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7-03 15:20
[N.Learning] 우상숭배에서 벗어나기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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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숭배의 삶에서 벗어나기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데카르트와 함께 근대철학을 완성한 영국의 철학자이다. 데카르트가 연역법을 창시했다면 베이컨은 경험에 근거한 귀납법을 만들어냈다. 베이컨은 우리가 자주 인용하고 있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언명으로 자연과학의 기초를 닦았지만 사실 Max Weber와 더불어 지식사회학이나 지식경영의 영역을 창시한 사회과학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베이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기관(Organum)"을 발전시킨 신기관(Novum Organum, 1620)이라는 책에서 기관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한 진리를 더 심도있게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논증했다. 이 책에서 베이컨은 진리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우상이라고 규정했다. 우상은 일종의 색안경과 같은 것으로 이것을 끼고 현실을 인식하면 현실이 채색되어 인식되기 때문에 순경험적 데이터에 근거한 진실된 추론을 도출하지 못해 오류에 빠진다.
우리가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국지적 경험과 잘못된 귀납으로 자신의 머리 속에 만든 정신모형이라는 지도를 맹신하는 것에서 생긴다. 우리는 자신의 국지적 경험과 비과학적 추론으로 만든 자신의 정신모형의 존재에 대해서 깨달지 못할 때 이 정신모형으로 보이는 세계를 추앙한다. 자신이 만들어낸 정신모형이 사이비 과학에 근거해서 만들어졌음에도 과학적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우상숭배에 빠진다. 똑 같은 대상을 인식할 때도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정신모형이라는 필터에 의해서 인식하기 때문에 다르게 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를 틀렸다고 규정하기 시작한다.
같은 대상을 인지하는데 상대를 틀렸다고 몰아세우는 확증편향과 편견과 차별을 가진 사람들은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혀서 자신의 정신모형을 신봉하는 사이비 과학자들이다. 상대가 나와는 다른 정신모형을 가지고 있어서 같은 대상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만 알아도 갈등과 오해의 80-90%는 사라진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사이비 과학자가 되어 자신의 정신모형을 우상화할 때 생기는 네개의 우상을 언급하고 있다.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이다.
종족의 우상은 자신과 유전적으로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믿는 현상이다. 남성이라면 남성을 더 신뢰하고 여성이라면 여성을 더 신뢰하고 백인이라면 백인을 흑인이라면 흑인을 더 신뢰하는 현상이다. 이들이 같은 종족을 신뢰하는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정신모형을 형성했을 개연성 때문이다.
동굴의 우상은 동굴 속 그림자에 비친 현상을 가지고 세상을 다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정신모형에 그려진 지도가 한정적인 지도임에도 이 지도로 세상을 다 이해했다고 주장한다면 자신의 문제가 많은 정신모형을 과대하게 신봉하는 현상이다.
시장의 우상은 시장잡배들의 비과학적인 주장을 고지곧대로 받아들이는 현상이다. 시장은 결과물을 판매하는 장소다. 결과물이 같다면 이것이 생성된 원인에 대해서 따지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자신의 정신모형을 우상화한 사람들이 빠지는 오류이다. 결과만 같다면 원인은 따지지도 않고 같다고 추론한다. 다른 상황에서 벌어졌지만 같은 결과를 가져온 현상을 자신의 입장의 옳음을 주장하는 증거로 과도하게 일반화한다.
극장의 우상은 유명한 사람, 성공한 사람,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를 과도하게 신봉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정신모형을 통해 세상과 일치하는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낼 근력을 상실했을 때 유명인사나 아이들을 추앙해가며 이들의 짝퉁으로 나서 자신 정신모형을 이들의 밈으로 전락시킨다. 다른 사람의 정신모형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우상숭배다.
사이비 과학자로서 자신 정신모형에 대한 우상숭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신모형의 감옥에 갇혀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각성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정신모형이 과학적 추론을 통해 만든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식 경험과 주변 추종자들의 잘못된 영향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같은 대상에 대해 이야기해도 정신모형의 작용으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둘째는 자신이 본 세상이 자신의 정신모형에 의해 구성된 주관적 세상임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들의 정신모형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물음표에 의한 탐구가 끝나서 상대의 정신모형과 자신의 정신모형을 통합하는 정신모형을 조형해내는 것이 셋째 단계다. 더 높은 차원의 정신모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볼 수 있다면 더 통찰력을 가진 사람으로 칭송될 것이다. 상대의 정신모형에 대한 호기심의 물음표로 시작한 여정이 통찰의 느낌표로 변화하는 성장체험을 하는 단계다. 성장체험에 대한 각성을 가져오는 느낌표는 물음표의 굴곡(의문)이 해결되어 펴진 것이다. 마지막은 이런 과정을 통해 죽을 때까지 정신모형을 확장하는 공진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죽은 순간 자신이 터득해서 조형한 정신모형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유산으로 남겨놓고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공부하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책무이다. 사이비 과학자의 우상숭배에서 탈출해서 진실을 전하는 사람으로 거듭난 것이다.
자신 정신모형을 우상화하는 단계를 넘어서 정신모형을 공진화시키는 배움의 여정에서 자신이 탈로하지 못하게 사는 배움의 사람들에게 확증편향과 차별과 편견은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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