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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도 멀리 뛰기 할 수 있는 사람
온전한 행복

사막은 매일 햇빛만 비치는 곳이다. 습기가 존재하지 않고 남은 습기조차 햇빛에 날아가는 동안 토양이 품은 영양가들은 유실되고 수증기가 증발하는 과정에서 토양은 미세한 모래로 잘게 쪼개진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365일 행복하게 태양만 밝게 비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삶은 점점 사막화 과정을 거쳐 무미건조해지고 삭막해질 것이다. 

바레뜨의 희극 <오! 오늘도 행복했어요>를 보면 주인공은 스스로 사막화를 자초해 모래 구덩이에 빠져 목까지 모래가 차오르름에도 오늘도 행복했어요를 외치고 죽어간다. 이 죽음은 행복전도사로 알려졌던 최윤희 부부의 충격적 자살을 상기시킨다.

인간을 사막화 시키는 주범은 햇빛에 비유되는 권력, 돈, 명예다. 이들만 추구하는 삶을 일정기간 동안 살다보면 자신의 삶이 철저하게 사막화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들은 사막화의 해결책을 더 강한 사막화에서 찾는다. 더 많은 명예, 돈, 권력을 위해 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이 마신 명예, 돈, 권력은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마신 탄산음료가 된다. 일시적 청량감과 상쾌함을 가져다 주지만 이 청량감과 상쾌함의 댓가로 더 큰 갈증을 부과한다.

사막화를 막는 유일한 길은 돈, 권력, 명예가 가져다준 절름발이 행복을 벗어나 온전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온전함이란 내 삶에 아픔이 담겨있으면 그것조차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치유하는 삶이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 시간과 열정을 쏟는 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눈물에도 시간을 내주는 삶이 온전한 삶이다. 인간에게 진정한 성숙은 자신의 아픔과 고통의 원천을 이해하고 이것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데 있다. 

열정을 의미하는 Passion의 어원적 의미는 고통이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성장의 고통을 직면하고 산다. 자신과 이들의 성장을 위해 내면으로 들어가 고통을 찾아내고 이것을 해결할 수 있을 때 인간은 가장 열정적이 된다. 밖으로도 내달릴 수 있지만 내면으로 멀리 뛰기할 수 있는 온전한 근육을 가진 사람들만이 열정의 발전소를 가진다. 

사막을 횡단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만큼 온전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으로 멀리 뛰기 할 수 있는 근육이 필요하다. 

자신의 내면으로 멀리 뛸 수 있는 근육은 아무리 권력, 명예, 돈을 얻기 위해 바쁜 와중에서 자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내는 근육이다. 사막 여행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근육이다.  변화에 맞춰 사는 외면화되고 몰 개성화된 세상에서 자신의 나침판을 찾아낼 수 있는 근육이다. 이 안으로 멀리 뛸 수 있는 근육이 내면에서 찾아내는 것이 자신에게 온전한 청량감과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오아시스나 우물이다. 이 오아시스와 우물은 권력, 부, 명예가 가져다준 가짜 오아시스에서 만들어낸 탄산수와는 달리 자신의 정체성에 생명수로 갈증을 해갈해준다.

긍정심리학이나 강점경영에 대한 맹목적 추종은 지금 자신이 가진 강점과 햇빛만을 강조해 인간을 사막화시킨다. 햇빛에 해당하는 결과중심적 사고가 황금만능주의와 성과만능주의의 원인이다. 이들은 인간에게 돈, 권력, 명예에 대한 탄산수를 갈증을 해갈할 수 있는 것처럼 제공해 인간을 패배시킨다. 안으로 멀리 뛰기 해서 찾아낸 인간의 고통과 눈물의 원천을 무시한 강점과 긍정은 인간의 삶을 급속하게 사막화시킬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강점을 앞세울 필요는 있지만 이것이 인간의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성숙은 안으로 멀리 뛰기해서 찾아낸 인간의 고통과 눈물의 원천을 이해해서 이것을 해결해줄 때만 저절로 찾아온다.

로마 16대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제국의 로마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면서도 로마를 위해 가장 위대한 치적을 남긴 황제다. 아우렐리우스의 힘은 내면으로 멀리 뛰기 할 수 있는 온전한 근육이었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가 오랜 전쟁을 치루는 고통 속에서도 안으로 넓이 뛰기를 통해 12편의 명상록을 저술했다. 명상록은 스토아 학파의 기반을 만들었다.

왜 열정이 거세된 황금만능주의가 장악했을까? 인간의 고통의 원천을 무시하고 진정으로 성장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 눈부신 햇빛만 요구했기 때문이다. 행복만을 파랑새처럼 쫒아다녔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