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6-15 06:32
[N.Learning] 미래의 끌개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985  

누가 미래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을까?
두 개의 미래와 미래의 끌개

현재, 과거, 미래를 구획하는 시간의 개념이 워낙 자의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미래는 다시 두 개의 미래로 구분되어질 것이다. 하나는 지금부터 내가 죽게 되는 시점까지의 미래이고 또 다른 미래는 내가 죽은 시점에서 시작되는 미래이다.

내가 죽게되는 시점에 이르면 죽음은 내 육체에 관련된 모든 것은 내려놓고 내가 만든 기억 중 의미 있는 기억들만이 선별하여 죽음이후의 미래의 강으로 흘려보낸다. 결국 나는 죽음이후에도 남겨줄 것이 있다면 이 족적을 통해 앞으로 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남아서 죽음 후에도 미래의 시간과 같이 흘러가게 되어 있다.

죽음을 기점으로 비 본질적인 것이 다 떨어져 나가면 어떤 사람은 속이 텅빈 이름만 있는 보트만 미래의 강으로 넘겨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큰 배에 가득한 족적을 담아 미래의 향해를 시작할 것이다. 내가 영생을 얻는다는 것은 죽음을 기점으로 가장 나다운 나의 본질에 해당되는 것에 대한 타인의 기억을 이용해 미래로의 항해를 지속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남들의 기억을 통해서 사후의 삶을 획득한다. 이름만 남겨진 텅빈 배는 결국 방향을 잃고 어느 미래의 시점에서는 산산조각이 나서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다. 살았었지만 가족들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시점이 되면 이 사람의 삶에 대해서 이승의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삶에서 자신의 잘못을 자복하고 이 잘못을 뉘우치고 고쳐가며 <학습하는 죄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특권을 누린다. 미래에 대한 시간여행자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시간여행의 체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신의 미래에 대한 시간여행의 체험은 자신의 잘못을 허심탄회하게 반성하는 삶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하는 죄인>들만이 경험하는 특권이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시간여행을 통해 자신이 죽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상상적으로 자신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학습하는 죄인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죽음과 직면해 모든 비본질적인 것들이 떨어져나가고 오직 자신의 진실한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는 본질적인 것만 살아남아서 미래의 저편으로 영속된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된다. 지금과 같이 생계형 삶을 위해 돈과 권력을 추구해가며 열심히 살아도 죽음과 직면했을 때 죽음 저편으로 이것들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게 된다.

이들은 죽음과 직면한 여행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죽음과 직면해서 넘겨주어야 할 삶의 존재이유인 목적이 이끄는 삶을 재구성한다. 스쿠루지 영감이 꿈 속에서 자신의 죽음을 목격하고 꿈에서 깨어나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게 된다. 학습하는 죄인에게 죽기까지의 미래는 진정한 미래를 살기 의한 연습장에 불과하고 진짜 미래른 자신의 삶의 족적을 넘겨주는 사후의 미래이다. 학습하는 죄인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삶의 또 한번의 기회를 얻는다.

이들은 자신이 재구성한 목적을 현재의 삶에서 구현해서 죽음의 시점에 이르렀을 때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자신의 목적적 삶을 팔 수 있기를 열망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서 미래를 먼저 기다리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진실된 미래는 이처럼 미래를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서 실제로 만들어나가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팔 수 있는 사람들만이 만날 수 있다.

미래는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다. 미래를 앞서가서 기다리고 실제로 구현해서 구현한 것을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사람들이 미래의 주인공이다.

미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평소 학습하는 죄인의 삶을 살고 있는가이다. 학습하는 죄인으로 정말 측은 한 삶을 산다면 미래는 이 사람에게 죽는 시점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보이고 이 모습이 얼마나 초라할 수 있는지를 각성하게 한다. 둘째는 죽음에 직면해 자신의 삶의 존재이유인 목적을 재구성해서 목적이 이끄는 삶을 시작해서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다.

죽음을 통과해 미래로 흐를 수 있는 것은 삶의 이유가 있는 목적들 뿐이다. 미래의 강을 목적의 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결국 목적은 미래를 인도하는 끌개의 핵심이다. 목적을 복원해내지 못한 사람이 미래를 만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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