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도반들 사이에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한 주제는 산성화되어 있는 조직에서 진성리더십을 발휘하다가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한 케이스이다. 이런 경우가 생겼을 때 진성리더로서 사는 삶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우리 조직이 진정성을 적대시하는 조직인 경우 진성리더로서 나는 어떻게 삶을 포지셔닝해야 할까?

인생의 게임이 한번의 게임으로 끝나는 게임이라면 진성리더들은 반드시 패배하게 되어 있다. 유사리더들의 밥으로 전락할 개연성이 높다. 당현히 승부는 유사리더들의 승이다. 하지만 인간 삶의 게임은 전통적 경영전략에서 생각하듯이 한 번의 게임이 아닌 반복적 게임이다. 먼저 번의 게임의 결과가 다음의 게임의 조건이 되고 이 게임이 끝나면 결과는 다시 다음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게임에서는 최종 게임의 승자가 승자이다. 초반에 아무리 성과를 내서 기선을 제압했다 하더라도 진화하는 마지막 게임에서 진다면 진 것이다. 반복적 게임들의 특징은 학습을 통해 참여자들 전체가 최적화 되는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결국 진성리더와 유사리더가 현실에서 하고 있는 게임은 이런 진화적 게임이다. 시간의 빠름과 늦음의 차이는 있어도 세상은 진실하고 선한 목적을 향해 진화하는 게임을 하고 있다. 초연결사회는 누가 자기정치를 하고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지를 정보를 공유해 진화적 게임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게임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게임의 시점에 조직에서 유사리더십을 발휘해서 인사상의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은 조직의 자원들이 이 사람을 중심으로 부분최적화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사리더가 많아서 조직의 모든 자원들이 조직의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을 중심으로 부분최적화되고 있다면 조직자체가 경쟁력을 유지해 살아남을 수 있는 개연성은 점점 떨어진다. 결국 조직은 어느 순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유사리더를 떨쳐내야 한다. 어떤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던 유사리더들이 마지막 순간에 한방에 훅가는 이유는 조직이 생존을 위해 이들을 필연저긍로 떨쳐내기 때문이다. 유사리더의 운명은 시기상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필연적으로 조직의 생존을 위해 조직으로부터 폐기처분을 당하게 되어 있다.

한 게임만을 떼어놓고 보면 유사리더가 진성리더를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화하는 장기적 게임에서는 진성리더를 이길 수는 없다. 내 경험으로 봐도 진성리더십을 행사하다가 어떤 조직으로 부터 불이익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이 조직이 아니라도 다른 조직에서 이 불이익을 충분히 넘어설 정도의 더 큰 기회를 할당받았다. 유사리더들이 장악하고 있는 조직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은 진성리더들에게는 결국 명예로 돌아왔다.

도반들의 토론을 통해 진성리더십를 염두에 두고 이런 진화적 게임을 할 경우라도 진성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은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진성리더들은 자신 조직이 산성화 되어 있는 수준을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진성리더십을 조직에 전파하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완전히 유사리더로 장악되어 있는 조직에 자신 혼자만 진성리더십을 외친다는 것은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무모한 행위이다. 특히 진성리더십과 유사리더십 간 이념싸움에 몰입할 경우 이들을 이길 수는 없다. 이들과 십자군전쟁을 하기보다는 비밀결사대라도 구성해 비밀리에 조용조용하게 진성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연합해 자신의 범위에서 조용조용히 진성리더십을 실시해 성과를 창출하고 이 성과의 비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자문을 구할 경우 진성리더십의 정당성을 끼워넣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산성화된 조직이라 하더라도 조직에 더 나은 성과로 기여하는 것을 내칠 강심장의 조직은 없다. 조직은 합리성을 추구해야 하고 성과는 이 합리성의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산성화 되어 있을수록 진성리더들은 유사리더들과의 말싸움을 피하고 자신이 진성리더십을 조용히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공간에서 조용히 진성리더십을 실천하고 여기에서 거두어들인 성과를 통해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