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0-06 12:47
[N.Learning] 중꺽마에 담긴 의도가 무엇인가?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205  
중꺽마에 담긴 의도가 무엇인가?
<중꺽마> 다시 읽기
중꺽마라는 말은 게임 월드컵에 참여했던 리그 오브 레전드(롤)라는 게임에서 탈락한 DRX의 주장 Deft 선수를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가 인터뷰한 영상의 제목을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단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 중꺽마의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들이 역사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역사는 진성리더들의 공공선을 위한 목적의 의도를 담은 중꺽마의 마음이 만든 근원적 변화의 사건이다. 진성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중꺽마를 넘어 중꺽마를 통해 무엇을 실현하려 했는지의 의도다. 선한 의도를 실현하려는 중꺽마만이 역사의 엄혹한 지평을 뚫고 중요한 사건을 만들어냈다.
역사적으로 알려진 최고의 중꺽마의 상징은 2차대전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끌었던 처칠이다.
1943년 전시 내각을 막 구성하여 독일에 대항할 때만해도 독일 비행기들이 하루에 천여 대씩 런던을 폭격해왔다. 영국인들 누구도 나찌를 이기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그럼에도 처칠은 살인적 시간과 땀과 눈물로 희생해가며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영국이 승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전시 중에 BBC방송을 통해서 영국과 전세계로 생중계된 처칠의 국회 연설이다. 전쟁 중에 처칠의 연설은 영국 국민과 전세계에 고스란히 생중계 되고 있었다. 처칠은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땀과 눈물을 전부 바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더 나아가 처칠은 "지금 우리가 바칠 수 있는 것은 영국인 각자의 땀과 눈물 밖에 없다" 고 호소했다. 이 연설은 영국 국민에게 대한민국의 신바람과 비슷한 집단적 긍정 정서전이를 일으켰다.
이 연설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풍부한 물자가 있어야 하고 이런 풍부한 물자를 가지지 못한 영국은 나찌와의 전쟁에 질 수 밖에 없다는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웠다.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처칠의 연설이 힘을 가지고 영국인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처칠 스스로 땀과 눈물로 그렇게 희생해 왔기 때문이다. 처칠의 진정성 있는 호소는 영국 국민들이 전쟁광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처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집단효능감을 일으켰다. 고작 3일분의 식량을 가지고 10 여 일을 버텨가며 나찌의 막바지 공격을 방어할 수 있었던 것은 처칠의 연설이 정서전이를 일으켜 온 국민들의 마음을 열었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불씨를 국민적 자긍심의 들불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는 후에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회고록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당시 노벨 문학상 경쟁자였던 헤밍웨이는 처칠이 구어를 구사할 뿐이지 문어에 능통한지는 몰랐다고 비난을 퍼부었지만 노벨 위원회는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책에 노벨 문학상을 수여했다. 2차 대전 시 처칠이 했던 BBC 연설문에 노벨상을 수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벨상의 역사에 전후후무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고등학교 때 영문학도가 되려했지만 낙제를 해서 문학도의 꿈을 접었던 처칠의 꿈이 현실로 실현됐다.
그가 은퇴한 후 그의 모교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교장 선생은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대 선배이신 처칠 경이 말씀하실 때 한 마디도 빼놓지 말고 모조리 받아쓰라"고 했다.
처칠 경은 지팡이를 짚고 강단에 서서 두꺼운 안경 너머로 학생들을 한참 동안 응시하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는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여러분 결코 포기하지 마시오! 결코! 결코!"
처칠이 이런 중꺽마로 희망의 메시지 전달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더 큰 비밀은 중꺽마 속에 담긴 공공선을 위한 선한 의도 때문이었다. 나찌에 대항에 영국의 주권을 수호하려는 선한 목적에 대한 의도가 중꺽마 속에 담겼고 이 선한 의도가 어려움 속에서 처절하게 노력하는 처칠의 희생적 행동을 통해 영국 국민들 마음 속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절망 속에서도 유일한 대안인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꺼질 운명이던 모닥불을 들불로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중꺽마를 주장하는 장본인이 그렇게 주장하는 의도의 진정성이다. 중꺽마에 장착된 의도가 공공선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과 카르텔의 생존이라면 아무도 중꺽마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위해나서지 않을 것이다.
의도의 진정성은 처음에 주장했던 목적이 더는 유지하기 힘들 때임에도 이 목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장본인이 측은하게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을 때 구성원의 마음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노력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나라면 저렇게까지는 못할 텐데"라는 측은한 마음이 생겼다면 장본인의 주장을 진실로 받아들여 자신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게 마음을 내준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선언한다. "우리 리더는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고 이 사람의 주장과 약속은 진실이다." 진정성은 장본인이 아니라 도움을 주기 위해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태어난다. 리더가 제안한 목적이 구성원의 마음속에도 심어져서 준거로 뿌리를 내리는 사건은 이런 고난을 통과해야 검증되기 때문에 본인은 이 검증과정을 고난과 시련의 패스라고 해서 고시패스라고 부른다.
815 경축사를 놓고 대통령실은 중요한 것은 사과를 받아들이는 일본의 마음이라고 주장해서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주장에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이 주장에 숨겨진 의도가 주장하는 장본인의 이득을 넘어서 선하고 목숨을 바칠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방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식이 살아 있던 상당수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겠다>는 중꺽마를 가득채운 선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에 대한민국 모두가 뉴라이트로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면 아마도 일본이 패망했어도 일본을 찾아가 복속국의 지위를 유지해달라고 간청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어려운 절망적 상황이 와도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포기하지 않도록 중꺽마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공공선에 대한 선한 의도를 가진 진성리더들이다.
동양 고전에서도 이런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중꺽마로 검증하는 과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맹자가 지은 <고자장>과 공자의 손자가 지은 <중용>에 중꺽마와 중꺽마를 가능하게 한 뿌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맹자는 고자장에서 리더가 목적을 세우면 이 리더가 반드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재목인지를 역경을 주어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맹자의 고자장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사람에게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모와 살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중용 23장에도 세운 목적이라는 숨겨진 진실이 구성원의 마음속에 준거로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리더십의 본질임을 설파하고 리더의 목적이 구성원의 마음에 정성스럽게 심어져 진정성(眞情性)을 획득하는 과정을 치곡(致曲)으로 설명한다. 치곡의 치(致)는 도달함을 뜻하고 곡(曲)은 굽을 곡이다. 중용에서 <숨겨진 진실>이 중꺽마를 채우고 있는 선한 의도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면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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