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3-31 15:11
[N.Learning] LG는 백년기업이 될 수 있을까?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803  

G는 존경받는 백년기업이 될 수 있을까?
문화적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원리

인간들이 후세에 전수해주는 것은 생물학적인 유전자(DNA)이지만 기업이 영속하는 원리는 후세가 이 기업이 전수해준 메모리 즉 기억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기억으로 채용했는지이다. 사람은 자신의 생물학적 DNA를 물려주지 못하면 대가 끊기지만 기업은 그 기업이 만든 유산(legacy)이 후세의 기억으로 채용되어 이들의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시 구성되기 못하면 소멸한다. 기업이 백년기업으로 영속하는 이유는 유산이라는 소중한 기억을 후세에게 성공적으로 전수시켜 이들의 기억의 부분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대를 잇기 위해 물려주는 DNA는 복잡한 단백질 덩어리이다. 기업이 대를 잇기 위해 물려주는 유전자를 밈(Meme)이라고 부른다. 밈은 단백빌에 비유되는 그 기업이 만든 문화적 유산(Legacy)에 대한 생생한 메모리이다.

기업이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 영속한다는 것은 다음 두 가지 조건을 만족했을 경우이다. 하나는 기업이 소중한 기억으로 물려줄 수 있는 문화적 철학적 유산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문화적 유산을 세상의 진화하는 방향에 맞추어 공진화시키는데 성공해서 세상도 이 유산을 자신의 세상의 일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회사의 구성원들이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고 공유하는 문화적 유산이 없다면 후세에 물려줄 것도 없으니 백년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성립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설립자가 만든 철학과 문화가 설사 있다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이를 채용해 자신의 기억으로 재구성해가며 공진화시키지 못했다면 기업의 대도 끊어진다. 기술력이 뛰어나서 기술에 대한 특허를 후세에 물려주어 생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한 세대를 넘지 못한다. 기술은 그자체적으로 공진화하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공진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설립자가 만든 유산을 구성원들도 자발적으로 자신 삶의 기억의 일부로 채용하고 고객들과 세상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기억의 일부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소중한 기억 덩어리인 유산을 다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기억의 일부로 채용해 재구성할 때 세상은 이 기업을 선택해서 번창하도록 자신이 가진 자원을 지원해준다. 간단한 선택적 생존의 진화론의 원리가 유산에 대한 기억인 밈(Meme)에도 적용된다.

어제 우연히 LG 임직원 분들과 만나서 과연 LG의 진정한 문화적 유전자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LG로고는 <Life is Good>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웃는 모습>이다. 호주에서 처음 발견해서 전 그룹에 전파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 발견되어 자발적으로 전 그룹에 채용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이것이 LG의 숨겨진 레거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착상해서 그간 LG 그룹의 레거시를 만든 설립자와 경영자들을 추적해보았다. 이들이 어떤 문화적 유전자(meme)을 유산으로 남겨주고 싶어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아직 깊히 연구해보지는 못했지만 신기하게도 설립자와 LG의 유산을 만든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삶을 <더 편하고 더 낫게 만드는 일>에 LG가 기여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We Make It Better>가 이들이 만들고 싶어했던 문화적 유산이었다. 왜 LG가 굳이 호주에서 발견한 <Life is Good>이라는 로고를 각성체험처럼 발견할 수 있었는지 즉 Good -> Better의 고리가 이해가 되었다. 로고에 담긴 <웃는 모습>은 <행복>을 상징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모든 철학자들이 소확행에서 제시하는 가짜 행복이 아닌 진짜 행복(Eudemonic Happiness)의 원천을 어제보다 오늘은 조금씩 더 나아지는 성장체험에서 찾았다. 조금씩 나아진다는 성장체험은 LG의 경영자들이 전수하고 싶었던 레거시와 일치한다. 결국 LG의 설립자와 경영자들이 남기고 싶었던 LG의 유산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성장시켜(we make it better)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임을 알았다. LG의 설립자와 유산을 남긴 경영자들이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팔고 싶었던 것은 성장체험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문화적 유산이 구성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채용되어 이들의 메모리로 재구성되어질 수 있을 때 백년기업의 기반이 만들어진다. 과연 현재 LG의 구성원들은 이런 문화적 유산을 자신의 역할 속에 제대로 자발적으로 내재화해 공진화시키는데 성공했을까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왜냐하면 문화적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하는 원리는 Context를 만들어냄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문화적 유전자는 어떤 메모리에 대한 Text를 제공하고 이것을 전파시키는 사람의 Text와 결합이 되어 context를 만들었을 때 유전된다. 밈의 최소 단위는 context에 담긴 메모리이다. Context는 전파자의 메모리에 대한 Text가 씨줄이되고 전수자의 메모리가 날줄이 될 때 자발적으로 만들이진다. 강요된 Text는 그냥 text를 구성하지 context를 구성하지 못한다. 원리는 여성의 생물학적 유전자와 남성의 생물학적 유전자가 크로스하는 방식으로 결합해서 새로운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 자랑스런 100년 기업의 가장 강력한 선두주자가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LG의 설립자와 과거의 경영자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을 Text로 삼아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의 Text와 엮어서 시대에 맞는 Context를 공진화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Text를 여기에 엮도록 하는 자발성과 주체성이 허락되지 않고 성과라는 명목으로 LG의 유산과 먼 자신들의 Text를 강요할 때 존경받는 LG가 심지어 종업원들에게 구성되는 것도 요원한 일이다. Context는 월급이나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회사의 text에 자신의 text를 기여함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LG way에 선언된 <일등 LG>에 대한 회사 철학 Text를 시대에 공진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1등이 되는 것이 생존을 위해서 중요했는지 모르지만 공진화하는 생태계가 중시되는 지금과 같은 초연결시대와는 맞지 않는 철학이다. 일등LG대신 LG가 세상에게 유일하게 존재해가며 지치지 않는 더 나음으로 행복과 웃음에 대한 성장체험을 전달해주는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회사 The Only One & Company LG를 지향하고 있음을 선언해줄 것을 제안한다.

LG가 진정 존경받은 100년 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LG
#백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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