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21년 11월 24, 수요일) <짜라투스라와 춤추기> 특강에서는 진성TV의 총괄PD인 이군상 도반의 <귀족인간과 통증 클리닉>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짜라투스라와 춤추기(교장 배정미)는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의 대표모듈인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졸업도반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발전시킨 전문영역의 내러티브를 들려주는 모듈이다. 춤추는 짜라투스라에서는 참여도반들이 이 발표를 듣고 자신이 하고 있는 전문영역과의 연결의 가능성을 타진해가며 협업의 운동장을 만들어간다.

이군상 도반이 주제로 설정한 "귀족인간"은 진성리더로서 자신이 작가가되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영지를 확보하고 이 영지에서 남들과 같이 더 큰 목적을 위해 협업해가는 인간을 상징한다. 이런 목적을 위한 굴직굴직한 행보가 소생 혹은 부활에 대한 체험이다.

이군상 도반은 이런 진성도반들이 귀족인간으로 성숙해가기 위한 원동력을 통증에서 찾고 있다. 어떻게 통증이 귀족인간을 성숙시키는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

통증의 어원은 놀랍게도 Passion(열정)이다. Passion의 의미는 통증을 해결할 때 체험하는 희열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Passion을 해석할 때 원인에 해당하는 통증은 지워버리고 결과인 희열만 부각시킨다. Passion이 유사 Passion으로 전락해 더이상 제대로된 에너지원으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다. 삶에서 고통의 근원적 해결을 통해 체험하는 희열이 아닌 희열을 체험할 수 있는 상황은 마약중독 뿐이다. 사람들은 고통없는 희열을 체험하기 위해 인터넷, 유튜브, 먹방, 술, 성,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이를 통해 산출하는 효과는 다 유사마약 중독이다. 건강한 삶의 에너지인 희열을 산출하지 못하고 서서히 죽음의 수렁으로 침몰한다.

인간의 모든 혁신과 변화는 다 근원적 고통의 문제를 성장통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것이다.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사람들은 어느 시점이 되면 따라잡기를 포기하고 자신만의 알에 갇혀지낸다. 알에 갇혀 극심한 성장통을 경험하며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자신을 직면하고도 사람들이 내리는 처방은 더 고식적이다. 고통을 직면해서 행동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알을 더 두껍게 만들어 자신을 더 고통스럽게 질식시킨다.

긍휼(com-passion)은 쓰러져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자신을 불쌍히 여기고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체의 행동을 의미한다. 긍휼이란 통증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아픔에 대한 인지와 공감을 넘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직접 행동으로 나설 때의 감정이다. 쓰러져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는 자신을 외면한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 인간말종이다. 이런 인간말종이 비슷한 이유로 고통스럽게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손을 내민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진정한 긍휼을 가진 사람들이만이 자신과 타자를 일으켜 세우는 방식을 찾아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혁신과 창의의 기반이 만들었다.

제대로된 디자이너들은 고객의 아픔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세상을 변혁시킨 제품과 서비스를 산출한 디자이더들은 공감을 넘어 긍휼의 행동으로 자신과 고객을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쓰러진 아픔을 혁신적으로 일으켜 세운 사람들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이들의 통증에 대한 처방이 무엇보다 시급하면 누구나 혁신을 일으킨다. 솔로몬이 지혜의 대왕으로 명성을 얻은 것도 결국 자신과 남의 아픔에 대한 긍휼감 때문이었다.

디자이너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업들이 혁신을 잃어버린 이유는 고객만족이라는 세련된 말로 고객의 가슴에 박힌 가시 때문에 생긴 통증을 외면하고 가시를 빼는 일보다는 통증에 반창고를 팔든 진통제를 팔아왔기 때문이다.

이군상 도반이 제안한 <인공지능에 의한 통증원격 관제소>가 이런 사회적 혁신의 실험장으로 구현되어 우리가 귀족인간으로 삶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