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6-18 15:28
[N.Learning] 역량의 배신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3,104  

내 역량이 어떻게 나를 배신할까?
역량의 독재

역량이란 그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그 무엇이다. 이런 점에서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전문적 지식도 역량이 될 수 있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미모도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면 역량이다.

지금까지 경쟁력에 도움이 되었던 내 역량 때문에 내 무덤을 파는 현상을 [역량의 독재]라 칭한다. 마치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어느 순간 내가 길을 잘못들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나가도 사람들은 자전거를 세우고 방향을 바꾸지 못한고 계속 페달을 밟게 된다. 지금 당장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가 쓰러질까 걱정이다. 지금 왔던 방향으로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내 목적지와는 점점 멀이진다.

내 앞에 놓여 있는 세상의 길은 직선이기를 바라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길이 직선일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확율이 낮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 변화는 내 자전거의 방향을 바꿀 것을 강요한다. 환경이 바뀐다면 나의 방향도 전환해야 한다. 방향이 바뀌면 지금까지 도움이 되었던 역량은 오히려 나에게 장애가 된다.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달려온 방향에 대한 가속도 때문에 방향을 쉽게 바꾸지 못하고 나락의 길로 떨어진다.

이같은 역량의 독재는 다음과 같은 문제 때문에 생긴다. 첫째, 방향을 바꾸어 되돌아 갈 생각을 해보니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Sunk Cost의 문제이다. 방향이 맞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방향을 바꾼다는 것도 문제이다. 둘째, 환경이 불확실해지거나 지금까지 손해본 것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조그만 희망이 보여도 지금까지 했던 일에 올인해서 한 방에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올인한다는 것은 전략적 마인드를 통째로 잃었다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는 체면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방향이 옭았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온 상황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왔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역량의 독재는 자신의 궁극적 목적지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적 목표만을 가지고 역량을 기반으로 삶의 승부를 걸 때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윤정구님의 사진.
윤정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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