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이태리에서는 저녁에 일정한 시간이 시간이되면 사람들이 베란다에 나와서 서로를 격려하는 합창을 부른다. 이 합창에는 인류가 지금까지 재난을 극복해왔던 방식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재난 속에서도 사회적 유대의 끈을 연결해보려는 시도이다. 재난 속에서 유대의 끊을 놓치는 순간 인류는 종결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만큼 virtual 사회적 연결을 통해서라도 심리적 울타리를 세우고 이 울타리 안에서 유대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잘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유대를 단절시켜서 더 큰 사회적 재난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노력하는 만큼 virtual한 연결과 유대의 복원이 급하다. 사회적 유대가 빠진 사회적 거리두기는 구성원들을 고립무원의 섬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인류를 진화시켜온 원동력인 협업을 통한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죽일 수 있다.

유대의 복원을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그간 바쁘게 사느라고 연결이 끊어졌던 국면들을 찾아서 연결해보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바쁘다는 핑게로 충분이 연결될 수 있었는데 연결이 끊어진 채로 방치된 관계들이 많다. 이 끊어진 연결을 본 거간꾼들이 나서서 연결을 댓가로 거래비용을 청구해왔고 이런 비용이 늘어서 내가 삶에서 효율적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끊어진 연결 어떻게 찾아낼까?

첫째,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본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마을 전체를 보면 마을 안에서 살 때는 볼 수 없었던 이어진 부분과 끊어진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가 소위 통찰력이라고 언급하는 능력은 이처럼 망루를 세워 높은 곳에 올라가서 조망하고 이를 통해 끊어져 있는 곳을 찾아서 연결하는 능력이다. 우리에게 이런 망루는 거인의 어깨가 제공했지만 이런 보편적인 망루가 아닌 내가 있는 곳에서 나에게 적절한 망루를 만들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전후좌우를 살핀다. 우리는 바쁘게 목표지향적으로 살아오는 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항상 앞만 보고 사는 삶을 모범적 삶으로 여겼다. 맹점은 내 옆에도 내 뒤에도 삶은 존재하는데 이것들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멀리가기 위해서는 동행이 필요함에도 달리기에 바뻐 내 뒤와 옆에 동행이 따라오는 것을 잊고 지냈다.

셋째, 판단을 중지하고 본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세상만 본다. 처음에는 잘 만들어진 믿음의 안경도 세상이 변화하면 초점이 안 맞기 시작해 왜곡된 세상만을 보여준다. 우리가 쓴 믿음의 안경을 시대에 맞춰 진화시키지 못하면 이 믿음은 편견의 안경으로 변해 우리를 편견의 감옥에 가둔다. 편견으로 변한 믿음의 안경을 잠시 벗고 판단중지하면 그간 내 편견 때문에 소외되고 배제되었던 이웃들이 아픈 마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찾아낸 끊어진 연결을 다시 잊고 이를 통해 유대를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연대의 해체는 나의 분절이다. 내가 현재 먹고 사는 것이 분주해 현재에만 고착되어 살았거나 아니면 과거의 영광만을 18번으로 재현하며 과거 속에 갇혀 살았거나 미래의 희망만을 노래하고 살았다면 내 삶은 과거, 현재, 미래가 분절된 끊어진 삶이다. 현재가 미래를 위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미래가 제대로된 방향을 정하고, 과거가 뒤에서 희생적으로 밀어줄 때 내 삶은 분절이 극복되고 통합과 연대의 삶이 시작된다.

내삶이 분절된 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는 것도, 전후좌우를 살피고 보는 것도, 편견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