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라고 광고하던 회사가 180도 얼굴을 바꿔 무자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년차 신입까지 대상으로 한 전방위적 구조조정이다. 외견상 이유는 인프라코어 이천억 누적적자이다. 하지만 두산그룹의 사내유보금은 7조에 이른다.
두산의 두 얼굴은 면세점 면허 시기를 기점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면세점 면허를 획득하기 전까지 두산은 Good Company의 전형인 것처럼 보였다. 면허를 획득하자마자 30대 금수저 아들을 전무로 앉히고 얼굴을 180도 바꿔 남의 흑수저 아들이자 자신의 미래인 것처럼 광고해온 신입사원들을 내보내는 작전에 돌입했다. 여론이 만만치 않자 회장이 나서서 진화에 나섰다.
두산은 어떤 회사인가? 1986년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년기업이다. 포목점으로 시작해서 70년대 80년대에는 양담배 양주를 수입해 팔아서 부를 축적했다. 이런 전력은 당시 대학생들에게 외국 자본의 앞잡이라는 매판자본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100년되는 해인1996년에는 이런 전력이 마음에 걸렸는지 새로운 CI를 선포하고 정체성 세탁을 시작했다. 2000년 한국중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사업구조를 술과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중공업이 3D산업으로 모두가 손을 털고 나가는 와중에 중공업으로의 재편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었다. 삼성 현대 포철의 선대회장들이 매판이 아니라 사업 보국을 기치로 중공업에 집중해 회사를 키운 것에 대한 부러움이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인프라 코어는 이처럼 정체성 세탁 과정에서 태어난 회사이다.
기업이 대학을 운영하는 것은 정체성 세탁의 필수코스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산의 정체성 세탁 작업은 중앙대학교의 인수와 운영과정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앙대학교는 두산 박용성이시장의 기업경영이 시작되자 빠르게 쇠락해갔다. 중앙대는 기업의 정체성 세탁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두산은 과연 진정성이 있는 진성기업일까? 두산은 100세 나이값을 하고 살아왔고 지금도 나이값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천박한 장삿꾼에 불과한 회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