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이란 마음이 나의 통제를 벗어나 가출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내것이라고 믿었던 마음의 일부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조바심이다. 내 마음들이 다 달아나 버려 마음의 집이 텅빈 상태가 조바심을 부른다.

어떤 상황에서 나의 마음은 나를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달아나 나를 조바심의 심연으로 떨어트릴까? 마음은 선천적으로 가출을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인가?

가장 조바심이 날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많은 상황이 있겠지만 축구경기에서 우리편 선수가 프리킥을 하는 순간을 상상해볼 수 있다. 조바심이란 골을 못넣어서 지는 결과를 초래할 때 생기는 부정적 경험을 미리 당겨 상상적으로 체험할 때 생기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떨어지는 상황을 상상적으로 체험한다면 조바심이 생긴다. 이처럼 조바심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원인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결과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 생긴다. 이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마음이 빼앗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것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에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더욱 달아나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범위 밖으로 달아나게 한다. 조바심은 영원히 자신만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연인이 달아나는 순간 느끼게 될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기도는 나의 마음의 일부를 의식적으로 어떤 대상에게 보내는 의식이다. 기도는 마음의 투기행위다. 대부분의 기도가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는 투기된 마음이 오히려 대상에 갇혀서 빠져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투기된 마음이 결과에 집중하는 동안 마음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자신과의 내러티브가 담겨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과의 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한 마음에 좋은 결과만을 기대하고 빈채로 마음을 상대에게 보냈는데 마음이 나를 배신하고 상대와 사랑에 빠져 바람이 난 것이다. 마음의 내러티브가 끊어져 텅비어 있을 때 사람들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대박을 생각하며 기도한다.

좋은 기도로 유명한 사람들은 인디언들이다. 인디언의 기도가 좋은 결과만 바라고 기도하는 기복신앙의 기도와 무엇이 다를까? 인디언 기도는 기도제목으로 정한 일이 성사될 때까지 기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가 안 내려 기우제를 지낼 때도 비가내릴 때까지 기도를 한다. 겉으로 보면 인디언 기도는 결과만을 보고 기도하는 기복신앙의 극치로 보인다. 하지만 인디언 기도는 사실 비가 오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모든 것의 원인인 자신과의 내러티브를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내러티브 복원을 통해 자신의 손상된 스토리를 소생시키면 흩어졌던 마음들이 돌아와 한 방향으로 정열된다. 내러티브는 레이저 빔을 만든다. 레이저 빔으로 자신이 치유되면 치유된 자신에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는다. 기도의 목적이 기복이 아니라 자신의 손상된 스토리를 복원하여 자신을 치유하고 소생시키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손상된 자신이 치유되면 도망갔던 마음들도 돌아오고 세상의 다른 마음들이 자신을 향해 돌아와 준다고 믿는다.

어느 순간부터 삶의 내러티브가 끊겨 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토리가 생기지 않는 것은 마음이 가출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마음이 돌아오지 않아서 기다림과 조바심에 지치면 삶은 진부해진다. 새로운 이야기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은 삶이 진부해지는 것을 넘어 이미 죽어서 누워있는 것이다.

조바심이란 자신과 자신에 대한 내러티브가 생성되지 않는 상태에서 결과에 대한 욕심 때문에 내 마음을 상대에게 구걸 보낸 것과 같다. 마음챙김이란 자신과의 내러티브를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마음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결국 과거 현재 미래가 목적을 향해 정렬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내러티브를 완성한 사람들이 마음챙김의 도사들이다. 조바심은 생계를 핑게로 과거, 현재, 미래가 분절되어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주로 공격한다.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다리를 연결해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완성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바심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이미 탄탄한 내러티브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심부름 보낸다고 이 심부름 보낸 마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이 뺏겨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바심은 자신과의 내러티브가 없어서 자신의 스토리도 없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기 의한 욕심으로 마음을 투기했을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조바심은 조라는 곡식을 채로 수확하는 것이 어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는 일반 곡식과 달리 작고 생김이 괴팍해서 진짜 조를 남기고 쭉정이를 날려버리기가 힘들다. 조처럼 통제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마음이다. 마음은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틈만나면 달아난다. 틈만나면 달아나는 괴팍하기 짝이없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복원시켜 내러티브를 통해 달래는 것이 마음챙김의 관건이다. 조바심은 지금까지는 승승장구하는 삶을 누려왔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단골손님이다. 마음이 달아나 돌아오지 않는 것은 어느 순간 자신과의 대화가 끊어졌고 내 삶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매력이 없는 자신을 피해 마음들이 다 매력적인 대상들을 찾아 달아난 것이다.

자신과의 대화가 끊어지고 스토리가 생성되지 않아 정체성을 잃었다는 것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는 잘 알고 있지만 자신이 도달해야 할 미래의 목적지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목적을 잃은 순간 자신이 챙겨야 할 마음이 이미 도망쳐 어딘지도 모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헤메고 있는 것이다. 내러티브를 복원해 마음이 마음을 잡고 살 수 있는 정체성의 집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마음을 잡아놓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담긴 정체성의 집에서 자신이 마음놓고 주인공으로 살 수 있을 때 마음은 가출하는 것을 멈출 것이다.

자신과의 내러티브가 끊겨 마음이 정붙이고 살 수 있는 자신만의 정체성의 집을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결국 마음의 가출을 부축였던 것이다. 자신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빛을 내는 사람이 조바심에 빠질 이유가 없다.