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_몰락

전통적 기업교육도 붕괴의 수순을 밟기는 마찬가지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표준화된 강의내용이 과연 유튜브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뛰어 넘어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마도 현재 기업에서 제공하는 기업교육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이미 현명한 종업원들은 자신이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획일적 교육보다는 다른 소스를 찾아서 학습욕구를 채우고 있을 것이다. 교육공학에 의해 표준화된 산업사회의 기업교육방식의 효용성은 사라진지가 오래다. 다양한 HRD 플랫폼이 등장해서 구성원들의 개인적 요구사항을 데이터 분석해가며 개인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학습자의 교육이력과 학습성과도 추적해 제공하고 있다. 기업교육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켜 학습의 주인공이 되게 만든 것이다.

#기업교육의_몰락

신문 방송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컨텐츠를 독자에게 스푼피딩하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대표적 제도이다. 하지만 SNS의 등장으로 모든 사람들이 기자가 될 수 있고 심지어는 PD가 되서 자신의 영상을 편집하고 이 방송내용을 SNS 플랫폼에 실을 수 있다. 일반인도 블로그에서 기자보다 더 기자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신문기자들이 이들 블로거들보다 더 깊은 내용을 분석해서 제시할 수 가 없다면 이미 생존의 탯줄이 끊긴지 오래다. 최근 양진호 특종을 터트려 세상을 흔들어 놓은 설록 프래스의 박상규 (Sangkyu Park) 기자도 기성 신문사나 방송사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도 아니다. 제도적 벽이 단단한 공영방송은 차지하더라도 종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개인 박상규기자가 제공하는 내용보다 더 의미 있는지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방송과 종편은 이미 존재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제도의 벽만 허문다면 이들은 다 아프리카 TV나 인기있는 개인 미디어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지 못한다. 지금은 돈으로 제도의 보호막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매스컴의_붕괴

영혼구원을 가르치는 종교영역은 더 심하다. 이미 많은 교인들은 다른 유명교회 목회자의 설교내용을 듣고 자신 교회의 목사님의 설교내용과 비교평가해가며 종교 학습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평신도들이 자신 교회 목회자의 설교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경우 교회는 그냥 평신도들끼리 자신이 다른 곳에서 들었던 목회자의 설교내용을 공유학습하는 장소로 역할이 전환되었다. 자기 교회 목회자의 설교보다 다른 곳에서 들은 설교내용을 공유하고 학습하는 플랫폼으로 교회가 전환된 것이다. 높은 강대상을 이용해 설교내용을 일방적으로 스푼피딩하는 전통적 교회 제도는 이미 교인들의 마음 속에 폐기처분된지 오래다. 목회자들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교회의붕괴

플랫폼 학습이 전통적 학습의 방식을 파괴하는 세상에서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변신해야 할 것인가?

우선 가르치는 내용으로 플랫폼과 승부할 수는 없다. 다행히도 모든 학습자가 자신이 접근한 내용을 모두 의미 있게 해석해서 자신의 성장체험과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가르치는 사람들의 설자리가 바로 이곳이다. 어떤 맥락이 주어졌을 경우 학습한 내용을 학습체험을 통한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규레이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맥락을 성장체험으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규레이터는 매타학습자이다. 좋은 규레이터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역량은 맥락적 지식이다. 맥락에 뿌리를 내려야만 학습자는 자신의 성장체험을 찾을 수 있다. 맥락적 지식을 동원하지 못한다면 규레이션이 아니다.

#큐레이터

가르치는 사람이 모든 맥락을 다 이해할 수 없으므로 맥락적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범위에 대한 맥락적 지식을 파악하고 축적해서 구성원들의 목적과 연동시키는 일이 큐레이터의 일이다. 어떤 범위에서 맥락적 지식을 이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적과 연동시켜서 성장체험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맥락적 자본이라고 말한다.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백과사전적 지식의 내용이 아니라 맥락을 성장과 연동시켜 해석하고 다리를 놓아주는 규레이션 능력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대학과 산업계에서 잘 가르치고 교회에서 설교 잘 하는 목회자로 알려진 사람들을 집어보면 다 뛰어난 큐레이터였다. 언론에서도 손석희가 유명한 이유는 팩트첵크를 잘 하기 때문이 아니라 관점과 맥락을 가지고 규레이션하기 때문이다. 가르치고 선도하는 사람이 사실과 지식 내용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