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1-02 19:17
[N.Learning] 유산의 의미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796  

한 세상 몸을 빌려쓰다.
유산의 의미

우리 몸의 장기와 기관들이 전부 망가진다면 이것을 병원에서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이 50억 정도로 추산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흡도 있어야 산 몸이니 호흡비용도 계산해야 한다. 호흡이 끊어져서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연명하기 의해서 드는 비용은 하루 8백여만원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비용을 연수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평생을 살 때 얻을 수 있는 효익은 적어도 100여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기만 해도 100억을 버는 것이다. 여기에다 좋은 머리에 외모와 재능 등을 물려받는 유전자 복권에 까지 당첨되었다면 액수는 천정부지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관리하고 있어서 온전히 내것으로 착각하지만 결국 죽는 순간에 세상에 돌려주고 떠나야 하므로 내것은 아니다. 한 평생 몸을 빌려 썼다가 죽기전에 돌려주는 것이다. 문제는 죽기전에 돌려줄 때 빌려 쓴 100억이 넘는 몸과 세상에 대한 랜트비를 정산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빌려 쓴 것에 대한 각성이 없는 상태로 세상을 뜬다면 세상을 다녀가며 부채만 남기고 떠난 삶을 산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자신과 세상을 빌려 쓴 댓가로 유산이라는 것을 남기고 간다. 유산은 자신과 세상을 빌려 쓴 댓가에 대한 정산이다. 유산은 유세에게 남겨주는 자신의 삶의 메모리 형태로 전해진다. 이 메모리가 값질 경우 후세는 이 메모리를 채용해서 씨줄로 삼고 자신이 만들어가는 삶을 날줄로 삼아 새로운 삶을 영위해간다. 내가 남긴 유산이 후세에 의해서 채용될 때 나는 죽은 후에도 미래의 세상에 살아나는 부활을 경험한다.

유산은 삶에 대한 목적을 실현시킨 결과이다. 목적은 씨앗이고 유산은 이 씨앗으로부터 얻어낸 과일이다. 결국 목적이 없는 사람들은 이것이 실현된 기억의 형태인 유산을 남기지 못하고 죽는 순간 세상에서 허무하게 사라진다. 빚을 갚지 못하는 댓가는 죽음과 동시에 소멸된다.

부채만 남기고 떠난 사람들에 대한 불이익은 없는 것일까? 사망과 동시에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소멸된다는 것 자체가 부채를 갚지 못한 형벌이다. 살아 있을 때는 과시적으로 살았어도 죽는 순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사람이 되어 구천에 떠돌게 된다. 살아 있을 때 자신만을 의해서 치장하고 과욕을 부린 결과는 존재의 영구소멸이었던 셈이다.

목적을 각성하지 못한 삶은 아무리 치열하게 살아도 결국 남길 유산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자신이 이 세상에 다녀갔다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길이 없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