만은 그 사실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내비게이션을 갇혀 있다고 주장하면 아니라고 주장하고 그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또한 자기 자신에게는 끊임없이 암시를 보냈다. 비록 감옥이라 하더라도 여기가 안전하다고.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간수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자기가 갇혀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정 안하고 이를 부인하는 행동을 방어적 루틴 defensive routine이라고 한다. 대표적 방어적 루틴은 요구된 행동을 하지 못한 것에 변명과 구실을 늘어놓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낡은 정신모형을 가지고 현재를 살고 있다면 조직도 조직의 정신모형에 갇히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구성원들은 집단적으로 간수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하면 구성원 중 하나가 그것은 우리 회사의 정서와는 안 맞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떡인다. 조직에서의 간수는 한 명이 아니라 대다수의 구성원들이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개혁적 아이디어를 내면 구성원 중의 하나가 친한 친구로서 말하는데 그렇게 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 수가 있다고 경고를 보낸다, 그러면 듣고 있던 다른 동료들도 동조한다. 집단적으로 간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누구는 왜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평지풍파를 일이키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적어도 정신모형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일을 게을리 할 경우 이 조직은 결국 세상에서 잊혀 버리거나 사라져 버릴 것이다. 조직이 망하는 길이다.

조직의 과거의 정신모형인 정신모형 1을 업데이트 하지 않아서 망하는 조직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방어기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런 기업에서는 지속가능한 장기적 성과에 올인 한 리더보다는 단기적 성과에 올인 한 리더가 더 많은 임원으로 승진되는 경향이 있다.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신모형 2를 제대로 구축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조직과 전혀 차별화 되지 못한 정신모형 1에 임기응변적으로 조직의 운명을 맡기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단기적 성과에만 올인 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지금 조직이 가지고 있는 정신모형 1의 위기를 나름대로 극복해가는 한 가지 방식이다. 둘째, 변화와 혁신에 대한 냉소주의가 퍼져있고 과거에 했던 방식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정신모형 2가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회사가 하는 방식을 따라하는 식으로의 변화와 혁신은 조직에 뿌리를 못 내리게 되고 얼마 안 가서 새로운 더 나은 방식으로 보이는 변화와 혁신이 나오면 폐기처분 된다. 한 번 이와 같은 것을 경험한 종업원들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새로운 방식이 제기될 때마다 몰입하기보다는 냉소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기존의 정신모형 1을 폐기처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화와 혁신은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이 같은 냉소주의는 결국 정신모형 1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다. 셋째, 이와 같은 회사에서는 말이 실천보다 앞서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서 말 잘 하고 비판 잘 하는 사람들이 더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의사결정을 실행으로 혼돈해서 이에 대한 활로업이 무시되기 일쑤다. 또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를 실행하지는 못하는 경향이 있다. 행동과 실천이 못 따라오는 것조차도 말로 때우려는 성향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는 지금 의존하고 있는 정신모형의 결함에서 나온 것이다. 말을 지지하는 가정과 행동을 지지하는 가정 간에 서로 갭이 있는데 정신모형을 수정해서 이 갭을 통합시켜나가기 보다는 지금 정신모형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임시방편의 설명을 제공함으로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경향에서 나온 것이다. 넷째로 이런 회사에서는 모든 것을 재무적 인센티브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문제를 내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모형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정신모형을 유지해가면서 그렇게 하지 않을 수밖에 없도록 행동만을 강제하는 외부시스템을 충격처방으로 강제한다. 문제는 이 인센티브가 없어지는 순간 언제 그랬느냐며 기존의 정신모형에서 유지되었던 행동과 습관이 되살아난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정신모형이 낡아가고 경영환경이 더욱 변화할수록 정신모형은 고객과 환경의 요구를 읽어가지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밥그릇이라도 챙기려는 성향들이 증가한다. 조직에는 누구 밑에 줄을 서는 것이 안전한지를 가늠해주는 조직정치가 판을 치게 되고 동료 간의 경쟁이나 팀 간의 경쟁이 지나쳐서 서로간의 협업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한 회사에 있는 경쟁 팀보다 경쟁사의 팀에 더 친근감을 느끼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이와 같은 모든 현상들이 지금까지 조직의 운영방식을 규제해왔던 정신모형이 유용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획기적인 정신모형이 제공되지 못할 때 생기는 조직차원의 방어적 기제들이다. 조직이나 사람들은 정신모형을 수정하기 보다는 정신모형의 감옥에 숨어들어가 자신의 감옥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외부인들이 침입을 철저히 막는 형국이 된다.

조직에 새로운 것들이 도입이 되면 이 새로운 것은 정신모형 1이 아니라 새로운 가정의 체계인 정신모형 2에 장착되어진다. 정신모형 1이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도라면 정신모형 2는 조직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도입된 지도이다. 즉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내비게이션인 것이다. 문제는 새롭게 장착된 내비게이션인 정신모형 2의 내용들은 아직까지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 정신모형 1에 저장된 가정들은 대부분 그간의 수도 없는 검증과정을 거쳐서 가정이 아니라 믿음이나 신념체계로 전환된 암묵적 가정들 assumption in itself 이라는 점이다. 이 정신모형 1속에 저장되어 있는 가정들이 틀렸더라 하더라도 고쳐지기 힘든 점은 이것들이 옭고 그름의 판단을 넘어선 믿음으로 변환되었다는 점이다. 이 믿음이 현실을 예측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믿음은 과학적 수정의 대상이 아니다. 반면 정신모형 2를 구성하고 있는 가정들은 명시적으로 검증과정에 있는 가정들 assumption for itself 이다. 따라서 환경변화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가정이 정신모형 2에 새롭게 도입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몰입과 정신모형 1에서 그 문제를 다루는 가정 간에 충돌이 생기게 마련이다. 새롭게 도입한 가정에 대한 몰입과 기존의 가정에 대한 이중몰입 dual commitment 상태가 생긴 것이다. 새로운 정신모형 2의 가정들과 정신모형 1의 검증이 끝나 믿음으로 전환된 가정들이 서로 충돌할 경우 정신모형 2의 가정이 정신모형 1의 가정을 이길 방법이 없다. 회사에서 도입한 대부분의 변화 프로그램들이 조직에 정착되지 못하고 폐기처분되는 것은 이들이 정신모형 1의 가정들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도입된 프로그램들이 그에 대응이 되는 정신모형 1의 가정들을 이기지 못하고 있음에도 회사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서 새로운 가정들이 강요될 때 회사에서는 디커플링 decoupling 이라는 탈 구조화 현상이 생긴다. 소위 무늬만 그렇게 보이고 실제로 일하는 방식은 정신모형 1의 과거의 방식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경우이다. 무늬만 팀제나 무늬만 ERP, 무늬만 식스시그마 등등 무늬만 혁신적인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실제로 현업에서 일하는 방식과는 동떨어져서 기업에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진성조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조직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비전이나 사명이 플라스틱 비전이나 사명으로 변질되는 경우이다. 많은 조직에서 열정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을 탈피하고 정신모형 2의 틀을 세우는 방법으로 비전과 사명 선언문을 작성하여 전사적으로 선포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새로운 비전은 경기가 좋을 때는 지켜지는 듯이 보이지만 경기가 후퇴를 할 경우는 슬그머니 폐기처분 된다. 경기가 안 좋을 때도 이 비전에 따라서 비즈시스를 수행할 경우 이 비전은 정신모형 2의 견고한 믿음의 상태로 검증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경기가 어려울 때는 어렵다는 이유로 만들어 놓은 비전을 접어둔다. 이처럼 핵심적으로 검증되는 시기를 놓쳐버린 비전은 경기가 좋아져서 경영진들이 다시 강조를 하지만 이미 구성원들의 마음속에는 플라스틱 비전으로 디커플링 되어 있다. 이처럼 비전의 디커플링을 경험한 조직은 다음 기회에 더 강력한 비전을 만들지만 구성원의 마음속에 영원히 새로운 정신모형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

진성조직은 조직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매력적이고 건강한 정신모형 2의 지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정신모형에서 설파된 비전, 사명, 가치들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켜짐에 의해서 충분히 검증된 믿음으로 변화된 상태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신모형 2의 가정과 정신모형 1의 가정들이 학습을 위해 창조적 긴장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균형 잡힌 힘을 획득한 상태이다. 정신모형 2를 구성하고 있는 비전, 사명, 가치들이 충분히 믿음의 상태를 획득한 경우 이것은 정신모형 1의 문제점을 들춰내서 성찰하는 거울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우리 회사를 향후 200cm의 장대한 키로 키울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 우리의 상태인 160cm가 작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200cm에 대한 벤치마킹 포인트가 없다면 160cm가 작다는 것을 알 방법이 없다. 200cm의 비전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160cm가 작다는 것이 성찰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즉 과거의 일하는 방식인 정신모형 1의 문제점들이 들춰지는 것은 정신모형 2가 거울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모형 2에서 주장되고 있는 가정들이 믿음의 상태를 획득하면 이들은 조직에서 플러스극을 형성하고 반면 정신모형 1은 마이너스 극을 형성하여 발전소를 구축하게 된다. 이 발전소는 구성원들 마음속에 둘 간의 갭을 메울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할 수 있는 무한한 열정을 산출하게 된다. 진성조직이란 조직 안에 이와 같은 거대한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조직을 말한다. 이 발전소는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에너지를 공급하여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과 학습에 매진하게 할 수 있는 열정을 창출해준다. 한 마디로 진성조직의 CEO는 열정 발전소의 설계하고 건축해 나가는 건축가인 것이다.

진성조직의 리더들은 진성리더십의 원리를 조직차원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설계한 조직의 정신모형 2는 정신모형 1과의 긴장관계를 통해 구성원들이 조직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성찰할 수 있는 거울을 제공해준다. 이는 조직차원의 자기인식 self awareness의 기반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둘째 이들은 정신모형 2와 정신모형 1과의 갭을 줄여 정신모형 2에서 주장한 가정들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창안하고 수행한다. 즉 조직차원의 자기규제 self regulation 를 실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기규제를 통해서 조직이 끊임없이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동인은 제대로 건설된 열정의 발전소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기업이 속해있는 기업 생태계의 다른 조직의 성공을 도와서 조직 생태계자체가 공진화하도록 하는 사명에 몰입되어 있다. 즉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단위의 구성원들에게 존재론적이고 투명한 관계 relational transparency 를 유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것이 이들이 봉사하는 고객을 넘어서 조직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들로 부터 진성리더로 존경받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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