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지켜본 입장에서 우리 기업의 C Level 리더십을 설계하시는 분들이 시대의 전환점을 반영해서 다음과 같은 핵심역량을 염두에 둔 임원 리더십 설계를 해주셨으면 한다.

1. 경쟁역량을 넘어 자아인식 역량

내가 만난 우리 기업의 임원분들은 역량과 스펙에 있어서는 최고의 골리앗이었지만 실제로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향해서 가고 있는지의 정체성 여정의 지도까지 구비한 분은 극소수였다. 자신 안에 정체성의 다윗을 품지 못한 골리앗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갑옷의 무게 때문에 더 쉽게 쓰러지게 되어 있다.

2. 리더십의 유연성을 위한 자유도 설계

내가 만난 대부분 임원분들은 리더십을 스타일로 오해해서 스타일의 성벽 속에 갇혀 있어서 상황이 바뀌면 리더십 스타일을 유연하게 바꾸지 못했다. 상황이 바뀌었는데 같은 리더십 스타일을 고집한다는 것은 리더십의 자유도를 잃었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충분조건에 기반하지 못한 리더십은 세상이 바뀌면 자유도를 잃고 연기로 끝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3. 협동을 넘어 협업적 사고

내가 만난 임원분들은 협동을 협업과 구별하지 못했다. 팀장까지는 협동으로 일하는 것이 큰 문제가 없지만 임원은 협업의 성공을 통해 협동을 만들어내야 하는 포지션이다. 결국 협동의 동력인 정치적 세력이 만들어낸 토굴을 벗어나지 못했다. 협업을 통해 협동을 만들어내는 초협동 역량이 필요해보였다.

4. 전체 최적화 기반 의사결정

내가 만난 대다수의 임원분들은 전략적 목표를 이해하고 경영기법을 동원해 이것을 달성해가는데 있어서는 유능성을 보였지만 전체최적화를 실현한 지속가능성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에서는 미진함을 보였다. 주변의 구성원들은 점점 쇠진해졌다. 시지포스의 돌굴리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5. Why에 대한 개념화 능력

목표나 역량이 왜 자신이 이끄는 부분과 자신을 통해서 달성되어야 하는지를 프레이밍해서 구성원들을 임파워먼트 시키는 개념화 능력보다는 하루하루 생존에 급급해 보였다.

6. 전문가 놀이터 설계능력

경업락군의 놀이터는 보상과 평가를 드라이버로 설정하기보다는 종업원의 성장체험과 성장체험을 통해 얻어낸 외부노동시장에서의 자유에 대한 체험을 이해하고 이런 체험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터이다. 이런 전문가의 놀이터에 대한 설계능력이 부족해보였다..

7. 다양성 네트워크 구축능력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보였다. 다양성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것을 넘어서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 혈연, 학연, 지연, 일연으로 갈기갈기 쪼개지는 것을 막아내는 능력을 통해서도 발현된다. 가치, 사명, 목적의 울타리를 가진 임원들만 다양성을 제대로 구현해낸다.

8. 책임을 넘어선 책무성 역할 설계

책임(Responsibility)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조직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역할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게 만드는 책무성(Accountability)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다. 임원의 직책을 열심히 하다가 실패하면 자리를 물러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의 책무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지키지 못하면 물러나는 자리는 아니다. 자신을 믿고 따라주었던 구성원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과거에 대한 손실보장을 넘어 미래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들을 설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임원의 책무다.

이 모든 역량들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역량을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 시켜가며 시대의 지평에 맞게 재직조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