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일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오늘은 반민특위가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취지의 말을 쏟아내는 바람에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반민특위는 일제청산을 목적으로 해방직후 설립되었지만 이승만의 반대로 일제의 잔재를 한번도 제대로 청산한 적이 없었다. 대통령인 이승만이 나서서 반민특의 활동에 제동을 거는 동안 숨죽이고 살고 있던 일제의 잔당들이 용서도 받기전에 살아나서 다시 날개를 펴는 기회를 제공했다. 반민특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자 결국 일제에 부역한 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다. 단죄의 실패는 역설적으로 이들로부터 사죄를 받고 이 사죄를 기반으로 대승적인 입장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들과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스스로 용서를 빌지 않는 사람들을 용서해줄 수 있는 방법은 누구에게도 없었다.
반민특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자 일제의 부역자들은 우리 역사에 제대로 반성하고 이 반성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받을 기회를 상실했다. 분위기에 밀려 반성을 준비하던 사람들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반성 유무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면죄부를 받았기 떄문이다.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이런 엉뚱한 말을 쏟아낼 수 있는 것도 다 반민특위가 한번도 제대로 일제를 청산하지 못한 원죄 때문이다. 반성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먼저 면죄부를 준 오욕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틈만나면 일제의 망령으로 살아나 우리를 옥죄고 있다.
반민특위가 제대로 일제에 부역한 원죄를 가려내지 못하니 이들 부역세력들은 한 번도 자신의 죄를 허심탄회하게 자복하고 이 죄에 대해 용서받을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죄를 용서받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제대로 참여할 기회를 망쳤다.
모든 진보하는 역사의 모습은 다 학습하는 죄인의 역사다. 같은 국민이라면 미숙해서 잘못을 저질렀어도 자신의 잘못을 자복하고 이것에 기반해 조국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의 기회를 얻는다. 우리는 일제에 부역한 세력에게 이런 반성의 기회와 다시 태어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없었다. 오히려 반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들은 일제를 통해 배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핑게로 국가의 권력을 다시 장악하는 것을 그냥 눈뜨고 보고 있었다.
일본과 독일의 차이도 전범들에 대해서 사죄하고 이 허심탄회한 사죄를 통해 용서받을 기회를 획득한 독일은 역사가 뒷다리 잡는 오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반면 일본은 자신의 죄를 덮고 감추는데 혈안이 되어 지금까지도 한번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죄를 스스로 인정한 적이 없다. 제대로 죄를 용서받고 깨끗한 마음으로 역사에서 다시 재기할 기회를 상실했다. 기회만 되면 일본은 자신의 과거의 오욕을 숨기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시도하지만 이럴수록 국제사회로부터 영원히 신뢰를 상실했다.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게 국제 사회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향후에도 일본은 아무리 부유해도 국제사회에서 한번도 제대로된 나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나라가 될 개연성은 없다.
반민특위의 문제는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을 죄를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지 못해서 결국 이들을 제대로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지금도 나경원 의원처럼 국회의 원내대표인 사람도 토착왜구가 되어 일본의 원죄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상식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
사람이나 국가나 다 실수를 통해서 성장한다. 핵심은 과거의 실수가 아니다. 실수에 대해서 자복하고 이 죄에 대해 용서받고 용서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동반자로 나서는 자와 과거를 숨기고 틈만나면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역사의 뒷다리를 잡고 있는 자의 차이다. 대한민국의 비극은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을 한번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해 이들을 제대로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있다. 나경원과 같은 국회의원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을 제대로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역사의 원죄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퇴출되는 것이 맞다. 나경원 의원의 대한 문제는 우리가 독일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일본의 말로를 답습할 것인지가 달린 우리의 운명을 선택하는 문제다.
#나경원블루스
#반민특위
조회 : 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