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로 상징되는 한국에서는 개천에서 이들 기득권 세력을 닮은 용이 날 수 있을 개연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같다. 한국은 이미 돈으로 기득권을 형성한 계층이 자신의 자식들에게 기득권을 대물림하는 것이 제도화된 신카스트 사회이다. 양극화, 기울어진 운동장, 형평, 부패 지수를 보면 자명해보인다. 이런 신카스트 제도의 큰 골격 아래에서 기득권을 대물림하기 위해 기득권 세력은 학연 혈연 지연 젠더연을 정치적으로 동원하고 있어서 사회적 다양성에 기반한 역동성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다양성과 역동성을 상실한 한국의 급속하게 노령화되고 있다.

신카스트제도가 공고화된 사회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개천에서 용나는 이야기를 강요하는 것은 이미 기득권을 형성한 세력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방의 다윗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가진 개천의 청년들에게 기득권 세력들의 이런 이야기는 움직이지 말고 네 분수를 알고 네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는 갑질일 뿐이다.

개천에서 실질적으로 용이 날 수는 없을까? 개천과 용에 대한 생각과 정의가 바뀌면 가능할 것이다.

개천에서 자유롭게 사는 삶도 그대로 삶으로 인정하고 이들이 개천에서 새롭게 구성하는 사회를 사회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공진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에 대한 개념도 기득권이 자신들을 모델로 만들어 강요한 용이 아니라 젊은이들 스스로 개천에서 길러내 개천에서 살고 있는 용들이 용으로 인정하는 용에 대한 개념의 전환이 요구된다.

현 정부가 이런 젊은이들을 무마하기 위해 공무원 채용을 늘리는 것은 기득권 세력이 개천에서 용날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과 다를 바없는 엉뚱한 정책이다. 이런 엉뚱한 정책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젊은이들이 사는 개천의 생태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해 이 생태계를 이용해 혁신을 일궈내려는 일에 정책적 자원을 더 동원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들이 사는 개천을 개천으로 폄하하지 말고 사회와 혁신의 플랫품으로 만들면 우리 사회의 혁신도 물꼬가 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을까?>는 질문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질문에 집착하다보니 결국 공무원으로 청년들의 불만을 잠재워 나라를 더 노령화 시키는 일에 국가가 나서서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국가가 나서서 청년들의 기개를 꺽어버리는 일을 앞장서서 하고 있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