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어떤 리더가 선출되어 정당하게 법적으로 보장되는 리더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이 리더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 이 리더를 자신들의 리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더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구성원 마음 속에 받아들여져 이들 마음 속에 바람직한 리더라는 준거(닻)를 형성할(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리더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선출된 리더가 닻을 내를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 한 구석을 내줄리가 없다.
리더십 이중몰입이란 리더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팽팽하게 서로 대립하고 있는 리더십의 절연상황을 의미한다. 리더를 마음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변화를 위한 시간에 쫓기면 평소 알고 있던 수평적 소통이나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상태와는 상관없는 강압적 리더십을 시작한다. 이유는 자신이 법적 정당성을 가진 리더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순간부터 선출자는 진성리더가 되는 것과 역방향으로 주행하기 시작한다.
리더가 하는 전형적 실수는 자신의 법적지위를 근거로 자신에게 마음을 내주지 않은 사람들에게 시간이 없음을 내걸며 강요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리더의 갑질이다. 갑질은 노상강도 짓과 같다. 노상강도가 행인을 만나서 칼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할 때 행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돈을 노상강도에게 줘야한다. 활로워의 의지와 상관없이 리더가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이 의도를 관철시킬 때 리더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을 극단적으로 해서 그렇지 사실 리더가 사용하는 권한이나 직책이 노상강도가 사용하는 칼과 큰 차이가 없다.
노상강도질에 해당하는 갑질까지 하지 않더라도 선출자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로 반분되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 리더가 행하는 실수는 MM(Mixed Message)이다. 사람들이 MM을 읽기 시작하면 반대자들은 역시 그러면 그렇지하고 리더의 진정성을 부인하기 시작하고 지지자들도 혼란에 빠져서 리더십의 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MM은 리더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메시지와 팔로워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다른 경우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리더는 변화를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이때 리더는 부하들에게 MM을 보내기 시작한다. 회사의 방침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혁신과 변화"를 하라고 하지만 항상 말미에 단서를 붙인다. 혁신과 변화를 하지만 "위험하게 하지말고 최대한 조심해서 정도것 하라"고 당부한다. 리더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메시지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회사의 메시지가 아니라 단서 속에 숨어 있다. 리더의 MM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똑똑한 팔로워들은 리더가 회사에서 강조하는 변화와 혁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거나 하는척 흉네만 내며 시간끌기 작전을 편다.
선거때 국민들에게 약속한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와 최근 집무실의 용산이동에서 강압하듯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전형적 MM이다. 나도 지금 청와대를 다른 곳을 옮기는 것은 찬성하지만 지금 윤석렬 당선자가 하는 방식의 MM는 지지했던 사람들도 윤석렬 당선자가 했던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 MM을 변명하기 위해 또 다른 MM을 생산하면 결국 지지자들 마음 속에서도 당선자가 퇴출될 수 있다. 리더십의 기반을 스스로가 무너트리는 것이다.
대통령은 선출되어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 속으로 리더로 받아들여질 때 리더로 탄생한다. 선출은 리더십의 시작에 불과하고 온전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리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비전과 어떤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지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배의 노를 젖는 것은 리더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배를 뛰우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이 채워져 있을 때이다. 물이 빠진 썰물에 노를 저으라고 명령한다면 상식적인 사람들은 리더를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취급할 것이다. 집무실 이전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 지지하지 않았던 50%의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자신이 배를 뛰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더 급선무다. 물이 들어오고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국민대부분은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당선자가 해야할 리더십의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당선자가 검사 출신이고 자문집단도 비슷한 사람들로 포진해 있어서 지금 쯤 법대로 한다는 법 만능주의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을 것같아서 더 걱정이다. 법이 누군가가 지켜보든 사람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지켜지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으로 법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법대로 하지 않았을 때 주는 처벌이 두려워서 법을 지키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법을 지켜지게 만드는 빙산의 밑동은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법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