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9점을 획득한 핀란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타이틀을 차지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뉴질랜드,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순으로 10위권에 포진했다.

일본은 58위로 한국과 비슷하다.

행복수준을 경제적 풍요와 행복이라는 지표로 다시 나눠보면 한국은 경제규모로는 세계 10위권이지만 행복지수는 54위로 국민 대다수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라에 속한다. 베네수엘라 등 남미국가들은 대부분 행복하지도 풍요롭지도 않는 국가에, 네팔은 행복하지만 풍요롭지 못한 소확행 국가이다.

한국의 문제는 경제적 풍요와 실제 국민이 느끼는 행복간에는 44(54-10)위 만큼의 큰 갭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갭은 세계 어느 나라에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제적 풍요와 행복간의 40위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대한민국의 개인들이 만들어낸 생존방식이 소확행이다. 국가가 갭을 해결해 주지 못하니 한국사람들은 불만과 이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소확행 사이를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삶을 보내고 있다. 소확행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울화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우울증과 자살율에서 세계 1위 국가이다. 실제로 한국만큼 사람들이 화난 표정으로 일상을 살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해야할 일이 바로 이 40위의 격차를 해소하여 온전히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온 국민이 화가나고 불만인 현상태에서 번성의 상태로 옮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누가 정치를 하던 정치가 다음 세 사안에 신경을 써야 할 것같다.

첫째, 제도적으로는 지금 조국교수와 같은 논란이 대한민국에서 사라지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것을 상식적 믿음으로 가지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제도적으로 공정한 사회이고 행복의 기반이 만들어진 사회다. 모든 사람들에게 제도적으로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고,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결과를 산출하려는 땀의 노력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되고, 얻어진 결과가 정의롭게 사용된다면 행복지수는 급증하게 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공정성은 행복증진의 요인이 되지만 공정성이 보장이 안되어 남보다 얼마나 많이 가진 지만을 비교하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은 불행의 요인이라는 연구결과를 산출하고 있다. 공정성이 보장된다면 비교를 통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상대적 박탈감은 공정성과는 달리 지신의 투입력과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입노력은 무시하고 결과만 비교한 것이다. 공정성이 보장이 안되니 편법이라도 써서 남보다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이 노력이 잘못된 맹목적 결과 비교를 만들고 이 비교가 상대적 박탈감으로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이 공정성과 정의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달성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문정권의 국정철학이기도 하다. 결국 조국교수의 논란은 공정성을 침해함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 행복도를 낮춘 사건이 되었다. 사회적 공정성이 담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상태적 박탈감를 키워서 결국 밑이 깨진 독에 행복을 담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는 산출된 결과들이 더 정의롭게 사용되는 것과 관련되는데 모든 개인의 삶, 기업경영, 국가의 전략적 지향점들이 앞만보고 달리는 목표를 넘어서 존재수준에서의 차별화인 목적을 염두에 둔 목적경제로의 근원적 변화가 시도되어야 한다. 삶의 의미는 행복의 가장 중요한 드라이버이다. 삶의 의미의 원천인 목적이 거세된 상태에서는 어떤 행복도 불가능하다. 아무리 목표를 잘 달성해 많은 부와 권력과 명성을 쌓아 놓아도 이것들이 의미를 산출하지 못한다면 결국 모래성을 쌓은 것이다. 목적이 상실된 상태에서 목표에 올인하는 삶의 태도가 중독을 만든다. 중독은 삶을 불안, 우울, 회피를 앞세워 행복을 끌어 내린다. 초연결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주체들은 모두 목적경제를 전제로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셋째는 세상이 변화를 주도할 정도로 혁신을 통해 성장과 성숙이 전제되어야 한다. 혁신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그물망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위해서는 생존의 차원에서 복지가 제공되어야 하지만 복지의 골간은 혁신을 추구하다 떨어진 사람들에게 Second Chance를 주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혁신을 제일 앞장서서 이끌어야 할 기업들이 지금처럼 보수화되어 유보금만을 쌓아놓고 혁신을 위한 실험에 나서지 않을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점점 암울해진다. 국가는 전국민과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는 체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성장체험이 없는 상태의 행복은 소확생으로 전락한다.

공정한 제도, 목적경제, 혁신을 통한 성장에 대한 체험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우울증과 홧병을 치유해줄 것이다. 대한민국을 핀란드와 같은 나라가 경험하는 번성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 온 국민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찾아 줄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안적 정치를 기대해본다.

지금처럼 50년 전 시작했던 좌우 밥그릇 싸움에 몰입하는 정치는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가 변해야 국민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