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진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잉걸북스 신승철 2024년 12월)> 필사단 모임에 초대받았다. 필사단은 머리로 읽는 것을 넘어서 써가면서 읽는 것, 즉 몸으로 체험해가며 읽는 것을 수독이라고 불렀다. 필사하는 것은 성경책에나 적용되는 줄 알았는데 영광스럽게 <급진거북이>가 수독의 지위를 획득했다. 수독은 각자가 중요하게 느낀 부분을 필사하고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일인칭 주체로서 전체의 책 내용 중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필사하고 왜 그 부분을 필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신의 삶의 모습을 공유하는 과정은 주체 자신의 암묵적 정신모형을 들춰내 발표하고 참여한 분들의 코멘트를 듣어 가며 다시 수정하는 과정으로 메타인지 학습의 본질을 구성한다. 모든 참가자들이 감동적인 일인칭 내러티브를 들려주었다. 인용한 이유를 들어보면 하나 하나가 감동의 도가니다. 왜 이 분들을 묘사할 때 삶의 결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묘사하는지 이유가 분명해졌다. 한 분은 요즈음 대한민국의 변화와 관련해 책이 인용한 중용 치곡의 중요성을 인용해주셨다 (급진거북이 pp: 95-96). 많은 분들이 중용을 읽을 때 중용을 기계적 중립이라고 오해한다. 중용의 본질은 이런 기계적 균형이 아니라 외연과 내연이 동시에 확장되어가며 우상향으로 최적화가 진행되는 <움직이는 유기적 균형(Moving Equilibrium)> 선에 올라타 있는지 여기서 떨어져서 추락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더 높고 더 나은 상태를 향해 진실이 실현되는 과정인 우상향의 유기적 성장 그래프에 올라타서 넘어지지 않고 움직이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용의 본질이다. 우상향 그래프를 마음에 품고 이 선 위에서 움직이는 균형을 체험하는 중용은 진성리더십의 되어감의 원리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우상향의 그래프를 그리며 움직이는 최적화 지점이 실현되는 과정을 중용 23장에서는 치곡(致曲)으로 묘사하고 있다. 치곡의 곡曲은 굽을 곡이다. 치곡은 말 그대로 곡선을 펴는 작업을 의미한다. 혹자는 치곡을 의역해서 작은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내가 해석하는 치곡은 위 아래로 진동하는 일상 생활 곡선의 모습 속에 감춰진 진실된 의도를 실현해가며 곡선을 곧게 펴 우상향 그래프로 펼쳐나간다는 뜻이다. 일반 사람들이 밖의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방식은 일정 기간의 널뛰는 주가 곡선을 보는 것처럼 복잡한 선형적 시각이다. 이 널 뛰는 곡선을 편상태가 움직이는 균형선이다. 인간의 역사는 순간적으로 악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느리지만 항상 선이 이끄는 곡선을 통해 점점 더 좋은 상태에 도달하는 우상향의 유기적 성장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기계적 중립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기울기가 없는 직선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상상하는 사람들이 만든 전략이다. 중용이 설파하는 움직이는 균형은 장기적 인류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우상향 그래프 상에서 추락하지 않는 힘을 의미한다. 추락을 막기 위해 현실이 그래프보다 높은 지점에 형성되어 있으면 커지는 자만심을 제압하고 자신의 몸을 낮추어 균형점에 도달하고, 그래프보다 더 낮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성찰해서 학습하고 이 학습을 지렛대로 삼아 우상향 그래프로 올라타는 측은하지만 일관된 노력이 치곡의 본질이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면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其次는 致曲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아 爲能化니라) 숨겨진 작은 진실의 씨앗이 품고 있는 우상향 곡선으로 치곡하는 과정이 움직이는 균형인 중용이 의도하는 바이다. 이런 치곡은 진성리더가 추구하는 변화의 되어감의 원리다. 진성리더십에서 이야기하는 급진적 거북이 원리는 이런 진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기조직화 과정을 의미하고 중용 23장은 이런 급진적 거북이의 원리를 설명해준다. 삶에서 되어감은 주가 곡선처럼 널 뛰는 곡선이 만든 주름을 치곡으로 풀어가며 더 높은 곳에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되어감의 우상향 그래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급진거북이는 다양한 임계점을 지나 더 높은 곳에서 펼쳐지는 변곡을 거쳐야 한다. 급진거북이 전략은 농부가 소출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 씨앗에서 시작해서 발아하는 변곡을, 발아에서 묘목으로 성장하는 변곡, 묘목에서 다시 발화하는 변곡, 발화에서 결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임계점까지의 축적과 변곡의 반복이다. 혼돈이론 Chaos theory에서는 이런 모든 과정을 프랙탈이 형성되고 이 프랙탈이 창발되는 과정으로 묘사할 것이다. 진실의 씨앗 曲은 세상을 이득과 계산의 수평의 관점을 벗어나 자신의 사람들 마음 속에 숨겨진 아픔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우상향 곡선을 발견하는 사람만 찾을 수 있다. 이 아픔을 씨앗으로 품고 이것을 발아시키는 사람들만 제대로된 우상향 곡선의 진실을 직면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변화의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와중에 누가 우상향의 그래프에 대한 성심있는 믿음을 가지고 움직이는 균형을 잡기 위해 치곡하고 있는지, 평평한 직선을 생각하며 기계적 중립을 주장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세상이 흐르는 방향이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은 우상향 그래프로 향하고 있다면 기계적 중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끄는 세상의 현실은 반드시 우하향 그래프로 종결되기 마련이다. 지금과 같은 엄혹한 시기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기보다는 현란한 법기술을 인용해가며 기계적 중립으로 국가의 운명을 우하향 그래프로 끌어내리고 있는 사람들이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내란 동조범들이다.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엄중한 시기에 대한민국의 근원적 변화를 위해 구국의 일념으로 수독단에 참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급진거북이가 되어 시간이 걸려도 치곡을 통해 우상향 그래프가 지향하는 근원적 변화를 완성하겠다는 약속에 감사드립니다. ================ PS: 아래 그래프는 신자유주의의 성장 거품이 무너지고 기업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던 2000년 초기부터 2020년까지 20년 간의 주가를 추적해본 그래프다. 그래프가 증명하듯 목적에 대한 성심을 가지고 경영을 한 기업은 가장 높은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었다. 신자유주의의 돈 놓고 돈 먹기 전략을 극단적으로 부리고 있는 전략기업들도 우상향 그래프인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이들이 만든 기업가치는 수평선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머리를 굴려가며 모든 전략을 다 동원하지만 돈을 벌기보다는 그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정도다. 기업이 존재목적에 대한 성심이 없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목적 세탁을 해온 미쯔비스 같은 회사들의 만든 그래프는 우하향으로 급격하게 꺾이는 그래프다. 이런 기업가치 곡선은 치곡을 하기 위해 경영을 하든 인생을 살던 성심의 마음과 삶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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