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가르치고 있는 조직행동론의 이번 주 주제가 효과적 소통 전략인데 자료 조사를 하다 Joel Schwartzberg의 <Get to the Point(소통의 기초)>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슈왈츠버그가 이야기하는 포인트는 이야기의 내용이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소통의 명제에 담긴 핵심 주장이나 의도(Knowledge Claim)를 지칭한다. 이 주장이나 의도를 잘 갈고 닦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소통하는 와중에 길을 잃게 되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슈왈츠버그는 대화 중간에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의도와 주장을 살려내는 것이 효과적 소통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 모형을 기반으로 자신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포인트를 상대의 마음 속에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본질이다. 포인트를 살리기 위한 소통의 10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1. 명확한 메시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살리기 위한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소통의 본질이다.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통을 시작하면 말이 겉돌고 장황해지고 초점을 잃는다. 소통을 시작하기 전 메시지를 다듬어서 단순하고 명료하게 만드는 작업은 성공적인 소통의 시작점이다. 말을 시작하거나 쓰기 시작할 때 KISS(Keep it simple & Straightforward) 원칙을 적용한다. 중요한 소통 사건의 경우 분명한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으면 차라리 소통을 연기하자.

2. 청중 알아보기:

소통이란 세상에 대한 내면의 지도인 정신모형이 담고 있는 의도를 말, 글, 표정, 행동, 몸짓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통의 핵심은 각자가 다른 정신모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른 정신모형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는 것을 소통을 통해 막고 조정하는 것이다. 소통이란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공동의 정신모형을 만들어 정신모형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행동이다. 공동의 정신모형에 도달했다는 것은 청자와 화자가 같은 페이지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청자나 화자가 서로가 가지고 온 정신모형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맥락적 소통이라고 부른다. 맥락적 소통은 효과적 소통의 알파이고 오메가이다. 화자는 소통을 시작할 때 청자의 정신모형을 충분히 연구하고 청중의 정신모형에 울림이 있도록 맥락적으로 소통하여야 한다. 상대의 정신모형을 이해하여 듣는 사람들의 요구, 관심사, 이해 수준에 맞게 메시지를 맞춤형으로 준비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로 상대의 정신모형을 이해하고 소통한다면 소통에서 위험한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고 소통에 실패가 있을 수 없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정신모형의 차이가 연결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의 포인트에 집중해 청자와 화자의 정신모형 사이에 다리가 연결되면 청자도 알에서 깨어나고 고통이 해결되었다는 체험을 인정한다. 소통을 통해 10년 묵은 고통이 해소된다면 최고의 소통에 도달한 것이다.

소통 중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은 소통을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다. 상대가 어떤 정신모형을 가졌는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먼저 자복한 것이다.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를 소통의 파트너가 아니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의도를 내 비친 것이다. 권력을 앞세워 소통 중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소통의 무덤을 판 것이다. 한 번의 관계로 끝날 상황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 중 화를 냈다는 것은 소통에 사망 선고를 내린 것이다.

3. 두괄식 소통:

논문을 쓸 때는 서론, 본론, 결론으로 쓰지만 대면적 소통이나 강연식 소통에서는 결론, 서론, 본론의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강연이나 대면적 소통에서는 강력한 결론으로 소통 시작 1분 안에 청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소통이 실패할 개연성이 높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1분 동안 상대에게 소통한다고 생각하고 소통을 시뮬레이션 할 필요가 있다. 초반의 관심과 눈길을 끌 수 있는 결론 중심으로 소통을 시도한다. 결론을 중심으로 상대가 관심을 보이면 상대는 더 마음을 열고 듣는 시간을 허락한다. 관심을 끌만한 매력적인 오프닝을 준비해보자.

4. 중심 잃지 않기:

소통하는 동안 화자가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잃어버리고 배회하다가 소통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들은 소통의 목적이 소소한 내용이라도 서로 나눠 식구임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소소한 것에 시간을 뺏겨 초점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간이 충분할 경우 이런 소통도 의미가 있으나 시간이 없는 경우 청중에게 기억시키고 싶은 주요 메시지나 테이크어웨이를 식별하고 이것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소통의 시나리오를 구성하여야 한다. 소통 내내 메시지가 간단하고 강력해서 청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한다.

5. 스토리와 예시:

내러티브, 스토리, 일화 및 예시는 소통한 내용을 기억하게 만드는데 공헌한다.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개념이 소실되어도 스토리는 살아남는다. 스토리가 살아 남으면 개념도 복원된다. 추상적 개념에 대한 소통이 아니라 사례와 일화 속에 개념을 녹여 핵심 포인트를 설명하고 기억에 남게 만든다. 또한 내러티브와 스토리는 청자로 하여금 메시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감이 된 포인트는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또한 저자는 죽어 있는 주체보다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사례와 내러티브를 인용할 경우 스토리는 더 생생해진다고 주장한다.

6. 청자의 참여 유도:

소통은 청자와 화자가 공동의 스토리에 따라 듀엣으로 왈츠를 추는 것에 비유된다. 소통의 성공은 청자의 유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집중해서 적극적으로 경청하는지에 달린 문제다. 청중의 적극적 경청을 수동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들이 화자의 치어리더로 나서도록 유도하여야 소통에 성공한다.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그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를 유도하고, 질문을 하고, 피드백을 초대하여 역동적이고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만들어보자.

7. 완벽한 연습:

특히 프레젠테이션 방식의 소통에서는 철저히 연습하여 자신감 있는 모습이 메시지와 메신저에 대한 신뢰의 기반을 형성한다. 리허설을 통해 타이밍, 제스처, 보조장치를 정렬시켜 소통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통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지는 의미와 목적이 받아들였을 경우 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소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8. 비언어적 규와 다양한 보조장치:

공식적 소통의 경우 말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를 보조할 수 있는 슬라이드, 소품, 비디오 클립과 같은 시각 보조기를 사용하여 프레젠테이션의 유용성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되 오히려 이런 소통 보조장치들과 큐가 과도해서 소통의 메시지를 압도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중은 슬라이드가 요란하면 메시지가 빈약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통의 맥락에 맞춰 비언어적 큐와 보조장치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시각적 보조와 통계적 자료는 당신의 메시지를 지나치거나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해야 한다. 역으로 상황이 비공식적 일상 소통인 경우에는 말과 글을 최소화 하고 비언어적 규를 최대한 수준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효과적 소통이 된다.

비언어적 소통에는 표정과 말투와 몸짓도 있지만 최고의 비언어적 소통은 행동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회사의 경우는 성과도 비언어적 소통에 속한다. 말로 일하는 사람보다 행동과 성과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조직에서는 더 신뢰를 얻는다.

9. 진정성 있는 소통:

메시지가 의도하고 있는 목적의 진정성은 청중과 신뢰와 신뢰를 형성한다. 진실한 목적을 기반으로 진실하게 소통하면 목석 같던 청중들도 반드시 반응한다. 양치기 소년처럼 평소 삶에서 진정성 있는 의도를 잃어버리고 따라서 신뢰도 상실한 화자라면 천 만금 가치에 해당하는 정보가 있어도 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화자가 신뢰롭고 진정성이 있다면 설사 말은 어눌해도 효과적으로 청자의 마음을 울린다. 소통은 머리와 머리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진정성의 북채로 서로의 마음과 마음에 울림과 공명을 만드는 작업이다. 변명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뒷담화를 통해 제삼자를 깎아 내리는 등등의 방어적 행동은 자신이 진정성 있는 소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공표하는 위험한 행동들이다.

저자는 영감을 주는 소통의 대가들은 "나는 믿는다(I Believe)"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I를 사용함을 통해 상대를 재단하는 You Message의 한계도 극복하고 전달하는 포인트에 대한 주장을 넘어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믿는다는 말은 자신이 제시하는 포인트와 더 나은 포인트의 대안을 나와도 자신의 대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전달한다. 다른 대안을 선택하지 않아서 상처 받아도 자신의 포인트에 담긴 대안을 받아들일 것임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어서 화자가 주장하는 포인트에 강력한 진실성을 실어준다.

10. 실용성을 담보한 결론:

공식적 프리젠테이션 소통의 경우 결론에서 핵심 메시지를 다시 불러와 변화에 대한 실질적 가치 충격을 남기는 전략이 중요하다. 청중은 소통이 끝났을 때 아무리 웃기고 재미 있고 감동적이어도 So What(그래서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기가 시간을 투자한 소통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청자는 소통 끝에 이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결론에서 소통을 수용하면 화자와 청자에게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Joel Schwartzberg의 <Get to the Point(소통의 기초)>는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실용적인 전략과 기법을 제공한다. 청중 앞에서 말하든 일대일로 대화를 하든 여기에서 제시된 원칙을 적용하면 소통의 명료성을 키울 수 있고 화자의 소통에 대한 자신감과 소통을 통한 영향력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흑자도산 하는 회사를 보면 구성원들이 일하는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잘못된 소통에서 생긴 오해를 풀기 위해 쓰는 회사다. 이런 유사일은 회사의 재무재표나 회계장부에 잡히지 않지만 실제로 종업원이 쓰는 시간과 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번성하는 회사는 대표와 중간관리자가 없어도 모든 구성원이 회사가 설정한 목적과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 역할의 주인이 되어 책무성을 가지고 투명하게 소통하고 투명하게 협업하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