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 Natural Learning > 머리 좋은 사람들이 빠지는 학습장애

모차르트는 늘 하던 대로 "당신은 음악을 배운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예,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쳤고 바이올린도 10년을 배웠습니다. "

그의 대답을 들은 모차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원래 수업료의 2배를 내라고 하며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한참 후에 또 다른 청년 하나가 찾아왔다.

모차르트는 이번에도 "당신은 음악을 배운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청년은 "전에 음악을 배운 적은 없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모차르트가 음악을 전혀 모르는 것 때문에 자신을 돌려보내지 않을까 하고 불안해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그럼 좋습니다. 수업료를 반만 내십시오" 라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이미 2배의 수업료를 내기로 한 청년은 그것을 보고"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수업료를 반만 내라고 하고 10년 동안이나 음악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수업료를 2배로 내라고 하니 그건 부당한 처사가 아닙니까" 라며 모차르트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모차르트는 그 이유를 말해 주었다. "음악을 배운 사람들을 가르칠 때 나는 우선 그들에게 남아 있는 찌꺼기를 거두어냅니다.그리고 그것은 아주 힘든 작업입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게 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순수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가르치는 일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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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이란 육각형의 얼음을 별모양의 얼음으로 만드는 과정과 비슷한다. 별모양의 얼음을 자연스럽게 만들려면 육각형의 얼음을 성공적으로 녹여야 한다. 녹인 다음에는 녹인 물을 별표모양의 틀에 따라부어야 한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 별표모양의 틀을 냉동실에 넣어 별표모양으로 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굳히는 과정을 거쳐야 성공한다.

학교다닐 때 공부 잘 하던 모범생 친구들이 역설적으로 학습장애를 빠져 직장에 들어와서 크게 두각을 못보이는 이유도 육각형의 얼음을 녹이는 일인 탈 학습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서 여기에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을 하는 것이므로 탈학습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좋은 머리로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려넣으면 공부 잘 하는 성공한 학생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졸업하고 세상에 나와서의 학습이 문제가 된다. 세상이 변화하면 변화에 따라 기존의 내용을 지우고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넣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대학교 때까지 학습에 성공해서 채워넣은 내용을 버리는 탈학습에 실패한다.

반대로 공부를 등한시했던 친구들이 성공하는 케이스는 학교다닐 때 자신은 배운 것이 없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기존에 배운 것을 탈학습 시키고 대신 새로운 것을 채워넣는데 문제가 없다. 이런 사람들도 성공에 도취되면 다시 옛날 성공했을 때 배운 내용을 버리지 못해서 결국 무너지지만 공부 못했던 친구들이 성공하는 케이스는 대부분이 탈학습에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친구가 사회에 나와서도 성공한 케이스는 모짜르트가 두 배의 비용을 청구한 의미를 깨달고 이 비용을 기꺼히 지급하고 탈학습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우리나라 대학교 교육은 지식의 내용을 암기해서 그대로 시험지에 다시 쏱아붓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구글에 가면 더 잘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을 강의실에 학생들을 불모로 잡아놓고 비싼 등록금을 받아가며 다시 가르쳐주고 시험보고 졸업장을 주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 대해 불안에 떨고 있는 젊은이들을 모아 졸업장 장사를 하는 수준이다.

사회가 진화되면 될수록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일 것이다. 지혜가 있다는 것은 여기저기 나열되어 있는 지식을 엮어서 진주목걸이로 만들 수 있는 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줄은 이것 저것 흩여져 존재하는 것들을 엮어서 새로운 개념으로 만들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을 의미한다. 대학은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새로운 것을 진화시킬 수 있는 개념화 능력을 학습시키는 쪽으로 혁신이 이뤄지지 못하면 존재이유를 상실할 것이다. 대학도 탈학습을 못하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모여 집단사고를 가지고 경영하니 이미 존재이유를 상실했는지 모른다.

모짜르트를 우리나라의 교육부 장관으로 모신다면 아마도 지금의 지식전달위주로 운영하는 대부분 대학들은 등록금을 반으로 깎거나 문을 닫게하고 개념화 능력을 훈련시키는 대학들만 대학으로 인정하고 이 대학의 등록금을 지금의 두배로 올리도록 허락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