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리더 혼자서 일하는 원리가 아니라 리더가 구성원들과 협업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도출해내는 원리이다.
지금까지 전통적 리더십에서는 리더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리더는 전략적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고 구성원들은 이 결정을 실행하는 일을 분업했다. 이때 리더십의 중요한 도전은 리더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전략대로 구성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발로 뛰어 주는지의 문제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와 부하간의 지행격차의 문제이다. 지행격차란 리더가 머리 속으로 생각한 것이 구성원들의 다리로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리더들은 지행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보상과 벌이라는 HR 전략을 사용해왔다. 특히 인센티브나 승진 등을 구성원들 앞에 걸어놓고 리더가 시키는대로 열심히 달리면 먹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 구성원들을 그레이하운드 경주에 동원해왔다. 리더의 전략대로 구성원들이 뛸 경우 HR을 통해 보상한다고해서 전략적 HRM이라는 이름이 제시되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다. 경기가 L자 뉴노멀로 꺽어지자 어떤 기업이나 리더들도 구성원들 그레이하운드 경기에 동원할 수 있을 만큼충분한 고기 덩어리를 걸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상황이 뉴노멀로 굳어지면 앞으로는 고기 덩어리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지행격차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기덩어리라도 있었을 때는 억지로라도 뛰었지만 고기덩어리조차 사라진 지금은 구성원들 마음은 싸늘하게 식었다.
원래 리더십의 문제는 가진 자원을 최적화 시켜 더 나은 목표를 달성하는 관리와는 다른 개념이다. 리더십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원리였다. 이런 원리에 상과 벌, 인센티브, 고과, 승진 등의 자원이 개입됨에 의해서 리더는 관리자의 지위로 전락했다. 경기가 좋았던 시절의 부메랑이다. 신자유주의가 풍미하던 좋았던 경기는 리더십을 몰락시켰다.
다행이 L자 노멀 경기가 심화됨에 따라서 인센티브나 보상 승진의 여력이 없어지자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리더십 원리가 다시 복원되었다. 리더십의 문제를 HR이라는 고기덩어리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지행격차를 극복해서 어떻게 다시 무에서 유를 창출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돌려놓았다.
HR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리더가 지행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첫째 단계는 그림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지심격차를 극복하는 문제에서 시작된다. 지심격차는 리더가 생각하는 전략이나 비전을 구성원의 마음에 심어주는 문제이다. 경영학에서는 인게이지먼트의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리더가 자신의 답을 가지고 구성원에게 보상을 지불하는 댓가로 리더가 생각한 그대로 실행하도록 시켰지만 지금은 아니다. 비전과 전략에 대한 텍스트를 가지고 있어도 구성원들이 마음에 가지고 있는 텍스트와 결합해 구성원들이 이 새롭게 만들어진 컨텍스트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동원하지 못한다면 인게이지먼트는 없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머리와 구성원의 마음을 극복하는 지심격차의 문제를 극복하는 문제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소통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소통보다는 더 근원적 문제이다.
둘째는 심행격차를 극복하는 문제이다. 구성원들이 리더의 비전과 전략을 자신의 텍스트와 결합해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하더라도 제도적 장애가 많아서 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없다면 전략이 실행되지는 못한다. 이런 실행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해주고 이들이 제대로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 문제는 임파워먼트의 문제이다.
인게이지먼트를 통해 지심격차가 극복이되고 임파워먼트를 통해 심행격차가 극복이 되면 다른 상황에 비교해 구성원들이 내는 성과의 수준과 질은 격한 차이가 난다. 이 성과의 질과 수준을 따져 공정하게 평가해주고 보상해주는 역할로 지행격차를 극복하는 리더의 역할은 마무리 된다. 핵심은 보상이 앞에서 구성원들을 끄는 드라이버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성과에 대해서 공정하게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Reinforcer로 작동시킨다는 점이다. 보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보상이 이들을 따라오게 만드는 원리다. 구성원과 리더가 따라가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비전과 사명이다. 이 비전과 사명을 달성할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 보상이다.
진성리더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지행격차를 극복하는 원리에서 목적과 사명을 중시한다. 또한 진성리더들은 자신과 부하들간의 지행격차를 극복하기 전에 자신 내부의 지행격차 문제를 먼저 점검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사명과 목적이 자신의 마음에도 울림을 주지 않는다면 이들을 구성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목적과 사명이 마음을 울리고 이 울림이 자신의 발을 움직였을 때 이들은 구성원에게도 동참을 권유한다.
진성리더는 목적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자신에게 먼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전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