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그는 스승인 러셀의 논문을 읽고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러셀은 제자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원고를 출간하지 않습니다.
제자도 대단하지만
제자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스승은 더 대단합니다.

말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자고 주장하는
《논리철학논고》를 약관 30대 초반에 저술한 
젊은 천재 철학자,
그가 바로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입니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일수록 
자신의 절박한 심정을 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개념을 선정해서 단순하게 표현하는데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치열한 고뇌와 사투 끝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개념을 조합하여 
단순하게 표현합니다.

복잡함은 나태함의 산물이지만 
단순함은 치열함의 산물입니다. 
위대한 경지에 이른 사람일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단순하게 표현합니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촌철살인의 의미가 심장에 꽂힙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지극히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당신은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복잡한 내용도 단순하게 표현하는 사람의 특징은 
콘셉트의 본질인 여러 가지 속성에 관통하는 
본질을 잡아 한 가지로 포착하는 
개념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확고부동한 신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적확하게 표현할 개념을 찾아 헤매다 
기존 개념을 다른 의미로 
재개념화시키거나 없었던 개념을 창조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자신만만하게 생각했던 초기의 언어철학적 신념이 
변화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더 이상 자신의 신념이 통용되지 않는 
언어적 현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학자의 용단은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자신의 철학적 신념을 포기하고 
새로운 신념으로 무장, 
이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철학적 메타포를 바꿔 
자신의 신념을 재무장할 수 있는 
학문적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적 현실에서 
건져올린 치열한 문제의식과 
절박한 위기의식을 언어게임이라는 
단순 명쾌한 개념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

보는 대로 보이지 않고 개념대로 보입니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은가? 
내가 사용하는 개념을 바꾸면 
바꾼 개념대로 세상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고뇌가 담긴 
언어그림이론과 언어게임이론은 
언어에 관한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라고 했던 
한 철학자의 일생이 담긴 철학적 개념입니다. 
특히 그림으로 언어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이론적 한계와 문제점, 
오만과 자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깊은 탐구 끝에 언어적 현실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적 무기를 만든 
노력과 결단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한 학자가 자신의 이론을 
스스로 용도 폐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전기 언어철학적 신념이 
지나친 자만과 오만에서 비롯된 
잘 못된 가정위에 세워진 
사상누각임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그후 언어게임이론을 새롭게 정립한 후 
언어의 의미를 묻지 말고 
언어의 사용을 물으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 고전이 바로 유고작 《철학적 탐구》입니다.

언어의 진정한 의미는 
그것이 지니고 있는 
현실의 정확한 복제로서의 그림에 있지 않고 
현실적 맥락에 따라서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언어게임에 달려 있다는 주장,
그것이 필생의 노력을 통해
비트겐슈타인이 밝혀내려고 했던
언어와 삶의 관계입니다.

언어를 매개로 사고와 창의성을 밝혀보고
어휘력이 결국 창의적 사고는 물론
글쓰기 능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비트겐슈타인의 저작을 참고로 밝혀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http://kecologist.blog.me/22133298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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